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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지난해 IRP 폭발적 증가, 퇴직연금 자리 잡나

중앙일보 2020.04.18 14:00

[더,오래] 김성일의 퇴직연금 이야기(54)

4월 중순이 지나 봄꽃이 만발해도 우리들 마음은 어둡다. 아름다운 꽃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기가 여간 힘든 시기가 아니다. 봄꽃 맞이 축제는 거의 모두 개장을 포기했고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삭막함의 무게가 더해지니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지난 3~5개월간 세계가 너무도 극적으로 변했다. 전염병 전문가들 사이에서 팬데믹 시나리오가 제기됐지만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펜데믹은 확진자 100명을 수만 명으로 만드는데 단지 며칠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거의 속수무책으로 전 세계는 마스크에 건강을 의지해야 하는 꼴이 됐다. 팬데믹 이전에는 상상이나 했겠는가.
 
지난 3~5개월간 세계가 너무도 극적으로 변했다. 우리나라도 올해 -1.2% 성장률로 IMF 외환 위기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할 것이 기정사실로 되어 간다. [사진 pixabay]

지난 3~5개월간 세계가 너무도 극적으로 변했다. 우리나라도 올해 -1.2% 성장률로 IMF 외환 위기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할 것이 기정사실로 되어 간다. [사진 pixabay]

 
급기야 IMF는 세계 경제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를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도 올해 -1.2% 성장률로 IMF 외환 위기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할 것이 기정사실로 되어 간다. IMF는 세계 경제 성장률을 –3%로 예상하기도 했다. 선진국 성장률이 미국 -5.9%, 일본 -5.2%, 독일 -7%, 영국 -6.5%, 이탈리아 -9.1% 등으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한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이런 위기는 다시 우리에게 차분하게 현실을 진단하면서 미래를 설계해 보는 기회를 주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4월 6일 고용노동부는 ‘2019년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 통계’를 발표했다. 그동안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 통계‘는 금융감독원이 퇴직연금사업자의 업무보고서를 기초로 작성·발표했으나, 2019년 통계부터는 고용노동부가 퇴직연금사업자로부터 별도로 수집한 영업현황 자료를 통계 작성에 함께 활용함으로써 공동으로 발표하게 된다고 한다. 
 
2019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전년 190조원 대비 31조2000억원 증가(16.4%)한 221조2000억원으로 퇴직연금제도 도입 이후 최초로 200조원을 돌파했다. (표1 참조)
 
 
퇴직연금 적립금을 2019년 기준으로 다른 연기금 규모와 비교해 보면 국민연금 737조7000억원, 사학연금 21조4000억원, 공무원연금 12조원으로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결코 만만한 수준이 아니다. 성장률이 두 자릿수가 넘어 다른 연금들에 비해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제도유형별로는 확정급여형(DB) 138조원, 확정기여형(DC)·IRP특례(기업형IRP) 57조8000억원, 개인형퇴직연금(IRP) 25조4000억원이 적립됐다. (그림1 참조)
 
 
적립금증가율은 확정급여형은 전년 대비 16조9000억원 증가(13.9%)했고, 확정기여형·IRP특례는 8조1000억원 증가(16.3%)했다. 특히 IRP의 경우 전년 대비 6조2000억원이 증가해 32.4%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연간수익률은 2.25%로 전년의 1.01% 대비 1.24%p가 상승했다. 최근 5년, 10년간 연 환산 수익률은 각각 1.76%, 2.81%를 보였다. 연간수익률 추이는 2017년 1.88% →2018년 1.01% →2019년 2.25%로 변화했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상품유형별 수익률이 원리금 보장형이 1.77%, 실적배당형은 6.38%였다는 점이다. 총비용부담률은 전년 대비 0.02%p 소폭 하락한 0.45%로 나타났다. 제도유형별로는 확정급여형 0.4%(0.01%p 하락), 확정기여형·IRP특례 0.57%(0.03%p 하락), IRP 0.42%(0.04%p 하락)로 모든 제도유형에서 총비용부담률(운용관리수수료+자산관리수수료+펀드총비용을 기말 평균적립금으로 나눈 값)이 하락했다. (그림2 참조)
 
 
2019년 퇴직연금 적립금 통계에서 가입자가 꼭 주목해야 할 것이 몇 가지가 있다. 첫째, 퇴직연금 적립금이 다른 연기금들에 비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퇴직연금제도에 대한 국민의 이해가 조금씩 나아지는 추세다. 
 
둘째, IRP가 2019년에 전년 대비 32.4% 늘어나는 등 가히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제 가입자가 IRP의 세액공제 혜택의 중요성을 체감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셋째, 수익률은 지난 4년간 최저 1.01%에서 최고 2.25%로 변화했다. 결정적인 역할은 실적배당형 상품 수익률이었다. 퇴직연금 수익률은 실적배당형 상품 수익률에 연동되어 변동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퇴직연금 자산운용의 기본 속성을 그대로 나타낸 것으로 위험과 수익률의 변동관계를 알 수 있다. 
 
넷째, 퇴직연금제도 총비용부담률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초기 퇴직연금사업자의 사업비가 점차 상계돼 간다는 의미도 되겠지만, 이제 가입자가 조금씩 주인 자리를 찾아가는 중으로 보인다.
 
다섯째, 수익률 변동에서 IRP의 폭이 제일 크다는 것이다. 이것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55세 이전에 자동 가입되는 IRP 외에, 개인이 직접 IRP에 가입하고 있다는 의미다. 퇴직연금 제도를 잘 알고 세액공제의 혜택을 중시하면서도 실적배당형 상품 선택을 많이 한 결과로 보인다.
 
노동부 통계 결과를 분석해 보면 퇴직연금제도의 발전이 고무적인 방향으로 나아간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해 볼 수 있다. 일단 적립금이 꾸준히 늘어나고 개인형 IRP가 많이 증가해 제도이용의 혜안이 넓어지고 비용부담률이 지속해서 하락한다는데 큰 의미를 두고 싶다. 
 
요즘 자산운용 시장의 널뛰기 장세로 급격한 수익률 변동에 마음 졸이는 가입자가 많을 것이다. 이번 퇴직연금제도 적립금 통계를 보면서 수익률에 아직 만족하지 못하지만, 긍정적인 발전방향에 조금은 위로 삼아도 좋아 보인다. 
 
한국연금학회 퇴직연금 분과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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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일 김성일 한국연금학회 퇴직연금 분과장 필진

[김성일의 퇴직연금 이야기]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급속히 고령화하는 나라입니다. 100세 시대를 온전히 살아가려면 자산을 연금화해 오래 쓰도록 해야 합니다. 퇴직연금제를 활용하는 개인이 늘고 있는 건 그래서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 활용도는 낮은 수준입니다. 퇴직연금제는 앞으로 수 년 내 직장인의 가입이 의무화될 뿐 아니라 모든 소득이 있는 사람에게 개방될 전망입니다. 미국에선 우리의 퇴직연금제에 해당하는 401K 도입으로 월급쟁이 연금 부자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노후생활의 안착을 책임질 퇴직연금 활용법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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