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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52억 푼 돌봄포인트, 스타벅스 매장선 써도 ‘돌봄쌤’ 앱에선 못쓴다

중앙일보 2020.04.22 00:02 경제 4면 지면보기
보건복지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으로 전국 246만 아동에 1인당 40만원씩 돌봄포인트를 지급했지만, 영유아 부모와 보육 도우미를 연결하는 ‘째깍악어’와 ‘맘시터’ 같은 스타트업의 아이돌봄 서비스에선 쓸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부모 많이 찾는 온라인 돌봄서비스는 결제 막혀

총 9452억원의 국비가 ‘아이돌봄과 경제 활성화’ 목적으로 풀렸지만 정작 돌봄 스타트업은 소외된 것이다. 반면 스타벅스·다이소 같은 대형 가맹점에서는 쓸 수 있다.
 
돌봄포인트

돌봄포인트

이는 복지부가 돌봄포인트를 이용할 수 없는 업종(대형마트·백화점·유흥업·금은방·면세점 등)을 지정하면서 ‘온라인 전자상거래(PG업종)’를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실장은 “모바일 앱·웹 기반으로 사업하는 스타트업들이 원천 배제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영유아 부모들이 분유·기저귀 같은 육아 용품을 주로 구입하는 쿠팡도 온라인상거래업체라는 이유로 결제처에서 배제됐다.
 
초·중·고 개학이 두 달가량 지연되면서 맞벌이 가정은 돌봄 공백에 시달려왔다. 째깍악어와 맘편한세상(맘시터 운영사), 자란다 등 돌봄 스타트업들은 부모가 모바일앱에서 편리하게 보육 도우미 정보를 확인하고 결제할 수 있어 호평을 받았다. 째깍악어의 경우 이달 들어 초등학생 학부모의 돌봄 신청이 전월 대비 500% 증가했다. 맘시터도 초등 학부모와 돌봄쿠폰 발급 대상인 만 7세 미만 부모 이용이 전월 대비 2배 증가했다. 해외에서도 코로나19로 어반시터, 트러스티드, 밤비노 같은 돌봄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고 성장하는 중이다.
 
아이돌봄포인트, 이게 되는데 저게 안 돼?.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아이돌봄포인트, 이게 되는데 저게 안 돼?.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이뿐만이 아니다. 째깍악어는 서울 송파구에 실내 배움 놀이터 ‘째깍섬’을 운영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인데도 돌봄포인트 결제는 ‘불가’였다. 이번엔 매장 위치가 문제였다. 롯데월드몰 안에 있는 매장이라 ‘백화점 및 대형쇼핑몰 입점사’로 분류된 것이다. 박현호 째깍악어 이사는 “돌봄을 위한 포인트라는 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커피숍·미장원·편의점같이 아이돌봄과 무관한 곳에서도 돌봄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다. 복지부는 “아동 돌봄뿐만 아니라 자영업자를 돕자는 목적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동네 자영업’으로 선뜻 분류하기 어려운 대형 커피 브랜드 매장(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 등)과 외국계 식품 프랜차이즈(맥도날드·버거킹 등), 대기업 계열 화장품 매장(올리브영)에서도 포인트를 쓸 수 있다. 안 되는 지역도 있다. 가맹점 매출이 본사로 소속되는 매장은 ‘지역 상권’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지예 맘편한세상 대표는 “온라인으로 돌봄서비스 기반이 대거 이동한 현 상황에서, 아이돌봄 포인트 사용처가 오프라인으로 제한돼 안타깝다”고 했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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