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당신의 한표가 역사가 됩니다

중앙일보 2020.04.15 00:03 종합 1면 지면보기
쓰레기통에서 핀 장미. 한국 민주주의의 성장사를 압축한 말이다. 1951년 한국전 당시 외신 기자의 눈엔 이 땅에서 민주주의의 개화(開花)는 불가능해 보이는 미래였다. 그 미래가 현재가 됐다. 그걸 가능케 한 건 곱이곱이 현명한 선택을 해 온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한 표였다. 이는 역대 총선 다음날 중앙일보 지면에서도 확인된다.
  

경제발전·민주화 역사의 고비
국민의 한표 한표가 현재를 이뤄
대한민국 미래는 당신 손에

민심은 심판자이자 균형자, 당신의 현명한 한표를

 
1965~2020

1965~2020

5·16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부의 정당성은 경제가 보장해 줄 터였다. 1965년부터 대통령이 직접 월간 경제동향보고·수출진흥확대회의를 챙겼다. 그로부터 2년 뒤인 7대 총선에서 여당인 공화당은 ‘개헌선’을 넘는 175석 중 130석을 차지했다. ‘경제개발 주식회사’(이장규의 『대통령 경제학』)의 시동이 걸렸다.
 
민심은 때론 배를 뒤집었다. 78년 총선에서 공화당이 68석, 야당인 신민당이 61석을 얻었다. 그러나 득표만 보면 신민당(32.8%)이 공화당(31.7%)보다 16만5209표를 더 얻었다. 견고하던 권위주의 정권 몰락의 시작이었다. 전두환 정권 5년 차에 치러진 12대 총선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치 족쇄에서 풀린 YS(김영삼)·DJ(김대중)의 신민주공화당이 창당한 지 보름도 안 된 선거에서 제1 야당(29.3%)이 됐다. 당시 투표율은 84.6%로, 58년(87.8%) 이래 가장 높았다. 87년 민주화로 가는 서막이었다.

관련기사

 
민심은 심판자이자 균형자이기도 했다. 91년 노태우 대통령과 YS, JP(김종필)의 3당 합당으로 218석의 거대 여당(민주자유당)이 탄생했다. 하지만 1년 후 치러진 14대 총선에서 민심은 다시 민자당(149석)·민주당(97석·DJ)·국민당(31석·정주영)의 다당제로 돌려놓았다. 국회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후 치러진 2004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152석(전체 299석)을 차지했다. 87년 민주화 이후 민주당 계열 정당으로선 초유의 일이었다. 8년에 걸친 보수 우위의 국회를 명실상부한 다당제로 바꾼 건 20대 총선이었다. 한 석 차이였지만 더불어민주당(123석)이 1당이 된 건 그 후 정치 경로를 결정짓는 변수가 됐다.
 
다시 선택의 순간에 섰다. 과거와 달리 민주주의가 후퇴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전 세계에서 울린다. 실제 더는 투표가 중요하지 않다고 믿을 때, 투표 행위가 그저 반복적 의례에 불과할 뿐이라고 넘길 때 민주주의는 죽을 수 있다. 숙고한 한 표가 현명한 민심을 만든다. 당신의 한 표가 역사가 된다. 
 
고정애 정치에디터 ockham@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