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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량 납품했는데 개학 연기로 돈 못받아…교복업계 “우리도 죽을 맛”

중앙일보 2020.04.14 14:4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불똥이 교복 제작 업체로 번졌다. 결제 대금을 받지 못해 도산 위기에 처한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2018년 서울 서대문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교복 나눔장터행사. 중앙포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불똥이 교복 제작 업체로 번졌다. 결제 대금을 받지 못해 도산 위기에 처한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2018년 서울 서대문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교복 나눔장터행사. 중앙포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내 교복 업계도 위기도 처했다. 개학 지연으로 이미 제작한 교복을 학생이 확인해 전달받는 과정을 하지 못하면서 연쇄 도산 위기에 처한 교복 기업과 대리점이 속출하고 있다.
 
14일 한국학생복산업협회에 따르면 전국 교복업체는 계약 물량을 전량 납품했지만 대금을 결제받은 비율은 24.1%(3월 31일 기준)에 그쳤다. 주문받은 교복은 납품했지만 학생이 학교에 갈 수 없게 되면서 교복 상태를 확인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19를 계기로 중소 교복 제작 업체 중 최소 6곳이 문을 닫았다. 특히 교복 판매 대리점 557곳(협회 가입 기준)이 개점휴업 상태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현재 교복 제작·생산 업체는 시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빅4(스마트·엘리트·스쿨룩스·아이비)를 포함해 50여곳에 달한다.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4000억원으로 이 중 2800억원은 무상교복 지원 사업에서 나온다. 
 
교복 산업은 학생 수 감소 등에 따라 2014년 시장규모 4000억원에서 하향 추세를 그리면서 2018년 250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무상으로 교복을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대폭 늘어 ‘반짝 특수’를 누렸다.  
 
코로나19는 이렇게 회복 중이던 교복 업계에 찬물을 끼얹었다. 물건을 제작해 이미 납품한 상태에서 대금이 들어오지 않자 인건비는 물론 각종 어음 결제, 임대료, 원부자재 비용 지급이 연쇄적으로 중단됐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동복 납품을 마치고 하복 생산에 들어가야 하는데, 원부자재를 구매할 자금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당장 현장에선 4~5월 여름 교복 생산이 어렵다는 호소가 이어진다.  
 
답답하긴 일선 학교도 마찬가지다. 대금 결제를 미루는 것은 학생이 등교하지 않아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학교는 교복을 나눠주고 학생이 문제가 없다고 확인해야 대금을 지급할 수 있다. 일부 교육청에서 학교에 교복 대금 결제 관련 협조 공문을 발송했지만, 대부분의 학교는 여전히 난색을 보인다. 행정 절차를 생략하고 지급했다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유낙열 한국학생복산업협회 전무는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당국이 직접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 당국이 직접 ‘교복 대금 분할 결제’, ‘사후 품질 확인’과 같은 실질적인 방법을 마련한 뒤 일선 학교에 알려주라는 것이다. 또 “국가적 재난 사태 속에서 교복산업 붕괴를 막기 위해 관계 기관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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