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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악재' 제주 1만명 휴직 예고, 직원 70% 쉬는 곳도 있다

중앙일보 2020.04.20 05:01
지난 18일 낮 12시 서귀포시 안덕면의 제주신화월드. 광장이 텅 비어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18일 낮 12시 서귀포시 안덕면의 제주신화월드. 광장이 텅 비어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18일 낮 12시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신화월드. 점심시간이지만 아시아의 음식을 소개하는 푸드스트리트(푸드코트)는 철제 셔터가 내려져 있었다. 운영 중단이다. 리조트내 일부 시설은 잠금장치가 돼 굳게 닫혀있었다. 2조원을 들여 지어진 국내 최대규모급 복합리조트 단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활기를 잃은 모습이다. 
 

아시아 푸드코트 문닫고, 일부 시설은 문잠겨
"리조트 손님 적을땐 하루 70명…수십억 손실”
1444명 중 1012명 휴업, 시설 닫고 단축 운영
고용유지지원금 신청도 1만 여명 규모로 늘어
원희룡 “6월 말까지 전업종 90% 상향 지원”

 이곳은 개장 초기인 3년 전만해도 유명 연예인이 투자한 카페·음식점과 제주 최초의 대형 어뮤즈먼트(놀이) 시설을 이용하려는 관광객들로 북적였던 곳이다. 그러나 2년전쯤부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에 따른 중국 관광객 감소로 인해 찾는 이가 줄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결정타를 맞았다.  
지난 18일 낮 12시 제주신화월드의 리조트내 일부 시설이 잠금장치로 굳게 닫혀있었다.  최충일 기자

지난 18일 낮 12시 제주신화월드의 리조트내 일부 시설이 잠금장치로 굳게 닫혀있었다. 최충일 기자

 
 가끔씩 보이는 관광객들보다 직원들의 숫자가 더 많아 보일 정도다. 유명 연예인 카페와 음식점 등도 현재는 철수한 상황이다. 제주 최대 규모인 리조트내 랜딩카지노는 지난 1월 102억77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지난달에는 69.8%가 감소한 31억원에 그쳤다. 이 리조트 관계자는 “평일 손님이 적을 때는 하루 70명도 안된다”며 “2월 한달간 누적된 객실 취소 금액이 35억 이상, 올해 마이스(MICE·기업회의)나 포상관광 등의 리조트내 행사도 취소돼 14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했다.
 
지난 18일 낮 12시 서귀포시 안덕면의 제주신화월드 실내의 카지노가 한산한 모습이다. 최충일 기자

지난 18일 낮 12시 서귀포시 안덕면의 제주신화월드 실내의 카지노가 한산한 모습이다. 최충일 기자

 최근 제주신화월드는 각종 할인행사에도 불구하고 2000여 실에 달하는 리조트 부문 투숙률이 하루 평균 10% 이하다. 또 리조트내에 입점한 일부 유명 커피전문점을 제외하고, 식음료 매장 등의 매출이 최대 90%까지 떨어져 휴업하거나 단축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 복합리조트에서 전체 직원 1444명의 70.1%인 1012명이 유급휴업을 신청했다. 
 
 제주도내 다른 관광업체들도 상황이 비슷하다. 업계에 따르면 도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3개 업체 661명과 제주시 연동의 메종글래드 제주호텔 357명, 롯데호텔 제주 60명도 유급휴직을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8일 낮 12시 서귀포시 안덕면의 제주신화월드내 아시아 음식 관련 푸드코트가 철제셔터로 닫혀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18일 낮 12시 서귀포시 안덕면의 제주신화월드내 아시아 음식 관련 푸드코트가 철제셔터로 닫혀있다. 최충일 기자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고용유지지원금 신청도 크게 늘어났다. 고용유지지원금은 고용보험에 가입한 기업이 일시적인 경영난으로 휴업·휴직 등의 조치를 할 때 고용 유지를 위해 인건비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기업은 728개 업체·995건으로 집계됐다. 고용인원으로 보면 1만539명에 달한다. 
 
 대부분 코로나19 발생 이후 접수됐다. 지난해 신청 건수는 8건, 40명이었다. 유형별로는 유급휴직이 796건, 7015명으로 전체의 80%에 이른다. 유급휴업은 199건, 3524명으로 나머지 20%를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여행사가 183건, 669명으로 전체의 18%를 차지했다. 이어 도·소매업 141건(612명, 14.1%), 호텔업 116건(2318명, 11.6%), 음식점업 103건(451명,10.4%) 순이었다. 규모별로는 영세기업인 5인 미만 사업장이 48.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5~10인 기업이 212건(21.3%), 11~30인 기업이 197건(19.8%), 31~100인 기업이 56건(5.6%), 100인 이상 기업이 4.9%(49건)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 18일 낮 12시 서귀포시 안덕면의 제주신화월드내 아시아 음식 관련 푸드코트가 철제셔터로 닫혀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18일 낮 12시 서귀포시 안덕면의 제주신화월드내 아시아 음식 관련 푸드코트가 철제셔터로 닫혀있다. 최충일 기자

 지원금은 휴업·휴직 등 고용 유지를 이어갈 경우 근로자 1인당 1일 6만6000원(월 최대 198만원·연간 최대 180일)까지 지원된다. 특히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여행업·관광숙박업·관광운송업·공연업 4개 업종은 휴업·휴직수당이 1일 한도 7만원(대규모 기업 6만6000원)까지 지원된다. 
 
 제주도는 신청 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관련 태스크포스팀을 풀가동하고 있다. 또 4월 중순부터 제주도관광협회·제주관광공사 등과 업무협력을 통해 담당 인력을 보강키로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오는 6월 말까지 전 업종에 대해 90%까지 고용유지지원금을 상향 지원한다”며 “기업들도 고용 유지에 적극적으로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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