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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 쓰고 "막걸리 한잔"···'코로나 블루' 노래로 날리는 시민들

중앙일보 2020.04.22 06:00
김명지씨는 자신의 관심사인 트로트로 김포시민 유튜브 안방 복면가요제에 도전했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김명지씨는 자신의 관심사인 트로트로 김포시민 유튜브 안방 복면가요제에 도전했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21일 오전 온라인에서 복면을 쓴 한 여성이 가수 영탁의 노래 ‘막걸리 한잔’을 부르는 영상이 관심을 끌었다. 영상의 주인공은 경기도 김포시에 사는 회사원 김명지(23·여)씨다. 이번 달 초 김씨는 길을 걷던 중 “김포시민 유튜브 안방 복면가요제(복면가요제)”라고 적힌 현수막을 발견했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겨운 이들을 위한 가요제라는 사실을 알게 된 김씨는 자신의 관심사인 트로트로 복면가요제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가 트로트를 많이 듣고 부르셔서 관심을 키웠다”며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데 잘할 수 있는 트로트로 희망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이 다음 달 5일까지 연장된 가운데 코로나 블루(Corona+Blue)를 달래기 위한 복면가요제가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일상에서 외로움과 우울·불안을 느끼는 현상을 뜻한다.
 

복면 쓰고 열창하는 모습 담아 올린다

자신을 고음불가 김꾀꼴이라고 소개한 복면가요제 참가자는 스케치북에 코로나19로 힘든 시민에 힘을 북돋는 문구를 적어 선보였다. 사진 유튜브 캡처

자신을 고음불가 김꾀꼴이라고 소개한 복면가요제 참가자는 스케치북에 코로나19로 힘든 시민에 힘을 북돋는 문구를 적어 선보였다. 사진 유튜브 캡처

 
복면가요제가 시작된 배경은 이렇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지난달부터 김포문화재단도 폐쇄에 들어갔다. 재단 측은 공연장을 찾지 못하는 시민을 위한 비대면 문화 행사를 마련하기 위해 회의에 들어갔다. 논의 끝에 안방 복면 가요제를 해보자는 의견이 나왔고 추진하게 됐다. 이 가요제는 주민등록상 김포시에 사는 시민 중 음악 저작권협회에 등록되지 않은 아마추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자신만의 복면을 구해야 한다. 기성품도 가능하지만, 창의력 부문에서 감점요인이다. 창작곡, 가요, 외국 음악 등 선곡에 제한은 없다. 다만 1인(팀)당 1곡만 골라야 한다. 선정한 곡을 열창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은 뒤 유튜브에 올린 뒤 링크와 함께 신청서를 내는 방식이다. 재단 측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집 안에서 영상을 촬영할 것을 권고했다.
 

코로나19로 힘든 이들 위한 메시지 담기도

'코로나 아웃' 이라고 적힌 가면을 쓴 참가자는 노래를 마치고 '사회적 거리두기 힘들더라도 함께해요'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코로나 아웃' 이라고 적힌 가면을 쓴 참가자는 노래를 마치고 '사회적 거리두기 힘들더라도 함께해요'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김포문화재단에 따르면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신청자가 늘어나고 있다. 영화 캐릭터를 본뜬 복면을 쓴 도전자를 비롯해 다양한 참가자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자신을 고음불가 김꾀꼴이라고 소개한 한 참가자는 노래를 마친 뒤 스케치북을 한장 한장 넘기며 “비록 힘든 시간이지만 함께 이겨나가요. 코리아는 코로나를 이길 수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함께 지켜요”라고 적힌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김포문화재단은 이번 달 말까지 복면가요제 신청자를 받는다. 30일까지 접수된 영상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해 우승자를 선정한다. 창의력(150점), 예술성(100점), 가창력(100점), 인기도(150점) 등 총 50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겨서 평가한다. 3등까지 선정되는 수상자에게는 공연 참여 기회도 주어진다. 이민수 김포문화재단 아트빌리지 팀장은 “다른 지자체에서 가요제 관련해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며 “꼭 가요제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방안으로 코로나19에 지친 시민의 심리적 방역을 이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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