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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거대한 위기, 기회를 찾아나선 사람들

중앙일보 2020.04.15 00:12 종합 24면 지면보기
임미진 폴인 팀장

임미진 폴인 팀장

서울 성수동의 돈까스 전문점 ‘윤경’은 2월 초 인기 메뉴를 도시락 상자에 담은 밀키트를 만들었다. 코로나 사태로 매출이 눈에 띄게 줄어든 지 일주일만이었다. “한 번도 배달 음식은 만들어본 적이 없었지만, 망설일 겨를도 없었어요. 직원들 월급을 주려면 뭐라도 해야 했죠.” 윤경의 이남곤 대표는 자신의 SNS에 밀키트 사진을 올리고 주문을 받았다. 직접 차를 몰고 서울 시내 곳곳에 배달을 다녔다. “이렇게 2주 동안 10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어요. 직원 세 명 월급을 건졌다는 게 감사했죠.” 하지만 계속 직접 배달을 다닐 수 없었다. 본격적으로 가정간편식을 생산해볼까 하고 고창의 생산 공장을 찾았다. 그곳의 제안으로 지금은 홈쇼핑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뭐라도 해보면 답이 생긴다는 걸 깨닫고 있습니다. 늘 식당만으로는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이 기회에 새로운 길을 찾을 것 같아요.”
 
노트북을 열며 4/15

노트북을 열며 4/15

독서 토론을 하는 사람들을 모아주는 서비스 ‘트레바리’는 2월 하순 이후 오프라인 모임을 열지 못하고 있다. 대신 팀원들이 빠르게 기획해 온라인에서 에세이를 쓰고 대화를 나누는 ‘랜선 트레바리’를 3월 중순 내놓았다. 신청자들은 온라인 메신저를 통해 책과 관련한 질문을 받는다. 질문에 대한 답을 공유하면서 자신만의 에세이를 완성하게 된다. 첫 시도지만 200여명이 서비스를 신청했다. 트레바리의 윤성원씨는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 다음 달에는 더 많은 멤버를 대상으로 랜선 트레바리를 열어보려고 한다”며 “온라인으로 독서 모임을 진행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이들이 거대한 위기에 직면했다. 윤경과 트레바리의 사례를 소개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위기를 이겨내는 방법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길 뿐이다. 그렇게 발버둥 치다 생각하지 못한 기회를 찾을 수도 있다. 얼굴 모양을 스캔해 꼭 맞는 3D 프린팅 안경을 만들어주는 ‘브리즘’은 지난달 3D 프린팅으로 마스크 가드를 생산했다. 얼굴의 곡면 때문에 마스크가 들뜨지 않도록 눌러줘서 미세먼지나 바이러스 침입을 한 번 더 막아주는 장치다.
 
코로나로 많은 것이 바뀔 것이다. 오프라인 사업이 온라인 중심으로, 대면 서비스가 비대면 서비스로 바뀔 거란 전망은 단선적이다. 위기는 점점 더 일상화되고 있고, 다음 위기는 어떤 모습일지 우리는 모른다. 핵심은 이것이다. 우리는 얼마나 제대로 읽을 수 있는가, 얼마나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가, 얼마나 과감하게 변신할 수 있는가. 참고로 늘 오프라인으로 컨퍼런스를 열어 온 폴인은 27~29일 온라인 컨퍼런스를 연다. 마침 주제는 코로나 이후의 경제·산업 전망이다.
 
임미진 폴인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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