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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보다 바이러스 3배 생산…'삼십육계'로 본 영악한 코로나

중앙일보 2020.04.18 11:00
코로나19 바이러스 [중앙포토]

코로나19 바이러스 [중앙포토]

지난 1월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한 지 100일가량이 지난 지금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차츰 베일을 벗고 있다.
확진자가 세계적으로 200만 명이 넘었고, 15만 명 이상이 숨졌다.
 
한국도 오는 20일이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3개월이 된다.
1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사망자도 230명에 이른다.
 
한국은 그래도 세계적인 방역 모범 사례가 됐지만, 일부 국가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그만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영악하고, 교활한 탓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도 지난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상당히 영악한 바이러스"라고 표현했다.
 
증상이 없거나 증상이 발현되기 전에도 전파력을 갖고 있고, 완치된 환자가 재양성 판정을 받는 사례가 속출하는 등 이 바이러스는 전파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이 바이러스는 얼마나 영악할까. 
지금까지 밝혀진 특성을 중국 병법서 '삼십육계'에서 제시한 책략과 비교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얼마나 다양한 술수를 부리는지 알 수 있다.
 
줄행랑으로 유명한 '삼십육계'는 손무가 쓴 병법서 '손자병법'과 쌍벽을 이루는 중국 병법서다.
진시황 병마용

진시황 병마용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전쟁을 선포했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는 적을 알아야, 적의 책략을 알아야 이길 수 있다.
 
손자병법 제3편 '모공(謀攻)'에서도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상대를 모르고 나를 알면, 한 번 이기고 한 번 진다. 상대를 모르고 나도 모르면, 싸울 때마다 위태롭다"고 했다.
손자병법을 지은 손무의 초상 [중앙포토]

손자병법을 지은 손무의 초상 [중앙포토]

 

제4계 이일대로(以逸待勞)

중국에 서식하는 중화국두복 박쥐는 사스 바이러스에 이어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자연 숙주로 여겨지고 있다. [중국 바이두 캡처]

중국에 서식하는 중화국두복 박쥐는 사스 바이러스에 이어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자연 숙주로 여겨지고 있다. [중국 바이두 캡처]

삼십육계의 네 번째 계책이다.
 
쉬면서 힘을 비축했다가 피로에 지친 적을 맞아 싸운다는 뜻이다. 때가 올 때까지 기다리라는 가르침이기도 하다.
 
박쥐 혹은 천산갑에 숨어있던 수많은 코로나바이러스 가운데 하나인 코로나19는 '블루오션'인 사람에 감염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사람들 사이에 숨어 떠돌고 있었을 것이란 설도 있다.
 
2003년에도 동료인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공격한 적이 있지만, 몇 달 만에 사람에게 잡혀버리는 바람에 세계적인 대유행(Pandemic)까지는 이르지 않았다.
당시 세계적으로 8000여명이 감염돼 774명이 사망했다.
 
제2의 사스 바이러스(SARS-CoV-2)라는 이름을 가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는 사스 바이러스보다 3배나 많은 바이러스를 생산한다.
그만큼 전파력이 높다.
중국 우한에서는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한 사람이 5명 이상에게 전파해 재생산지수(R0)가 5.7을 기록하기도 했다.
 
코로나19의 치명률은 현재 세계적으로 1.77%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한국은 2.16%로 높은 편이지만, 미국·중국·영국 등 많은 나라에서 사망자 집계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은 탓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치명률은 9.6%였던 사스, 34.5%였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중후군), 최대 90%에 이르는 에볼라에 비해서는 낮지만, 신종인플루엔자 0.07%나 계절성 독감 0.1%에 비해서는 훨씬 높다.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은 치명률에 강한 전파력을 지닌 코로나19.
사람의 사정은 봐주지 않고 오직 숫자 불리기만 생각하는 냉혹한 바이러스다.
 
팬더믹에 이르지 못했던 사스 바이러스가 16~17년 동안 와신상담(臥薪嘗膽), 원수를 갚으려고 온갖 괴로움을 참고 견딘 결과가 바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아닐까.
 

제3계 차도살인(借刀殺人)

중국 우한 화난수산시장. 코로나19의 진원지로 알려져 있지만, 주변 바이러스학 연구소 등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된 탓이란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 로이터=연합

중국 우한 화난수산시장. 코로나19의 진원지로 알려져 있지만, 주변 바이러스학 연구소 등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된 탓이란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 로이터=연합

남의 칼을 빌려 사람을 해친다는 뜻이다.
 
박쥐나 천산갑에 있던 바이러스가 어떻게 사람을 공격하게 됐을까. 사람의 힘을 빌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일부에서는 합성 바이러스 가설을 내놓고 있다. 생물학 무기 개발을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바이러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유전자를 분석, 인공적으로 만든 바이러스는 아니고 자연계에서 유래된 것이란 결론을 내렸다.
 
