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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영렬 바로 됐는데…안태근 두달째 사표처리 안 됐다

중앙일보 2020.04.15 05:00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뉴스1]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뉴스1]

이른바 ‘돈 봉투 만찬’ 사건으로 면직 처분 됐다 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가 확정된 안태근(54‧연수원 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사의를 표명했으나 약 두 달이 지나도록 검찰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안 전 국장이 지난 2월 20일 제출한 사표는 56일이 지난 이날까지 처리되지 않고 있다.  
 
면직 취소 판결을 받았던 사안이 중징계 사유에 해당한다며 다시 징계위원회에 회부됐기 때문이다. 검사징계법에 따르면 검찰총장은 징계 정도가 과다하다는 사유로 법원에서 징계 처분 취소 판결을 받은 경우 다시 징계를 청구해야 한다.  
 
앞서 법원은 “안 전 국장이 ‘돈봉투 만찬’ 사건으로 검찰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한 것은 잘못이지만 면직까지 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법무부의 면직처분은 재량권을 일탈한 권한 남용”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이 판단을 받아들였다. 검찰로 돌아온 안 전 국장은 복직 3일 만에 사표를 냈다.  
 
안 전 국장이 중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결정한 건 대검찰청 감찰위원회라고 한다.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참석하는 감찰위원회에서 징계 여부와 수위에 대한 의견을 정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전달하면 윤 총장은 이를 토대로 법무부에 징계를 청구한다. 당시 위원회 내부에서도 안 전 국장 양형에 관해 여러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양형에 따라 사표 처리 가능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공무원 비위사건 처리규정은 징계위원회에 중징계 의결이 요구된 경우 의원면직을 허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경징계에 해당할 때는 징계를 하지 않고 사직서를 수리할 수 있다. 안 전 위원은 면직 바로 전 단계인 정직 6개월의 중징계로 위원회에 회부돼 사표 수리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장의 청구 이후 징계 심의에 착수하는 건 법무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검사 징계위원회의 몫이다. 위원회는 징계 혐의자의 평소 행실과 직무성적을 고려해 징계의 종류와 정도를 정한다. 대검 감찰위원회의 의견도 참고한다.  
 
일각에서는 안 전 국장과 같은 사안으로 면직 처분됐다 승소했던 이영렬(62‧18기) 전 중앙지검장과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지난 2017년 4월 이 전 지검장과 안 전 국장은 검찰 특별수사본부 소속 검사 7명과 저녁을 함께한 자리에서 후배들에게 격려 차원의 돈 봉투를 건넸다. 안 전 국장은 후배 검사 6명에게 70만~100만원씩, 이 전 지검장은 법무부 소속 검사 2명에게 각 100만원을 전했다.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문재인 대통령의 감찰 지시로 당시 법무부는 두 사람을 면직 처리했다.  
 
이 전 지검장은 안 전 국장보다 앞서 면직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해 지난해 1월 복직했고, 하루 만에 사표를 제출했다. 당시 이 전 지검장은 경징계 사안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징계 처분을 받지 않고 옷을 벗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똑같은 사건으로 면직 처분을 받았고, 둘 다 승소 판결을 받았는데 중징계와 경징계로 사안이 다르게 처리되는 건 다분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가영·김수민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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