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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초 영상' 시대에…'1시간 영상'에 꽂힌 인스타그램 전략

중앙일보 2020.04.14 17:20
인스타그램의 전 공동창립자 케빈 시스트롬이 2018년 IGTV를 공개하는 모습.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의 전 공동창립자 케빈 시스트롬이 2018년 IGTV를 공개하는 모습.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모회사로 둔 인스타그램이 '유튜브'의 성공 방정식에 꽂혔다. 13일(현지시각) 미국 IT전문매체 버더지는 인스타그램이 영상전문서비스 IGTV(인스타그램TV)앱을 전면 개편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영상에 검색을 넣고, 영상 크리에이터와 광고 수익 배분을 추진하는 등 유튜브와 유사한 전략을 들고 나왔다. 영상 길이도 '롱폼(Long-form)'을 앞세웠다. 틱톡(바이트댄스), 바이트(트위터), 탄지(구글) 등 글로벌 IT기업이 10초에서 1분짜리 숏폼(Short-form 짧은) 비디오에 집중하는 가운데 이례적인 변화다.

 

영상도 검색 시대

눈에 띄는 개편은 '검색(Discover)' 탭의 추가다. 그동안 IGTV는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우한 사용자의 영상과 인기 영상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개편으로 검색이 가능해졌다. 세계 1위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는 검색으로 크리에이터와 사용자를 끌어 모았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는 '구글링' 대신 유튜브에서 검색하는 것이 일상일 정도다. 나스미디어의 2019 인터넷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국내 10대 청소년 인터넷 사용자 10명 중 약 7명은 유튜브를 검색 채널로 활용한다. 인스타그램 측은 "검색 탭을 사용하면 더 빨리 원하는 콘텐츠를 찾아볼 수 있고, 앱 사용 빈도도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인스타그램의 동영상 전문 서비스 IGTV [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의 동영상 전문 서비스 IGTV [인스타그램 캡처]

"광고 수익 나눠줄게, 여기서 놀아"

인스타그램이 IGTV에서 시험 중인 광고도 주목할 부분이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14일 인스타그램의 IGTV가 창작자와 수익 공유를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유튜브와 달리 인스타그램에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수익 공유 방침이 없어 디지털 스타들이 진입하지 않았었다"며 "IGTV가 수익 공유를 통해 영향력 있는 크리에이터 확보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미국 IT 전문지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IGTV의 수익 배분형 광고도 유튜브의 전략가 유사하다. 창작자와 수익 배분비율도 유튜브와 같은 55%로 알려졌다.
 

숏폼보다 롱폼

인스타그램의 동영상 전문 서비스 IGTV [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의 동영상 전문 서비스 IGTV [인스타그램 캡처]

IGTV는 허가된 사용자에게 최대 1시간 길이의 롱폼(long form) 영상을 올릴 수 있게 허용한다. 일반 사용자들이 IGTV에 10분 이내 영상을 주로 올려 숏폼 플랫폼으로 비치지만, 인스타그램의 생각은 다르다. 출시 당시 인스타그램은 "IGTV는 롱폼 비디오를 업로드 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특성을 가졌다"고 강조했었다. 지난해 말 인스타그램이 '릴스(Reels)'라는 15초 숏폼 비디오 플랫폼을 새로 선보인 것도 IGTV와 숏폼 시장을 구분하겠다는 의미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회사 타쿠미 그룹의 메리 케인 도슨 대표는 "IGTV의 영상은 15분~30분 정도의 길이 영상이 대다수"라며 "긴 형식의 영상을 통해 인스타그램이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  

 

페이스북의 고민, IGTV가 미래? 

인스타그램의 변화는 모회사 페이스북의 고민과 닿아 있다. 페이스북 매출의 98%는 광고. 최근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페이스북의 영향력이 주춤하며 새로운 수익 창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페이스북 전체 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한 인스타그램(지난해 매출 200억달러, 약 23조원)이 '사진 플랫폼'을 넘어서서 영상 시장으로 전환한다면 페이스북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질 수 있다. 
 
IGTV가 첫선을 보인 건 2018년 6월이다. 10억명에 달하는 인스타그램 사용자에도 불구하고 IGTV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지난 1월에는 인스타그램 앱에서 IGTV 버튼이 퇴출 당하기도 했다. '인스타그램 영상은 실패'라는 비난도 들었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의 영상 잠재력을 저평가하긴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에 올릴만한)'한 영상은 틱톡의 '재미'나 유튜브의 '다양함'과는 또 다른 영역이라서다. 더버지는 "인스타그램은 IGTV를 '비디오의 미래'라 생각하고 있다"며 "크리에이터를 모으고, 콘텐트를 쉽게 검색할 수 있게 하는 시도는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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