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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 최악 지났나, 관객도 개봉작도 조심조심 컴백

중앙일보 2020.04.21 00:03 경제 6면 지면보기
코로나19 확산 속에 20일 '언택트 시네마'를 도입한 CGV여의도 지점에서 '체크봇'을 통해 극장 정보를 확인하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CGV]

코로나19 확산 속에 20일 '언택트 시네마'를 도입한 CGV여의도 지점에서 '체크봇'을 통해 극장 정보를 확인하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CGV]

극장가에 늦봄이 오는 걸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 속에 잔뜩 움츠렸던 영화관들이 지난 주말부터 기지개를 켜고 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고 20일부터 ‘완화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는 데 맞춰 그간 끊기다시피 한 신작 공급도 조금씩 시작되는 분위기다.
 

지난 주말 3일간 11만 명 극장 찾아
끊겼던 신작 늘고 ‘어벤져스’ 출격
로봇 도입 등 ‘언택트’ 새 트렌드로

20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토·일 전국 극장 관객 수는 각각 4만5457명과 4만6887명으로 한때 3만 명대까지 떨어졌던 ‘바닥’에서 반등했다. 17~19일(금~일) 관객 수도 11만6716명을 기록, 그 전주 10만 명도 못 미치며(10~12일 9만8703명)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던 데서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15일 4만5868명이 극장을 찾으며 주간 관객 수도 21만4648명을 기록했다. 그 전주의 16만7005명에서 5만명 는 것으로 3월 30일~4월 5일(22만7390명) 이후 다시 주간 20만 명대를 회복했다.
  
어벤져스 시리즈에 ‘기생충’ 흑백판도 개봉
 
29일부터 상영되는 영화 ‘기생충’ 흑백판의 한 장면. [사진 CJ엔터테인먼트]

29일부터 상영되는 영화 ‘기생충’ 흑백판의 한 장면.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이런 분위기에 맞물려 이번 주엔 ‘이누야시키: 히어로 vs 빌런’(22일), ‘애프터 웨딩 인 뉴욕’(23일) 등 신작들도 선보인다. ‘이누야시키’는 ‘아이 앰 어 히어로’의 사토 신스케 감독과 ‘간츠’의 오쿠 히로야 작가의 만남으로 주목받는 일본 SF 액션물이다.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 미셸 윌리엄스와 줄리안 무어가 만난 ‘애프터 웨딩 인 뉴욕’은 ‘낯선 초대와 운명적 인연’이라는 키워드가 관심을 끈다.
 
마블 ‘어벤져스’ 시리즈는 극장가의 구원투수다. 23일 재개봉하는 ‘어벤져스’(2012)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은 이미 영진위 전산망 예매율 1, 2위를 다툰다. (20일 오후 3시 기준). 29일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와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이 재개봉하고, 같은 날 ‘기생충’ 흑백판이 관객을 만난다.
 
그간 극장가는 코로나19 여파로 신작 공급이 끊기다시피 했다. 3월 전체 흥행 1위를 저예산 스릴러 ‘인비저블맨’(43만 명)이 차지한 정도다. 지난 2월 26일 개봉한 ‘인비저블맨’은 경쟁작 없이 54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영진위가 20일 발표한 3월 한국영화산업 결산에도 ‘개봉작 가뭄’은 드러난다. 지난 1월 한국영화 실질 개봉 편수는 14편, 2월 10편, 3월 7편이었다. 외국영화 실질 개봉작도 지난 1월 36편에서 2월과 3월에 각각 25편과 23편으로 줄었다.
  
3월 관객 수 183만 명으로 역대 최저
 
이런 분위기 속에 메가박스는 전체 102개 점 중 24개 점(23.5%)이, CGV는 전체 169개 극장 중 52개 점(30%)이 영업중단 상태다. 롯데시네마는 총 130개 지점 중 대구지역 9개(직영 제휴 포함)가 휴점 중이다. 문을 연 극장들도 상당수가 조조·심야 회차를 없앴다.
 
결과적으로 3월 전체 관객 수는 183만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84만 명(87.5%) 감소했다. 집계 시작(2004년) 이후 3월 관객 수는 물론, 전체 월별 관객 수로도 가장 적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14억원(88.0%) 준 152억원에 그쳤다.
 
CGV 관계자는 “통상 7회차인 상영 회차를 대부분 극장이 3회차로 축소 운영한다”면서 “정상 영업 여부는 코로나19  안정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가박스 측도 “직영 44개 점 중 10개 점이 휴점 중으로 5월엔 이들부터 정상 영업을 검토 중인데 확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극장업계는 행여 코로나19 재확산의 진앙이란 오명을 쓰지 않으려 방역 등에 만전을 기하는 분위기다. ‘객석 일부 판매 예매 시스템’을 도입, 좌석 띄어 앉기를 시행하며 코로나19 시대의 ‘뉴 노멀’(새로운 정상기준)에 부응하는 노력을 해왔다. 일부 극장은 3만원을 내면 사람 없는 시간대에 1개관 전체를 대관할 수 있는 행사까지 벌였다.
  
영화관 티켓 확인 자율주행 로봇도 등장
 
코로나19를 계기로 로봇 등을 활용한 ‘언택트시네마’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있다. 언택트시네마란 여러 첨단 기술과 비대면(untact) 서비스가 주가 되는 신개념 극장이다. CGV여의도는 20일 ‘픽업박스’ ‘팝콘 팩토리 셀프바’ ‘스마트체크’ ‘체크봇’ 등을 가동했다. ‘체크봇’은 상영관 입구에서 직원 대신 티켓을 확인하는 스마트체크 시스템을 탑재했다. 150㎝ 키의 자율주행 로봇으로 이벤트, 상영 시간표, 상영관과 화장실의 위치 등 정보도 제공한다.
 
메가박스는 지난 13일부터 모바일 앱에서 미리 매점 상품을 구매하는 ‘모바일 오더’를 성수점·코엑스점·강남점 등 3개 지점에서 시범운영 중이다(오후 2시부터 8시까지). CGV의 ‘픽업박스’는 패스트오더(사전주문)에다 비대면 수령까지 더한 개념. CGV측은 “관객 반응을 보고 다른 지점까지 확대할지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21일 ‘코로나19 피해를 본 영화산업 긴급 지원대책 시행’을 발표한다. 지난 1일 제3차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발표한 영화산업 피해 긴급지원 대책의 구체안이다. 정부는 앞서 ▶극장들의 영화발전기금(티켓값의 3%) 납부 한시적 감면 추진 ▶상반기 개봉 연기 및 취소작의 개봉 마케팅 지원(20여 편) 등을 발표했지만, 근본 대책과 거리가 멀다는 영화계 안팎의 지적을 받았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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