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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코리아] 민심은 코로나 위기 극복과 변화·개혁을 주문했다

중앙일보 2020.04.20 00:15 종합 29면 지면보기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국민은 21대 총선에서도 단호했다. 여당조차 놀란 총선 결과에는 ‘위기 극복을 통한 미래 발전’이라는 시대정신이 오롯이 담겨 있다. 집권 민주당에 과반 의석을 준 국민의 뜻은 정국을 안정시켜 조기에 국가 재난 위기를 극복하고 변화와 개혁을 통해 미래로 나아가고자 함이다. 다수의 중도 유권자가 정치 대립을 중지시키고 민생과 위기 극복 집중을 주문하며 표를 몰아주었으니, 이들이 희구하는 가치가 국정운영에 반영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념적 편향에서 자유로운 실용적 합리성과 미래지향적 중도 가치가 국정과제 전반에 포함되도록 정책 방향 조정이 필요한 이유이다. 구체적으로 노동 개혁과 규제 혁파를 통해 혁신성장 기조를 강화하는 정책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된다.
 

여권은 개혁 과제 완수 호기 맞아
혁신성장 강화하는 정책 전환 절실

위기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정책의 원칙과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다. 한정된 재정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효과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바이러스는 빈자와 부자를 가리지 않으나, 경제 위기는 사회 취약계층부터 공격한다. 따라서 무차별적으로 살포되는 재난지원금 방식보다는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임시일용직과 자영업자 지원에 재원을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기업이나 노동자들을 개별적으로 단순 지원하기보다는 고용유지보조금처럼 기업과 근로자를 함께 결합한 지원방식이 더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성공적인 코로나 방역처럼 정책 수립에서는 경제 전문가의 처방을 따르고 정무적 판단에 따른 정치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
 
외환 위기를 극복했듯 이번 위기도 성공적으로 극복한다면 우리나라가 머지않아 G10, 나아가 G7 국가에도 편입될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방법의 핵심은 바로 단기에 고통을 감내해 장기에 더 큰 사회적 편익을 창출하는 개혁 과제 이행에 있다. 기업과 노동자가 경제 위기라는 급류에 떠내려가지 않도록 정책 우선순위를 노사 대타협을 통한 기업 보호와 고용 유지에 두어야 한다.
 
고통 분담원칙에 따라 기업은 고용을 보장하고, 노조는 임금 인상을 자제하는 위기협약 체결을 정책적으로 유인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여당의 안정적 의석 확보는 개혁 과제 완수에 더 없이 유리한 환경이다. 북유럽 선진국 사례에서도 성공적 노동 개혁의 추진 주체는 노동계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좌파 정부였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노동 개혁 방향은 단기적으로는 임금 구조를 연공서열형에서 직무급 체계로 전환하도록 합의를 유도하고, 장기적으로 유연 안정성을 제고할 수 있는 재정적 기반을 완비해가는 데 있다. 기업 부담을 높이는 방식의 정책으로는 경제 위기 파도를 넘을 수 없기에, 재정 지원만이 아니라 규제 완화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국회 협의를 마친 법안들은 신속히 입법화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주 52시간제 신축 적용을 위한 탄력근로제, 유통산업발전법, 사회적경제지원법 등은 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생산자동화로 인해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이 고용 창출에 더 친화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회에 방치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지체 없는 통과가 필요하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선택 진료가 빠르게 표준적 서비스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방역에서 보여준 우리나라 의료진의 헌신처럼 의료계가 원격의료 도입에 합의해 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항공·관광·유통 등 여러 산업에서 구조조정이 예고돼 있고 자동차·철강·석유화학 등의 주력 산업도 위험에 처해있다. 객관적 구조조정 기준과 지침을 구체화하는 긴급구조조정지원법을 제정하고 경제위기극복통합기구를 국회에 구성해 협치 기반 아래 국회의 정책 역량을 극대화하는 방안도 시도할만하다. 기존 당·정·청보다는 의·정·청 방식의 협의가 정책 실행력을 배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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