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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속 인명 구한 불법 체류 외국인 근로자에게 ‘LG 의인상’

중앙일보 2020.04.22 13:52
LG의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카자흐스탄인 알리씨. [사진 LG]

LG의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카자흐스탄인 알리씨. [사진 LG]

 
LG복지재단은 원룸주택 화재사고 현장에서 사람을 구한 카자흐스탄인 율다쉐브 알리 압바르(28, 이하 알리)씨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한다고 22일 밝혔다.
 

불법체류 신분 무릅쓰고 인명 구해 

알리씨는 지난달 23일 자정쯤 강원도 양양군에 있는 자신의 숙소로 귀가하던 중, 숙소인 원룸 건물 2층에서 불이 난 것을 발견하고 곧바로 뛰어들었다.
 
㈜LG에 따르면 그는 화재 사실을 알리기 위해 서툰 한국어로 "불이야"라고 외쳤다. 인기척이 없자 알리씨는 건물 밖 외벽에 설치된 가스배관과 TV 유선 줄을 잡고 2층 창문을 통해 실내로 진입했다. 이후 알리씨는 출동한 소방대원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다시 밖으로 빠져나왔고, 이 과정에서 목과 손에 2~3도의 중증 화상을 입었다. 알리씨의 빠른 대처 덕분에 원룸에 있던 주민 약 10명이 무사히 대피하게 됐다. 
 
그는 카자흐스탄에 있는 부모, 아내, 두 아이를 부양하기 위해 3년 전 관광비자로 한국에 와서 공사장 일용직으로 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자신의 불법체류 사실이 알려지는 것보다 사람을 살리기로 마음먹은 알리씨의 의로운 행동으로 더 큰 인명피해를 막았다"고 시상 이유를 밝혔다. 알리씨는 2017년에 의인상을 받은 스리랑카 국적 의인 니말씨에 이어 두 번째 외국인 수상자가 됐다.
 
LG 의인상은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하라"는 고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2015년에 제정됐다. 구광모 대표가 취임한 2018년 이후, 수상 범위를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될 수 있는 선행과 봉사를 한 시민들까지 확대했다. 알리 씨를 포함해 수상자는 모두 121명이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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