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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돼도 조마조마…황운하·장제원 벌금형에 떨고있다

중앙일보 2020.04.17 05:00
대전시 중구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후보 사무실에서 황후보가 16일 오전 당선이 확정되자 꽃다발을 받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전시 중구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후보 사무실에서 황후보가 16일 오전 당선이 확정되자 꽃다발을 받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직 당선 축하를 받기엔 이른 시점일지도 모른다. 21대 국회에는 이미 검찰에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거나 본인이 수사 대상자인 당선인들이 대거 합류했다. 공직선거법과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기소된 당선인들은 단 몇백만원의 벌금형만 나와도 피선거권과 함께 의원직이 박탈된다. 
 

업무방해 혐의 최강욱 금고형 받아야 의원직 상실

일정 금액 이상 벌금형이면 당선무효되는 與野의원들

여당엔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혐의로 지난 1월 기소된 황운하·한병도 당선인이 그 대상이다. 두 사람은 청와대 하명수사와 후보자 매수에 따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공직선거법상 벌금 100만원이면 피선거권이 5년간 박탈돼 의원직이 날아간다. 국회법상 의원은 피선거권이 없으면 퇴직해야 한다. 야당엔 같은 달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기소된 미래통합당 장제원·송언석·곽상도 등 9명의 당선인이 그 대상이다. 국회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원 이상을 선고받으면 피선거권이 박탈돼 의원직을 상실한다.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당시 폭행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의 박주민·박범계·김병욱 의원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해 준 혐의로 기소된 열린민주당의 최강욱 당선인은 금고형(집행유예 포함) 이상을 받을 경우 의원직을 잃는다. 공직선거법, 선진화법과는 다른 혐의라 피선거권 박탈 기준이 상대적으로 높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가 지난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총선 지지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최강욱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가 지난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총선 지지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기소가 됐지만 총선에 나온 이들은 모두 무죄를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무죄가 나온다면 문제가 없지만, 유죄로 기운다면 벌금 액수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앞서 억울함을 주장했던 이재명(56) 경기지사는 항소심에서, 김경수(53) 경남지사는 1심에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형을 받았다. 20대 국회에서 당선인 중 최종적으로 7명이 대법원에서 당선무효 판결을 받았다. 
 

檢, 靑선거개입 추가 수사 계획 

황운하·한병도 당선인이 기소된 청와대 선거개입 사건은 조 전 장관 사건이 진행 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에 배당됐다. 첫 공판준비기일은 23일이다. 공판준비기일이라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다. 두 당선인은 수사 때부터 검찰을 비판하며 무죄를 주장해왔다. 검찰은 증거가 확실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황 당선인이 2018년 지방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인 송철호 현 울산시장을 당선시키려 그의 경쟁자였던 당시 미래통합당 김기현 울산시장을 겨냥한 표적수사를 했다고 의심한다. 공직선거법은 공무원이 지위를 이용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황 당선인은 직권남용 혐의도 적용됐다. 직권남용의 경우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 상실이다. 울산시장 선거에서 낙선했던 김 전 시장은 이번 총선에서 울산 남구을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한 당선인은 청와대 정무수석 시절 송 시장의 당내 경쟁자였던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게 공직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선거가 끝난 만큼 울산시장 수사와 관련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 전 장관, 이광철 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에 대한 소환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21대 총선 미래통합당 부산 사상 장제원 후보가 선거일 전 마지막 주말인 12일 부산 사상구 럭키아파트 정문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장 후보는 21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연합뉴스]

21대 총선 미래통합당 부산 사상 장제원 후보가 선거일 전 마지막 주말인 12일 부산 사상구 럭키아파트 정문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장 후보는 21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연합뉴스]

선진화법 기소 野의원 23명 중 9명 당선

국회선진화법 재판에는 미래통합당 소속 20대 국회의원 23명이 기소됐다. 의원 신분이 아닌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와 통합당 보좌진 3명을 더하면 27명이다. 23명의 의원 중 21대 총선 당선인은 9명이다. 낙선자가 많다. 나경원·민경욱·이은재 등이다. 

이 재판의 첫 공판준비기일은 2월 1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이환승 부장판사)에서 열렸다. 통합당 측 변호인들은 "(여당 등의) 불법적인 절차를 제압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정당행위를 한 것"이라 항변했다. 두 번째 공판기일은 4월 하순에 열릴 전망이다. 패스트트랙 충돌 당시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민주당 의원은 없다. 
 
4·15 총선 더불어민주당 서울 성북갑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유승희 의원이 지난달 20일 국회 이해찬 대표실 앞에서 성북갑 공천 무효 처리를 요구하며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김영해 당선인 사무실은 지난 1일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뉴스1]

4·15 총선 더불어민주당 서울 성북갑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유승희 의원이 지난달 20일 국회 이해찬 대표실 앞에서 성북갑 공천 무효 처리를 요구하며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김영해 당선인 사무실은 지난 1일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뉴스1]

선거 중 압수수색 받은 김영배 당선인

아직 기소는 안됐지만 수사를 받고있는 여당 소속 당선인도 있다. 서울 성북구갑 김영배 당선인은 부정경선 의혹으로 선거 기간 중 이례적으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검찰은 선거 전엔 정치적중립 논란을 우려해 수사를 자제하는 편이다. 서울 광진을 고민정 당선인도 선관위가 허위사실유포 혐의 등으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두 당선인은 기소될 시 모두 공직선거법을 적용받는다. 벌금 100만원 이상이면 당선무효가 돼 직을 잃는다는 뜻이다.

기소된 이들의 선거 출마에 대한 정치권의 갑론을박은 거세다. 당선무효형이나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아 재·보궐선거를 치르게 되면 그만큼 유권자의 세금이 낭비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를 정치적이라 비판하며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을 내세우는 반론도 만만찮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당선인들에게도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 다만 당선이 됐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는 사고도 곤란하다"고 말했다. 법원의 공정한 판단을 기다려봐야 한다는 것이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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