중국 우한의 바이러스학 연구소에서 바이러스를 놓치는 바람에 바이러스가 창궐했다는 주장도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와 유사한 바이러스가 숙주로 삼고 있는 박쥐는 우한에 사는 종류가 아니라는 게 근거다.
 
연구자들이 박쥐를 우한으로 가져왔고, 실험실 연구자들이 바이러스를 묻혀 나간 탓이란 주장이다.
 
바이러스 진원지로 알려진 우한의 화난 수산시장에서 12㎞ 떨어진 곳에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가 있다.
한편에서는 화난 수산시장에서 불과 280m 거리에 있는 우한 질병예방통제센터가 실제 진원지라는 주장도 나온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해 공항 입국 검역체계와 입국장 자가격리 앱 설치 등 코로나19 대응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연합뉴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해 공항 입국 검역체계와 입국장 자가격리 앱 설치 등 코로나19 대응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연합뉴스

일부 학자는 지난해 가을 이미 중국 남부에서 코로나19가 시작됐을 것이라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반면 중국 측에서는 지난해 10월 우한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참가한 미국인들이 바이러스를 옮겨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사람이 만든 항공기로 인해 빠른 속도로 전 세계로 퍼졌다는 사실이다.
사람의 발명품, 사람의 손을 확실히 빌린 것이다.
 

제6계 성동격서(聲東擊西)

지난 2월 4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훠선산 병원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훠선산 병원은 첫 팡창의원으로, 열흘만에 지어졌다. 중국이 팡창의원을 대거 만들어 경증 환자들도 병원에서 격리 치료하면서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는 안정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월 4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훠선산 병원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훠선산 병원은 첫 팡창의원으로, 열흘만에 지어졌다. 중국이 팡창의원을 대거 만들어 경증 환자들도 병원에서 격리 치료하면서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는 안정되고 있다. AP=연합뉴스

동쪽에서 소리치고 서쪽을 공격한다는 뜻이다.
 
코로나19는 처음에 '우한 폐렴'으로 알려진 것처럼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바이러스는 호흡기 질환만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소장·대장 등 소화기관을 공격하고, 신장을 망가뜨리기도 한다.
 
바이러스는 사람 세포막에 있는 단백질 효소인 앤지오텐신 전환 효소 2(ACE2)와 결합해 사람 세포 속으로 들어온다.
세포막의 ACE2 단백질과 바이러스 껍질의 단백질이 악수하듯이 서로 마주 잡고 끌어당기게 당기게 되면 바이러스가 세포막과 융합한다.
 
큰 비눗방울(사람 세포)과 작은 비눗방울(바이러스)이 하나로 합치는 형국이다.
 
바이러스와 세포가 하나가 된 뒤에는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인 RNA가 사람 세포 속으로 방출된다.
바이러스 RNA는 사람 세포의 공장 설비를 탈취해 바이러스 공장으로 만든다.
 
ACE2 단백질은 기관지 세포뿐만 아니라 소화기관 상피세포에도 존재한다.
장을 통해서도 감염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감염환자 중에는 설사하는 사례가 많다.
일부는 아예 설사만 하고 폐 등에서는 증상이 전혀 없는 경우도 있고, 설사하는 환자는 코로나19 증세도 더 심각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제8계 암도진창(暗渡陳倉)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 바레세에 위치한 서콜로 병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중치료실에서 9일(현지시간) 한 의료인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 바레세에 위치한 서콜로 병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중치료실에서 9일(현지시간) 한 의료인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몰래 진창이란 곳으로 건너간다는 뜻이다. 방비가 허술한 후방을 공격하는 계책이다.
 
코로나19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됐지만, 전 세계로 퍼져갔다.
특히, 한국과 이란, 이탈리아 등을 공격한 뒤 스페인·독일 등 유럽 전체와 미국을 휩쓸었다.

16일 전국적으로 긴급 사태를 선포할 정도로 일본도 심각해졌다.
 
방역망이 허술하면, 조금만 긴장을 늦추면 언제든지 파고드는 게 바로 코로나19다.
방역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던 싱가포르도 개학 등 사회적 거리 두기를 느슨하게 한 결과, 곧바로 확진 환자 수가 치솟았다.
 
16일 하루 싱가포르에는 728명이 새로 코로나19 환자로 판명돼 누적 확진자는 4427명으로 늘었다.
 

