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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4차 산업혁명시대 나라 먹여살릴 과기계 인사 멸종

중앙일보 2020.04.16 16:42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회의실에서 열린 대한민국미래준비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21대 총선 승리에 대한 국민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회의실에서 열린 대한민국미래준비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21대 총선 승리에 대한 국민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21대 국회가 과학기술 ‘맹’(盲)이 됐다. 15일 치러진 총선 결과 여야를 막론하고 과학기술계 출신 인사들이 대부분 낙마했기 때문이다.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을 비롯 범여권 뿐 아니라. 야당 당선인 중에도 과학기술인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애써 영입한 과기계 후보가 위성 비례정당 후보들의 순위에 밀려나거나, 아예 처음부터 당선이 어려운 후순위 찬밥신세로로 출발한 탓이다.  
 
핵융합발전의 선구자로 이름 높은 이경수 전 국제핵융합실험기구(ITER) 사무차장이 대표적이다. 이 차장은 애초 더불어민주당의 과학부문 인사로 영입돼 비례 8번을 받았지만,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시민단체 인사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18번으로 밀려났다. 비례 위성정당이 없었다면, 국회 입성이 무난한 순번이었다. 개표 결과 더불어시민당의 마지막 비례대표 당선인은 17번인 양경숙(58) 한국재정정책연구원장에서 그쳤다. 더구나, 같은 더불어시민당의 비례 9번으로 당선된 양이원영(49)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총선을 앞두고 SNS에 “핵융합은 세금으로 실현 불가능한 엉터리 연구하는 사기극인데, 그런 걸 연구하는 대표인사를 민주당이 영입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양 당선인은 탈(脫)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육성을 주장해온 시민운동가 출신이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오종택 기자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오종택 기자

미래한국당의 과기계 비례 영입인사인 하재주(63) 전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애초 비례후보 추천 순위 24위를 받아 당선 가능성이 적었다. 미래한국당 비례 당선자는 추천순위 19위인 허은아(47)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장이 마지막이다.
 
21대 국회의원 당선자 중 과학기술계 출신이 전무한 것은 아니다. 미래한국당 비례 9번 조명희(64) 당선인은 원격탐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직 경북대 과학기술대 융복합시스템공학부 교수다. 하지만, 과기계에 따르면, 조 당선자는 과학기술 정책과는 거리가 먼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경북 구미시을 지역구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한 김영식(60) 당선자도 금오공대 총장(2013~2017)을 지냈으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염한웅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회 부위원장은 “21대 총선은 특히 정책이 실종된 선거여서 전문가 집단이 유명무실했다”며 “근본적인 문제는 지금의 주요 정당들이 제대로된 과기정책 또는 혁신정책을 가지고 있지않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이우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과학기술이 주도해서 사회를 이끌어가야 하는데 21대 국회에 과기계를 대표하는 인물이 사실상 없다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당장 국가 연구개발(R&D) 시스템 개혁 등 문제가 산적해있는데, 이를 제대로 심의하고 판단해줄 국민 대표가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최준호 과학ㆍ미래 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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