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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 살리는 지역화폐, 상품권·카드·앱으로 발급

중앙선데이 2020.04.18 00:21 682호 2면 지면보기

재난지원금, 지역화폐로 지급 

서울시내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이 제로페이 앱으로 결제를 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내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이 제로페이 앱으로 결제를 하고 있다. [뉴스1]

정부는 16일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원포인트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 7조6000억원 규모의 재원을 조성해 소득 하위 70% 1478만 가구에 긴급재난지원금을(4인 가구 기준 100만원씩)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구체적 지급 기준·절차·일정은 국회와의 논의를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강동사랑상품권, 부산 동백전 등
193개 지자체 2조3000억 발행
올해 199곳, 6조원으로 늘려

지역 가맹점에서만 사용 가능
없는 곳은 체크카드 충전키로
결제액 환급, 소득공제율 상향

눈에 띄는 점은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을 현금 대신 각 지방자치단체가 활용 중인 전자화폐나 지역상품권 등의 ‘지역화폐’로 지급하기로 정한 것이다. 특히 각 지자체도 정부 추경액에 2조1000억원을 더 보태기로 하면서 지역화폐의 개념과 사용 방법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경기도는 31개 모든 시·군에서 발행
 
지역화폐는 특정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대안화폐다. 지역 내 인적·물적 자원 교환을 활성화해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소비심리를 개선, 지역 경기를 부양하려는 목적에서 발행한다. 형태는 1832년 영국 사상가 로버트 오웬이 고안한 노동증서에서, 개념은 1916년 독일 경제학자 실비오 게젤의 한 저서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세계 각지에 전파돼 현재 유럽과 미국, 일본 등지에서 약 3000종의 지역화폐가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송파품앗이’(1999년) ‘대전한밭레츠’(2000년) 등의 지역화폐가 생겨나면서 점차 전국으로 확산됐다. 정치권에서도 주목하면서 2016년 53곳이던 지역화폐 발행 지자체는 지난 달 193곳으로 확 늘었다. 발행액도 2016년 1168억원에서 지난해 약 2조3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각 지자체는 한국조폐공사나 KT, 카드사 등 외주 업체를 통해 모바일·카드·지류(紙類)로 지역화폐를 발행한다. 지난해 말 기준 형태별 발행액은 카드→지류→모바일, 발행 지자체 수는 지류→카드→모바일 순이었다. 이달 기준 광역 지자체별로 보면 서울은 용산·서초 제외 23개 자치구에서 서울시의 소상공인을 위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제로페이’ 기반으로 발행 중이다. 지역명이 붙어 ‘강동사랑상품권’ ‘영등포사랑상품권’ 등으로 검색할 수 있다. 경기는 31개 시·군 모두 발행하면서 국내 최대 지역화폐 사업 규모를 형성했다. 가맹점이 많고 모바일·카드·지류 모든 형태로 발행돼 다른 지역보다 사용폭이 넓다. 최근 전 도민 대상 재난기본소득 지급 수단으로 화제가 된 ‘경기지역화폐’뿐만 아니라 시·군별로 ‘고양페이’ ‘성남사랑상품권’ 등이 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부산은 ‘동백전’, 인천은 ‘인천e음’, 광주는 ‘광주상생카드’로 광역 단위 발행을 하고 있다. 동백전과 인천e음은 모바일·카드로, 광주상생카드는 카드로 나온다. 이 외에 울산·세종·강원·경남이 광역 단위로 발행하고 있고, 대구·경북·대전·충북·충남·전북·전남은 일부 기초 지자체만 발행 중이다.  
 
지역화폐를 발행하지 않는 지역의 거주민은 긴급재난지원금을 못 받을까.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정부는 지역화폐뿐만 아니라 일반 신용·체크카드 충전 방식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안이 국회에서 확정되는 대로 지자체별로 원포인트 추경 편성 등 후속 조치도 나올 예정이다.
 
지역화폐를 사용하려면 우선 각 지자체가 홍보하는 지역화폐 웹사이트에 접속하거나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해 가입 후 구매·수령 신청하면 된다. 모바일은 즉시, 카드·지류는 며칠 안에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다. 소비자는 이를 가까운 지역화폐 가맹점에 가서 쓰면 된다. 긴급재난지원금의 경우 지금 사는 지역과 주민등록 주소지가 다르면 현 거주지에서는 쓸 수 없다. 모바일은 앱에 찍힌 바코드나 QR코드를 매장 점원에게 보여주면 되고, 카드·지류는 신용·체크카드와 각종 상품권처럼 건네면 된다.
  
편의점·전통시장 되고, 백화점 안 돼
 
지역 내 모든 상점에서 지역화폐를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의 경우 제로페이 웹·앱, 경기에서는 경기지역화폐 웹·앱 검색창에서 가맹점 조회를 하고 검색되는 경우만 찾아가서 쓰면 된다.  또는 오프라인에서 점원·점장에게 지역화폐 가맹 여부를 물어보면 알려준다. 통상 골목상권 내 소규모 수퍼마켓·제과점·정육점·미용실·편의점 등이나 전통시장이면 가맹된 경우가 많다. 다만 지역화폐로 나오는 긴급재난지원금은 연매출 10억원 이하 소상공인 사업장이 사용 가능한 대상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선 쓸 수 없다.
 
지역화폐가 소상공인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에게도 유리한 것은 인센티브가 있기 때문이다. 결제액의 일정 %(지자체·사용액마다 상이)씩 캐시백 등으로 환급해주는데, 코로나19 이후 정부와 각 지자체 방침에 따라 할인율과 소득공제율이 더 올랐다. 지자체마다 지급 조건과 기한이 조금씩 다르지만 할인율은 기존 한 자릿수에서 두 자릿수로 올랐다. 인천의 경우 인천e음을 쓰면 이달까지 캐시백 10%(월 결제액 50만원 이하 기준), 6월까지 소득공제율 60%(기존 30%)씩 적용해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역화폐 등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해 단기간 내 소비로 직결되도록 하고자 하기에 소비 진작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어느 정도 효과일지 계량적 수치는 점검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여파가 길어질 것을 의식, 긴급재난지원금과 별개로 지역화폐 자체에 대한 지원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역화폐 도입 지자체 수와 발행액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당초 올해 199개 지자체(전국 88%)에서 지역화폐 총 3조원어치를 발행하도록 이끈다는 목표였지만 코로나19로 발행액을 6조원으로 늘리고, 관련해서 지자체 지원도 늘리기로 했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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