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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성폭행 그 영상만 사라졌다, 경찰 삭제 의심"···감찰 착수

중앙일보 2020.04.22 10:58
같은 학교에 다니던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B군 등 2명이 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학교에 다니던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B군 등 2명이 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중학생 집단 성폭행 사건 관련해 경찰이 범행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고의로 삭제한 것 아니냐는 피해자 측의 진정이 제기됐다. 이 사건에 대해 자체 감찰조사에 착수한 인천지방경찰청 감찰계는 내부 조율을 거쳐 사실관계를 추가로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피해 중학생의 오빠인 A씨는 “‘가해자 측이 담당 수사관과 내통해 유일한 사건 현장 영상 자료인 CCTV 영상 일부를 삭제했다고 의심된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인천청에 접수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영상에는 B군(15) 등 중학생 2명이 지난해 12월 23일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피해자를 아파트로 끌고 가는 장면 등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발생 당시 경찰은 범행 모습이 담긴 아파트 CCTV 영상 일부를 제대로 확보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경찰은 아파트 관리사무실을 찾아 이 영상을 열람했으나 촬영해두지 않았다. 범행 3일 뒤인 26일 아파트 관리사무실을 다시 찾아 해당 CCTV 영상을 열람하고 촬영했으나 영상 보존 기간이 지난 상태였다.
 
A씨는 이에 대해 “검찰에서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피의자들의 특수강간(집단성폭행) 범행 시점 직전부터 직후까지의 영상자료만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담당 수사관이 영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올해 1월 5일 아파트 관리사무실에 연락했다고 주장했으나 관리사무실은 해당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며 뒤늦게 다시 촬영하려고 했다는 경찰 측 해명을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관이 CCTV 영상을 확보할 당시 촬영한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B군 등은 지난해 12월 23일 오전 1시쯤 인천시 한 아파트 헬스장에서 같은 중학교에 다니던 C양에게 술을 먹인 뒤 옥상 인근 계단으로 끌고 가 성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에 관련 부실수사 의혹이 제기되자 인천청 감찰계는 연수경찰서 여성청소년 수사팀 전·현직 팀장과 담당 수사관 등 3명에 대해 감찰조사에 착수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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