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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빈 재판 맡은 이현우 부장판사, 과거 성범죄 판결 어땠나

중앙일보 2020.04.14 19:52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지난달 25일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이날 경찰은 국민의 알권리, 동종범죄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차원에서 신상을 공개했다. [중앙포토]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지난달 25일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이날 경찰은 국민의 알권리, 동종범죄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차원에서 신상을 공개했다. [중앙포토]

박사방 조주빈(25)의 재판장이 결정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아동·청소년 음란물 제작 및 배포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조주빈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0부(이현우 부장판사)에 배당했다고 14일 밝혔다. 조씨의 재판부는 무작위 전자배당 방식에 따라 결정됐다. 

이현우 부장판사, 변호사협회 우수법관 이력

n번방 사건의 또 다른 피의자인 '태평양’ 이모(16)군의 재판장이었던 오덕식(52) 부장판사가 교체되는 등 조주빈의 재판장을 두고 관심이 집중돼왔다. 중앙일보는 조주빈의 재판을 맡게 된 이현우(50) 부장판사의 앞선 성범죄 판결들을 확인해봤다. 이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에 검찰 구형보다 더 높은 형량을 선고하기도 했다. 10년형이 넘는 중형을 선고한 경우도 수차례 있었다. 하지만 합의나 피고인의 반성을 이유로 성범죄 형량 하한선보다 낮은 형량을 선고한 경우도 있었다.
 

조주빈 재판장의 중형

이 부장판사는 2016~2018년 청주지법 근무시절 전자발찌를 찬 채로 초등생을 수차례 성추행한 60대 성추행범에게 검찰의 구형(12년)보다 높은 15년형을 선고했다. 검찰의 구형보다 판사의 선고 형량이 더 높은 것은 흔치 않다. 이 부장판사는 10대 친딸을 상습 성폭행한 아버지에게 징역 15년을, 10대 지적장애 여성을 상습 성폭행한 50대에게도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구직면접 여성들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성폭행한 20대 학원장도 징역 13년을 받았다. 성범죄에 대한 법원의 형량이 낮다는 지적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을 비교적 중형에 처한 것이다.
 
'조주빈·공익·태평양' 기소 혐의.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br〉〈br〉

'조주빈·공익·태평양' 기소 혐의.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br〉〈br〉

이 부장판사는 자신의 친딸을 성폭행한 아버지에게 "피고인은 자신이 아니면 보호할 사람이 없는 상황을 이용해 피해자에게 장기간 강제적 반인륜적 범행을 저질렀다"고 질타했다. 80대 장모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50대 남성에게도 징역 4년을 선고하며 "피해자가 극심한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이 상당했을 것"이라 지적했다.
 

조주빈 재판장의 감형  

이 부장판사가 아동·청소년 성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에게 권고형 하한선보다 낮은 형을 선고한 경우도 있었다. 이 부장판사는 가출한 10대 청소년을 재워주겠다며 돈을 주고 성관계를 한 20대 대학생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 부장판사는 "청소년을 성적 쾌락의 도구로 이용한 성범죄가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고인이 깊히 반성하고 있는 점을 감형사유로 들었다. 
 
10대 여학생을 집단 성폭행하고 범행 장면을 SNS에 올린 대학생과 고등학생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기도 했다. 이 부장판사는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하고 모두 소년법상 소년이었을 때 범행을 저지른 점을 참작했다"고 말했다. 이 부장판사의 형량은 각 사건마마다 피고인의 반성 및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 등에 따라 나뉘었다.  
 
텔레그램 '박사방'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부따' 강모씨가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뉴스1]

텔레그램 '박사방'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부따' 강모씨가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판결문과 그 형량만으로는 성범죄 사건의 모든 것을 담아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판결문에 드러나지 않은 방대한 사건기록 속에 판사의 고민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선 피고인과 피해자의 합의 여부도 성범죄 양형에 중요한 변수라 말한다. 합의 과정에서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범행 정도에 따라 수백만~수천만원, 최대 억 단위의 위자료를 지급한다.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한 평판사는 "성범죄 재판에서 판사가 검찰보다 더 높은 형량을 선고하는 것이 드물긴 하다"고 말했다.
 

우수법관 선정 이력  

이 부장판사는 2019년 수원지법 안양지원 근무 시절 경기중앙변호사회가 선정한 4명의 우수법관 중 한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현 전 대한변협 회장은 "각 지방 변호사회의 우수법관평가는 엄밀한 평가를 거쳐 선정된다"고 말했다. 이 부장판사는 n번방 관련 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 배포·제작 혐의로 기소된 전직 공무원 A씨의 사건도 맡고있다. 지난 10일 파면된 A씨는 지난달 2일과 16일, 30일에 재판부에 잇달아 반성문을 제출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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