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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탄희 작성 문건에 “이수진이 ‘중간 역할’했다" 발언 적혔다

중앙일보 2020.04.14 19:40
더불어민주당 서울 동작을 국회의원 후보인 이수진 전 판사. 변선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서울 동작을 국회의원 후보인 이수진 전 판사. 변선구 기자

양승태 대법원의 피해자라 주장하며 4·15 총선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이수진 전 부장판사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과 국제인권법연구회 사이에 '중간 역할을 했다'는 이탄희 전 판사의 전언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이 전 상임위원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가담한 혐의로 양 전 대법원장,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과 함께 기소된 상태다. 이 전 부장판사 측은 "중간자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수 없다. 검찰이 재판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흘리며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수진 "검찰이 확인되지 않은 사실 흘려, 선거개입"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 윤종섭)의 심리로 열린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서증조사에서 검찰은 이런 내용이 담긴 자료를 공개했다. 변호인과 필요한 증거를 조사하는 절차의 일환이었다. 이날 검찰이 공개한 자료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태를 처음 알린 이탄희 전 판사가 2017년 대법원 진상조사위원회 조사를 받으면서 작성한 표였다. 이 전 판사는 당시 자신의 휴대전화 문자와 수첩, 달력 등을 토대로 주변 사람들과 나눈 대화 등을 날짜별 표 형태로 만들었다.
 
이 표에는 같은 해 1월 이 전 판사가 이수진 전 부장으로부터 "행정처 높은 분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공동학술대회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적혀있다. 이 통화는 양승태 대법원에서 2017년 1월 국제인권법연구회 소모임인 '인권보장을 위한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 학술대회를 저지하려 했다는 의혹과 관련돼 있다. 인사모는 당시 법관 인사제도 등에 대한 학술대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날 검찰이 공개한 이 전 판사의 표에 따르면 이 전 부장판사가 학술대회 개최를 우려하는 법원행정처의 의중을 이 전 판사에게 전달했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

이탄희 전 판사는 학술대회가 끝날 때에도 이수진 전 부장판사에게 연락을 받은 내용을 표에 적었다. 이 전 판사는 이수진 전 부장판사가 통화에서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과 논의를 했었다" "내가 중간 역할을 많이 했다"는 말 등을 회고했다. 다만 이 전 부장판사의 '중간 역할'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이 전 판사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수진 전 부장판사는 이탄희 전 판사와 같은 국제인권법 소속 판사였다. 이 전 부장판사 측은 "직장 상사이자 선배인 이 전 상임위원의 입장을 인사모 동료들에게 전달했을뿐이다. 당시 이 전 상임위원에게 '학술대회를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수진 전 부장판사와 이탄희 전 판사는 모두 이번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영입한 인사다. 이 전 부장판사는 서울 동작을에, 이 전 판사는 경기 용인정에 각각 출마했다.

김수민·박태인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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