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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임수경 방북 문건’ 정보공개청구 안 받아들여

중앙일보 2020.04.14 19:06
1989년 8월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 참가를 위해 방북한 임수경씨가 평양 대동강변에서 평양 시민의 환영을 받고 있다. [중앙포토]

1989년 8월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 참가를 위해 방북한 임수경씨가 평양 대동강변에서 평양 시민의 환영을 받고 있다. [중앙포토]

 
외교부가 지난달 31일 비공개 결정했던 1989년 ‘임수경 방북 사건’ 관련 외교문서에 대해 재차 공개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14일 내렸다. 

14일 "비공개 결정에 문제 없다" 취지 회신
보수성향 한변, "불복 행정 소송 내겠다"

 
보수 성향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은 지난 1일 외교부를 상대로 "관련 문서 일체를 공개하라"며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소식통들의 말을 종합하면 외교부는 14일 한변에 “해당 문서들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법 제9조 상의 비공개 대상이 됐으며, 관련 법률에 따라 해당 문건은 5년 뒤에 공개 여부를 재심의할 수 있다”고 했다. 비공개 결정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정보공개법은 공공기관이 보유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되, 9조에서 ‘국가안보, 통일·외교 관계 사항으로 공개되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성명, 주민번호 등 개인의 사생활 침해가 우려되는 경우’ 등에 한해 비공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1994년 아르헨티나 5월 광장 어머니회 소속 회원들이 임종석 전 전대협 의장과 방북한 임수경씨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1994년 아르헨티나 5월 광장 어머니회 소속 회원들이 임종석 전 전대협 의장과 방북한 임수경씨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앞서 외교부는 89년도를 중심으로 30년이 지난 주요 외교문서 24만 건의 기밀을 해제하고 원문을 공개했다. 노태우 대통령과 프랑스 국방부 장관의 회담록 등 최고위급에서 생산된 문서들도 이번 공개 대상에 포함됐지만, 임씨의 방북과 관련된 문서 160여 쪽은 비공개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당시 임씨 방북 사건에 관여한 전대협 간부들 가운데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현 정부 실세들이 포함돼 외교부가 눈치 보기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외교문서 공개는 외부 심사위원들의 심사와 외교부 담당 부서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정치적 고려가 들어간 판단이 전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연장선상에서 정보공개청구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정보공개청구로 외교부의 비공개 결정이 뒤집힌 전례는 거의 없다고 한다.
 
이에 한변 측은 “즉시 불복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변은 1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은 임수경 방북 과정에서 전대협이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 헌법상 알 권리가 있다”며 “총선에서의 정치적 유불리에 좌우될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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