제9계 격안관화(隔岸觀火)

지난 14일 미국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 실책을 지적하며 지원을 끊겠다고 발언했다. EPA=연합뉴스

지난 14일 미국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 실책을 지적하며 지원을 끊겠다고 발언했다. EPA=연합뉴스

강 건너 불 보듯 한다는 뜻이다.
적의 연합군 내부에 심각한 내분이 발생했을 때, 조용히 그 혼란이 극에 달하기를 기다리는 계책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미국과 중국이 서로 책임을 떠밀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보건기구(WHO)에도 책임을 떠밀고 있고, 지원금을 끊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은 미국을 비난하고 바이러스가 미국에서 온 것이라고 맞선다.
한국과 일본 관계도 코로나19로 더 틀어졌다.
 
유럽 국가 간에도 국경을 봉쇄하는 일도 벌어졌디.
국가들 사이에서는 마스크 쟁탈전까지 벌어지고 있다.
 
내부 투쟁이 격화하면 연합 세력은 붕괴한다. 붕괴는 필패다.
국제 협력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코로나19는 결코 잡을 수 없다.
 

제10계 소리장도(笑裏藏刀)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 권 부본부장은 16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상당히 영악한 바이러스"라고 표현했다. 연합뉴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 권 부본부장은 16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상당히 영악한 바이러스"라고 표현했다. 연합뉴스

웃음 속에 칼날을 품는다는 뜻이다. 경계를 늦춘 적을 공격할 뿐만 아니라 아예 적의 경계심을 늦추기도 한다.
 
코로나19는 무증상 전파 또는 가벼운 증상 전파가 흔하다.
 
사람들은 심하게 아프면 돌아다니지 않고, 전파도 더디게 일어난다.

반대로 증상이 없거나 약하면 돌아다니는데, 이때 바이러스 전파력이 강하면 문제가 된다.
 
그러다 보면 수많은 사람에서 바이러스를 '슈퍼전파자'가 나올 수도 있다.
이들이 내뱉은 침방울은 크게는 비말로 날아가고, 작게는 에어로졸이 돼 공기 중에 떠다닌다.
 
중국에서는 최근 발생하는 확진자의 80%가 무증상 전파자라는 보고도 있다. 50%는 기침은 나지만 열이 나지도 않는다.
 
여기에 완치 후 다시 재발하는 경우도 흔하다.
국내에서도 16일까지 141명이 재양성 반응을 나타냈다.
 
방역 당국은 재감염보다는 환자의 면역이 약한 탓에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는 경우를 염두에 두고 있다.
완치됐다고 생각해 생활하던 환자가 새로운 전파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
 
바이러스 검사의 오류 가능성도 있고, 온전한 바이러스보다는 감염력이 없는 바이러스 유전자(RNA) 조각이 남아 있다가 검출됐을 가능성도 있다.
바이러스를 배양하면 감염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제18계 금적금왕(擒賊擒王)

혈액내의 면역 T 세포(주황). 붉은색은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 녹색은 혈액응고를 담당하는 혈소판.

혈액내의 면역 T 세포(주황). 붉은색은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 녹색은 혈액응고를 담당하는 혈소판.

적을 잡으려면 우두머리부터 잡는다는 계책이다.
 
코로나19로부터 우리 몸을 방어하는 최후의 방어선은 T림프구(T세포)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람의 몸 안에서 면역을 담당하는 이 T세포를 무서워하지 않고, 직접 공격한다.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T세포 숫자가 줄어든 게 확인되고 있다.
 
HIV(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나 사스 바이러스, 메르스 바이러스도 T세포를 공격한다.
HIV의 경우는 아예 T 세포를 바이러스 자신의 공장으로 만든다.
 
코로나19 바이러스나 사스·메르스 바이러스는 HIV만큼은 아니지만, 면역 체계를 무력화하는 셈이다.
 

제31계 미인계(美人計)

코로나19에 감염된 중국 우한의 어린이 환자를 의료진이 돌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코로나19에 감염된 중국 우한의 어린이 환자를 의료진이 돌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미인을 미끼로 하여 적을 꾀는 계략이다.
 
코로나19는 미인을 이용하진 않지만, 귀여운 어린이를 이용한다.
 
어린이들의 경우 감염은 되지만 대부분 증상이 약해 무증상 전파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어린 감염자를 돌보다가 가족이 옮는 사례도 발생한다.
 
유럽에서도 대가족을 구성하고 있는 이탈리아나 스페인의 경우 어린아이들을 무릎에 앉혀 돌보던 노인들이 큰 피해를 보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발달 단계에 있는 어린이들은 면역체계가 어른과 달라 감염돼도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다.
 
고양이나 개 같은 반려동물도 코로나19에 걸린다.
사람이 반려동물에 옮길 수도 있고, 자칫 반려동물로부터 옮을 수도 있다.
 

