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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앞두고···술집 취객이 휘두른 술병에 실명한 신참 순경

중앙일보 2020.04.22 12:08
연합뉴스, 뉴스1

연합뉴스, 뉴스1

경남 삼천포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새내기 순경이 주취자가 휘두른 술병에 맞아 실명하는 일이 벌어졌다. 해당 순경은 상해 정도가 심각해 인공 안구 수술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일 경남 삼천포지구대 소속 이모(27) 순경은 술집에서 손님이 난동을 부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에 함께 출동한 선배 경찰이 주취자 A 씨를 제압했으나 A 씨는 술병을 들어 옆에 서 있던 이 순경을 가격했다.

 
이 순경의 한 동료는 "A씨가 제압당한 상태에서 그런 행동을 할 거라고는 누구도 상상 못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순경은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오른쪽 시력을 잃었다. 사고 당시 수정체, 시신경, 각막 등이 파열돼 병원 측에서 수습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이영미 삼천포지구대장은 이번 사건을 두고 "공권력을 존중을 해줬으면 한다"며 "공권력을 귀하게 여기는 인식이 있어야 국민도 보호를 받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순경은 23일 서울 내 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이어갈 예정이다. 실명이 된 오른쪽 안구를 적출하는 수술도 거론됐지만 안구 보존이 가능하다는 의사의 판단 하에 인공 안구 삽입수술은 피했다.
 

10월 결혼 앞둔 새내기 순경

이 순경은 아직 시보 중인 새내기 경찰이다.
 
강대일 삼천포지구대 팀장은 "착하고 항상 어떤 경우에서도 웃고 선배, 동료들에게 잘해 다들 너무 좋아하던 친구인데 이런 사고 나니까 더 안타까움이 크다"고 말했다.

 
또 이 순경은 10월 결혼 날짜를 잡아놓은 예비 신랑이기도 하다. 그동안 만나오던 여자친구와 결혼 준비와 혼인신고까지 마친 상태다.
 

십시일반 모금 이어져

강대일 삼천포지구대 팀장이 경찰 내부망에 올린 글의 일부. [사진 삼천포지구대]

강대일 삼천포지구대 팀장이 경찰 내부망에 올린 글의 일부. [사진 삼천포지구대]

이 사연은 강 팀장이 경찰 내부망에 올리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글을 통해 이 순경을 위로하기 위한 '자발적 모금'도 이어졌으며, 응원 댓글도 900개가 넘게 달렸다.

 
강 팀장은 "이런 사건은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항상 불행한 사고가 주변에 도사리는 현장 직원들의 아픔에 관심 가져야 한다는 생각에 글을 올렸다"며 "경찰청 지휘부도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현장 직원을 위해 더 많이 깊이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사천경찰서에서는 자체적으로 이 순경에게 500만원을 전달했으며, 현재 경남지방경찰청 차원에서 위로금을 지원하기 위해 논의를 거치고 있다. 또 강황수 경찰청 생안국장, 진 정무 경남지방청장 등은 병원을 직접 방문해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A씨는 현재 공무집행방해로 진주경찰서에 구속된 상태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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