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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유 曰] AC시대 네 가지 제언

중앙선데이 2020.04.18 00:28 682호 30면 지면보기
양영유 교육전문기자/중앙콘텐트랩

양영유 교육전문기자/중앙콘텐트랩

스물세 살 청년 아이작 뉴턴에게 1665~66년은 절망의 시기였다. 페스트가 덮쳤다. 당시 런던 인구 46만 명 중 16%인 7만5000명이 희생됐다. 다니던 케임브리지대도 문을 닫았다. 청년은 낙향했다. 혹독한 시간, 뉴턴은 사고의 힘을 키웠다. 동이 터 해가 퍼질 때까지 생각하고 생각했다. 문명사적 3대 창안이 이어졌다. 빛의 신비, 만유인력, 미적분이다(아널드 브로디의 『인류사를 바꾼 위대한 과학』중).  
 

뉴턴이 페스트 때 사과나무 기적 일궜듯
코로나 속 정치·경제·의료·교육 기적을

과학계선 이를 뉴턴의 ‘아누스 미라빌리스(Annus Mirabilis)’라고 부른다. 라틴어로 ‘기적의 해’라는 뜻이다. 수학자로 유명한 아주대 박형주 총장은 “페스트가 창궐하지 않았다면 뉴턴의 사과나무 아래 기적은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처럼 위기는 곧 기회이기도 하다. 17세기 뉴턴이 그랬듯 코로나19로 절망의 시기를 맞은 21세기 인류도 마찬가지다.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 시대는 확연하게 달라질 것이다. “인류의 연대냐, 분열이냐” “정치적, 도덕적 성찰의 호재다” “자유질서냐, 성곽시대냐”라는 명사들의 담론이 쏟아진다. 그보단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는 시중의 유머가 더 와 닿지만.
 
코로나19 속에 총선까지 거뜬히 치러낸 대한민국은 어디로 향하는 걸까. 정치·경제·외교·교육·의료·문화·라이프스타일…. 어느 하나 과거로의 온전한 회귀는 어려워 보인다. 근본적 변화가 불가피하다. 뉴노멀이 몰려온다. 2020년을 ‘아누스 미라빌리스’로 만들기 위한 네 가지 제언을 한다.
 
①모든 국민의 마음을 보듬자=28년 만의 총선 최고 투표율은 국민의 위대한 승리다. 전염 리스크보다 한 표를 더 생명처럼 여겼다. 결과는 여당 압승. 그 선택은 대한민국의 운명이다. 수퍼 여당이 출범한다. 갈라진 민심을 토닥여야 한다. 협치가 필수다. 겸허해야 한다. 한데 다시 뻣뻣해진다. BC 정치론 미래가 없다. “시대가 요청하는 진리를 깨닫고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게 권력의 시작이다.”(도리스 굿윈)
 
②경제 패러다임을 바꾸자=‘과잉 이념’ 개입이 경제 핏줄을 터뜨렸다. 일자리가 말랐다. 청년들은  피눈물을 흘린다. 사방이 절벽이다. 경제 실력은 드러났다.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공무원 증원, 기업 규제 같은 ‘반성장’ 정책을 갈아엎어야 한다.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다. 세계적 위기다. 총선 샴페인에 취할 때가 아니다. “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윈스턴 처칠)
 
③원격진료에 나서자=먼저 의료진의 헌신과 희생에 경의를 표한다. 우리 의사들의 실력은 세계 최고다. 전국 50만~60만 명의 수험생 중 2900명만 의대생이 된다. 그런 인재들의 이타심은 국민을 감동케 했다. 한 번 더 감동시키자. 해묵은 과제인 원격의료 도입이다. 의료 안정성을 이유로 반대만 할 게 아니다. 코로나가 끝이 아니다. 또 온다. 언택트(Untact, 비대면) 선택 진료는 AC시대의 흐름이다. 진보·보수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 국민 건강이 우선이다. “건강이 있는 곳에 자유가 있다.”(헨리 프레데리크 아미엘)
 
④온·오프 교육으로 가자=진실의 문은 열렸다. 교사와 교수들의 온라인 강의로 실력 베일이 벗겨졌다. 국민이 다 들여다본다. 어찌 보면 다행이다. 학습법을 뜯어고칠 호기 아닌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을 섞는 블렌디드 학습(Blended Learning)으로 가자. 4차 산업혁명의 도도한 물결이다. 교육부엔 기대도 말라. 스승에게 달렸다. “시대에 뒤떨어진 스승만큼 딱한 것도 없다.”(헨리 애덤스)
 
이상의 네 가지는 최소한의 제언이다. 소귀에 경 읽기라면 2020년은 ‘아누스 미라빌리스’가 아니라 ‘아누스 호리빌리스(Annus Horribilis, 끔찍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이제 시작이다.
 
양영유 교육전문기자/중앙콘텐트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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