제33계 반간계(反間計)

경기도 성남 은혜의 강 교회에서 코로나19를 예방한다며 신도들 입에 스프레이를 넣고 소금물을 뿌리고 있다. 중앙포토=경기도 제공

경기도 성남 은혜의 강 교회에서 코로나19를 예방한다며 신도들 입에 스프레이를 넣고 소금물을 뿌리고 있다. 중앙포토=경기도 제공

적의 스파이를 역으로 이용하라는 계책이다.
 
가짜뉴스와 음모론 등이 혼란과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방역에도 지장을 초래한다.
바로 인포데믹(infodemic), 정보 전염병이다.
인포데믹은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ndemic)의 합성어다.
 
경기도 성남의 어느 교회에서 바이러스를 잡는다며 소금물 스프레이를 신도들 입에 뿌린 사례가 대표적이다.
스프레이를 이 사람 저 사람 입에 넣는 바람에 오히려 바이러스를 널리 퍼뜨렸다.
 
5G(5세대 이동 통신) 때문에 코로나19에 걸린다는 음모론이 퍼지면서 영국과 네덜란드 등지에서는 통신탑)이 공격을 받기도 했다.
 
새로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전문가들도 결과적으로 역이용당했다.
 
무증상 감염자 때문에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필수적인데, 최근까지도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 바람에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코로나19가 퍼질 대로 퍼졌고, 뒤늦게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권고가 나왔다.
이제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병법에도 없는 비장의 계책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단백질 구조. 중앙포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단백질 구조. 중앙포토

병법서 삼십육계에도 없는 계책을 숨기고 있다. 바로 돌연변이(突然變異)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유전자가 RNA다.
RNA 바이러스는 변이, 즉 핵산의 염기가 바뀌는 경우가 자주 일어난다.
 
1번 번식 주기(복제 사이클)마다 전체 3만개의 염기 중에서 1개 정도가 다른 것으로 바뀐다.
 
핵산이 바뀌면 유전자가 만들어내는 바이러스 단백질이 달라질 수도 있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종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단백질이 달라지면 바이러스 껍질 모양이 달라져 기껏 개발한 치료제나 백신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지금의 바이러스 껍질 모양에 맞춰 백신을 개발했는데, 몸속에 생긴 항체가 바이러스 껍질 모양이 달라진 돌연변이 바이러스를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바이러스가 사람 세포와 결합하는 부위가 달라질 수도 있다.
 
ACE2가 아닌 다른 수용체에 결합한다면 아예 치료제가 듣지 않게 된다.
 
이미 전 세계로 퍼진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다양한 돌연변이가 발견되고 있다.
백신 개발이나 치료제 개발에 2~3년이 걸리는데, 돌연변이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들어간 엄청난 노력을 한순간에 무산시킬 수도 있는 큰 위협이다. 

 

제36계 주위상계(走爲上計): 줄행랑

브라질 상파울로 슬럼가인 파라이소폴리스(Paraisopolis, 파라다이스와 메트로폴리스 두 단어를 합쳐서 만든 이름). 좁은 주거 공간과 열악한 위생 환경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는 곳이다. AP=연합뉴스

브라질 상파울로 슬럼가인 파라이소폴리스(Paraisopolis, 파라다이스와 메트로폴리스 두 단어를 합쳐서 만든 이름). 좁은 주거 공간과 열악한 위생 환경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는 곳이다. AP=연합뉴스

삼십육계의 마지막 계책이다. 도망치는 것도 뛰어난 전략이다.
 
제1계인 만천과해(瞞天過海), 즉 하늘을 가리고 바다를 건너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만천과해는 상대의 시야에서 벗어나 은밀하게 내일을 도모하라는 계책이다.
 
코로나19 첫 파도를 맞은 선진국들은 최악의 상황을 지나면서 점차 정신을 차리고 있다.
중국과 한국에서 코로나19가 잡히고, 유럽과 미국에서도 서서히 가닥이 잡히고 있다.
이들 국가가 전열을 가다듬으면 코로나19도 줄행랑을 칠 것이다.
 
북반구에 여름이 오면, 남반구로 피신해서 거기서 지나다가 다시 가을이 오면 북반구로 이동할 수도 있다.
선진국에서 몰아내면 개발도상국으로 물러갔다가 다시 큰 파도가 돼 돌아올 것이다.
 
백신과 치료제 개발과 보급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백신으로 코로나19를 물리친다고 해도 끝이 아니다.
 
코로나25가 2025년에, 코로나30이 2030년에 지구촌을 강타할 수도 있다.
 
사람이 지구 생태계 훼손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바이러스들은 결코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물러나더라도 영화 '터미네이터'의 대사처럼 "난 돌아올 것이다(I’ll be back)"를 외치며….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치명률 관련 참고문헌
▶사전 논문 공개 사이트에 게재된 논문입니다.
▶실제 치명률이 낮은 이유를 설명하는 사이트입니다.
▶실제 전 세계 치명률을 1.4%로 보고한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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