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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허송 ‘먹통 온라인개학’…300만 추가개학 어쩌나

중앙일보 2020.04.15 00:02 종합 12면 지면보기
2차 온라인 개학을 이틀 앞둔 14일에도 학습 플랫폼들이 접속 장애를 겪었다. [인터넷 캡처]

2차 온라인 개학을 이틀 앞둔 14일에도 학습 플랫폼들이 접속 장애를 겪었다. [인터넷 캡처]

초·중·고교 2차 온라인 개학을 이틀 앞둔 14일 온라인 학습 사이트에서 잇따라 접속 지연 문제가 발생했다. 교육부와 유관 기관들이 급히 점검에 들어가고 시스템 확충 작업에 나섰지만 312만여 명의 학생이 2차 온라인 개학을 하는 16일엔 또 다른 문제가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교육계에서는 정부가 촉박하게 온라인 개학을 시행한데 따른 예견된 사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EBS 등 사이트 잇단 접속 지연
엄마들 “오전 내내 새로고침 버튼”

교육부 결정 늦어 서버 점검 실기
“3월 개학 연기 때 준비했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교육부가 처음 개학 연기를 결정한 것은 지난 2월 말이었다. 교육부는 그로부터 한 달간 개학을 추가 연기하다가 3월 31일 온라인 개학을 발표했다.
 
온라인 개학의 핵심 플랫폼은 EBS가 운영하는 ‘EBS온라인클래스’와 한국교육정보학술원(KERIS)이 운영하는 ‘e학습터’다. 이들 플랫폼의 본격적인 온라인 개학 준비는 이달에서야 시작됐다. EBS와 KERIS에 각각 3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서버가 구축된 것이 6일이었고, 불과 3일 뒤인 9일에 1차 온라인 개학을 했다.
 
9일 개학 첫날부터 EBS온라인클래스는 먹통이었다. EBS가 접속 장애를 일으키는 장치를 제거했지만 13~14일에 또다시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e학습터도 서버 용량을 대폭 늘렸지만 14일 오전 로그인이 되지 않는 문제를 겪었다. 초등학생 학부모 이모씨는 “시범수업을 하는 날이라 오전 9시까지 출석체크를 하라는데 접속이 안돼서 오전 내내 ‘새로고침’ 버튼만 누르고 있었다”며 “결국 선생님도 접속이 안돼 수업이 진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각 기관은 지난 주말에도 점검을 했지만 이번주 초부터 연일 문제가 나오고 있다. 김진숙 KERIS 교육서비스본부장은 “비유를 하자면 100평짜리 아파트를 500평으로 늘리는 것은 완료했지만 문의 크기를 어떻게 할 것인지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조정 중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16일 2차 온라인 개학에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여지도 남아있다. 김 본부장은 “지금까지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15일까지 조치를 완료할 수 있지만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동시접속자 300만 명을 받아들이려면 혹시 모를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BS도 15일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온라인클래스 점검을 진행한다. 김광범 EBS 학교교육본부장은 “3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서버를 100개로 분산해서 300만 명까지 로그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혹시 몰라 오늘 중 서버 부하 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교육계에선 한 달간 개학을 연기하면서 정부가 온라인 수업에 미리 대비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성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통신 인프라가 안정되지 않으면 온라인 수업에 대한 어떤 논의도 무의미해진다”며 “정부가 3월에 온라인 수업 가능성에 대비했어야 하는데 실기했다”고 말했다.
 
유병민 건국대 교수(교육공학)는 “네트워크는 한계가 있는데 단순히 물리적 하드웨어를 확충한다고 해도 처리하는 기술과 수준에 따라 결과가 다르다”며 “단기간 준비로 모든 학생을 모아 기존 수업처럼 운영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역사에 없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안정화 기간이 필요하다”며 “미리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노력하고,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2차 온라인 개학에 앞서 시·도 교육청을 통해 28만2000여 명에게 스마트 기기 대여를 했다고 밝혔다.
 
남윤서·남궁민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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