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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비대위' 결정 직전, 김종인 조건 "내게 전권 달라"

중앙일보 2020.04.22 12:39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총선결과 관련 특별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총선결과 관련 특별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종인 미래통합당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임기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당헌·당규에 구애받지 않는 ‘전권’이 주어지면 비대위원장직을 맡을 수 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당대회를 7월, 8월에 하겠다는 전제가 붙으면 나한테 와서 (비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얘기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전당대회를 언제 한다는 것을 못 박지 말고 비대위를 출범해야 하느냐’, ‘비대위원장에게 전권이 주어져야 하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 당을 추스를 수 있는 기간은 일을 해봐야 안다”며 “전권이라는 것도 비대위원장이 되면 현행 당 대표의 권한을 갖는 것이다. 비대위 과정에서 웬만한 잡음은 제어할 수 있으니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김 전 위원장은 “비상대책이라는 것은 당헌·당규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며 “국가가 비상 상태를 맞아 비상계엄령을 선포하면 헌법도 중지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김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대선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게 되는 올해 말까지는 당을 운영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전 위원장은 “결국은 대선이 확실하게 보일 수 있도록 (비대위에서) 일을 해주고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대선을 제대로 치를 수 있는 준비까지는 해줘야 한다”며 “대통령 임기가 2년밖에 안 남았고, 내년 3∼4월 이후부터는 대선 후보 선정 등이 시작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통합당 당헌에는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하는 사람이 선거일 1년 6개월 전 모든 선출직 당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김 전 위원장은 ‘공천잡음’을 통합당의 총선 참패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잡음이 있었던 공천이 선거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공천잡음이 있었던 이후에 이제 마지막 2주에 내가 참여를 하게 됐는데 참 납득하지 못하는 일이 많이 발생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또 “선거전에 들어가서는 황교안 전 대표의 n번방 발언과 김대호·차명진 후보의 막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처리를 미루면서 유권자들에게 실망을 줄 수밖에 없었다”고 진단했다.
 

“독자 위성정당 가능…빨리 합쳐도 효과 없어”

 
미래한국당과의 합당에 대해서는 “합칠 수도 있고, 합치지 않고 갈 수도 있지만 명목상 (미래한국당이) 정당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며 “제가 보기엔 빨리 합친다고 특별한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무소속 당선인들의 복당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 서두를 문제는 아니다”라며 “무소속 당선자들은 다들 다선 의원들이니 빨리 (당에) 들어와 나름대로 위치 설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본인들 생각이고 실질적으로 당 사정은 검토해봐야 한다”고 했다.
 
당 쇄신 과정에서 ‘80년대·30대·00학번’ 세대를 지칭하는 이른바 ‘830세대’ 역할론에 대해서는 “젊은 세대가 주도하는 정당이 나왔으면 해서 선거 시작 전 여러 접촉을 해봤는데,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가능하지 않은 것 같다”며 “3040 세대가 나름의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고 노력해야 한다. 막연히 이 세대를 인위적으로 전면에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통합당, 구원투수로 ‘다시 김종인’ 등판 요구

미래통합당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왼쪽둘째)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체제' 전수조사 결과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오종택 기자

미래통합당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왼쪽둘째)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체제' 전수조사 결과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오종택 기자

 
미래통합당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고, 비대위원장에 김종인 전 통합당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을 영입하기로 했다.
 
통합당은 현역 의원과 21대 총선 당선인 142명 중 140명을 상대로 전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의견이 수렴됐다고 심재철 원내대표(당 대표 권한대행)가 밝혔다. 심 권한대행은 “김종인 비대위 의견이 다수였고, 그래서 김종인 비대위로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공개 최고위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최고위에선 비대위원장의 임기나 권한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할지 묻는 질문에 심 권한대행은 “(김 전 위원장을) 조만간 만나 뵐 것”이라며 “아마 수락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하면 통합당은 전국위원회를 열어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확정하고, 권한대행 체제의 현 지도부는 사퇴한다. 차기 원내대표는 여야의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 시한을 고려해 다음달 초순께 선출될 예정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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