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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실업 31배 폭증…남의 일 아니다, 정부 월내 고용대책 발표

중앙일보 2020.04.14 16:18
지난달 16일 오후 광주 북구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실업급여 신청 창구 앞에 신청자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6일 오후 광주 북구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실업급여 신청 창구 앞에 신청자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 석 달째 접어들면서 경제정책 초점이 일자리 대책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달 초순 수출이 두 자릿수(-18.6%) 감소한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내수 경기가 크게 위축하면서 대량 해고 사태 발생 가능성을 키우고 있어서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도 고용 안전망 정비 등 정부의 정책 대응을 주문했다.
 

정부, 이달 고용 대책 발표 

1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는 정부는 이르면 이달 중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고용 안정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책 방향은 크게 세 가지다. 고용 유지, 실업, 고용보험 사각지대 지원 대책 등이다. 임서정 고용부 차관은 "관계기관과 함께 큰 틀에서 대책을 논의 중이고 조만간 내놓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이 지난 1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고용행정통계로 본 '2020년 3월 노동시장 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이 지난 1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고용행정통계로 본 '2020년 3월 노동시장 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미국처럼 실업 폭증할까 

최근까지 한국의 구직급여(실업수당) 신청자는 미국보다는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달 첫째 주(3월29일~4월4일) 미국의 실업보험 신청자는 660만6000명으로 지난달 첫째 주(3월1일~7일) 신청자(21만1000명)보다 31배 폭증했다. 반면 한국은 지난달 15만6000명이 구직급여를 신청하면서 전월 대비 45.8% 증가했다. 이 같은 차이는 한국과 미국의 해고 정책이 다른 데서 비롯한다. 임 차관은 "미국에선 기업들이 경기가 나쁘면 특별한 이유 없이 해고하지만, 한국에선 한 달 치 해고수당을 지급해야 하고 해고에 앞서 가급적 휴업 상태를 거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실업자가 폭증하고 있는 미국 상황을 '강 건너 불구경'할 때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한국의 해고 절차가 까다롭다고 해서 경기 침체와 기업 부실에 따른 실업까지 줄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생계가 급한 실업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기도 어려워진다. 고용 유지와 실업자 소득 지원 대책이 곧 방역 정책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미국의 올해 실업보험 신청자.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미국의 올해 실업보험 신청자.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한국의 구직급여(실업급여) 신청자.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한국의 구직급여(실업급여) 신청자.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노동硏 "일자리 유지 최우선"

한국노동연구원은 이날 발간한 '코로나19 대응 고용정책 모색' 보고서에서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 유급 휴직 등을 활용한 일자리 유지 정책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숙련 노동 유지로 기업 경쟁력을 지키면서도 실업자 지원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기업에 임대료 등 각종 비용을 지원하고 무급 휴직자에도 실업급여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수고용노동자(특고)나 예술인 등도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미국·영국·독일·이탈리아 등 해외에서도 코로나에 대응한 일자리 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미국은 중소기업에 인건비·임대료·금융비용 해소를 위한 대출을 지원하고 고용을 유지하는 곳에는 부채를 탕감하는 정책을 내놨다. 영국은 근로자에게 유급 휴직을 제공하는 기업에 석 달 치 임금의 80%를 지원한다. 이탈리아도 60일간 해고를 금지하고 노동자 임금의 80%를 정부가 보전한다.
 
이병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영국·프랑스 등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대량 실업을 경험한 유럽 국가들이 고용 유지 정책을 추진하는 이유는 향후 빠른 경기 회복의 원동력이 일자리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코로나19 일자리 대책.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해외 코로나19 일자리 대책.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코로나 이후 환경도 대비해야" 

일자리 정책도 장·단기 시나리오로 나눠 접근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김동원 전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경기침체 국면에선 민간에서 일자리가 나오기 어렵기 때문에 자가격리·방역 등 현장 수요에 따라 단기 공공 일자리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코로나 이후 달라진 산업 환경에 대비한 일자리 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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