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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복심’ 윤건영…보수 재건 ‘스피커’ 배현진

중앙선데이 2020.04.18 00:02 682호 5면 지면보기
21대 총선 당선인 중 국회의원 경력이 없는 정치 신인은 총 151명이다. 초선이 과반을 차지한 국회는 17대 이후 16년 만이다. ‘정치권 리셋’을 요구하는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그런 만큼 뉴 페이스에 대한 기대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들이 기존의 파행적 정치 행태에 매몰되지 않고 참신함과 차별성을 얼마나 보여주느냐에 21대 국회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야 차세대 기대주들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눈에 띄는 21대 국회 여야 초선
사법개혁 벼르는 이탄희·이수진
최강욱은 이슈 메이커 될 듯

소상공인복지법 추진 최승재 등
통합당 실사구시 소장파 기대감

 
그래픽=이은영·김현동 lee.eunyoung4@joins.com

그래픽=이은영·김현동 lee.eunyoung4@joins.com

이번 총선의 관심사 중 하나는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생환 여부였다. 개표 결과 28명 중 18명(64%)이 당선됐다. 가장 주목을 모은 후보는 서울 광진을의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이었다. 접전 끝에 보수 잠룡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누른 그는 향후 더불어민주당의 ‘얼굴’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도 생환에 성공했다. 민주당이 2000년 이후 5차례 총선에서 모두 승리한 서울 구로을에 윤 전 실장을 전략공천한 것은 그를 반드시 국회에 입성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정치권에서는 윤 당선인이 비록 초선이지만 정치적 중량감은 여느 중진 못지않을 것이란 관측이 적잖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윤 당선인은 민주당 승리의 숨은 공신 중 한 명”이라며 “코로나19 확산세에 통합당 중진이 대거 물갈이되며 당내 위기감이 고조됐을 때 비례 정당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처음 운을 떼며 이슈 전환의 물꼬를 텄던 게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초선이지만 정치권에 오래 머물러 흐름을 읽는 안목이 있는 만큼 향후 주요 사안마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조계 출신 초선들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21대 국회 개원 후 첫 쟁점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꼽고 있다. ‘수퍼 여당’의 검찰개혁 드라이브에 맞서 ‘공수처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미래통합당의 강력 저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판사 시절 법원 내 블랙리스트 존재를 폭로했던 이탄희 당선인과 나경원 전 통합당 원내대표를 꺾은 이수진 당선인의 활약에 특히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20대 국회 때 검찰·사법개혁의 최일선에 섰던 박주민(재선) 의원과 어떤 호흡을 보일지도 관심사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대학 후배로 공수처를 설계한 당사자 중 한 명인 열린민주당 최강욱 당선인도 이슈 메이커로 등장할 확률이 높다. 최 당선인은 선거 기간에도 “검찰총장이란 직분을 가진 사람은 공수처 수사 대상”이라며 윤석열 검찰총장에 날을 세웠다. 더욱이 공수처 출범 이후에도 문재인 정부 임기 중 검찰·사법개혁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내겠다는 게 여권의 기본 전략인 만큼 이들 초선의 행보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간신히 개헌 저지선(100석)을 지킨 통합당에서는 현역 의원들이 대거 탈락하면서 “당의 허리를 맡을 중진이 사라졌다”는 우려가 크다. 통합당·한국당 당선인 103명 중 초선이 60%에 가까운 59명이나 되면서 대여 협상력이 약해지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이에 대해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극우적 성향을 보였던 당 주류가 몰락하면서 상대적으로 합리적 보수를 표방하는 인물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당내에는 김은혜(경기 성남분당갑)·배현진(서울 송파을) 당선인을 주목하는 시선이 적잖다. MBC 앵커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 당선인은 “보수 야당이 세계 변화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혁신의 파도에 올라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MBC 아나운서 출신인 배 당선인은 2018년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영입한 대표적 인사다. 홍 전 대표의 유튜브 채널 ‘홍카콜라’ 제작을 맡아 ‘홍준표 키즈’로도 불렸다. 통합당 관계자는 “그동안 보수 스피커 역할을 맡았던 나경원·이언주·전희경 의원 등이 모두 낙선한 탓에 김은혜·배현진 당선인의 보폭이 커질 여지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최승재(미래한국당 비례대표)·김미애(부산 해운대을) 당선인도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인물로 꼽힌다. 소상공인연합회장을 지내며 소상공인기본법 제정을 위해 동분서주했던 최 당선인은 국회 입성 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소상공인복지법(가칭)을 발의할 계획이다. 김 당선인은 역경을 이겨낸 ‘여공’ 출신 인생 스토리로 주목받고 있다. 14세 때 어머니를 여의고 가난으로 17세에 학업을 중단한 그는 방직공장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야간대학을 나와 34세에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15년간 760건이 넘은 국선 변호를 담당했다.
 
당내에서는 그동안 통합당이 서민과 괴리된 관료·귀족·기득권 이미지가 강했던 만큼 이들 두 당선인이 보다 적극적으로 활약해 주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트리오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게도 거침없이 쓴소리를 토해냈는데, 언제부턴가 그런 소장파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극우적인 목소리만 가득 찼다”며 “프레임과 진영 논리에 갇혀 있는 보수에서 벗어나 실사구시 행보를 보이는 소장파들이 늘어날수록 보수는 물론 한국 정치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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