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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끼는 조건만남, 관전자 모으려 삐라 뿌렸다···박사방 재구성

중앙일보 2020.04.14 11:5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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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개가 넘는 조주빈(25‧구속기소)의 성착취물 채팅방은 어떻게 운영됐을까. 피해자들을 꾀어낸 미끼는 ‘조건만남’이었다. ‘관전자’들을 모으기 위해 홍보용 ‘삐라’(홍보용으로 편집된 성착취 영상)도 뿌려졌다. 검찰은 이를 위해 역할을 나눈 조씨 일당을 일종의 ‘유기적 결합체’로 본다.  

 

검찰 말한 ‘유기적 결합체’, 의미는

검찰 수사 결과 박사방 운영진은 크게 ▶피해자 물색·유인 ▶성착취물 제작 ▶성착취물 유포 ▶수익금 인출 및 전달 등 네 부류로 나눠진다.  
 
박사방 운영자들은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등 SNS에 ‘고액 아르바이트’, ‘조건만남’ 등의 광고를 올렸다. 피해자가 응답하면 아르바이트에 신분 확인이 필요하다면서 신분증을 전송받아 개인정보를 확보하고, 사회복무요원 등을 통해 주소와 연락처 등도 알아냈다. 이어 피해자가 조건만남 등을 찾는다는 사실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성착취 영상물을 전송받았다.

 
박사방에서 일정 등급 이상 회원이 되려면 조씨에게 자신의 신상과 금품을 제공해야 했고, 내부 규칙을 어기면 신상 공개 등 불이익이 주어졌다. 수익금 인출을 담당한 회원은 일정액을 받았다. 조씨 측도 ‘박사’인 조씨를 비롯해 ‘부따’ 강모(18)군, ‘이기야’ 이모 일병, ‘사마귀’ 등이 운영진급이고 미성년자인 조씨의 여자친구도 종종 돈을 나르는 역할을 했다고 했다.  
 
조주빈 범행 체계 그래픽 [연합뉴스]

조주빈 범행 체계 그래픽 [연합뉴스]

검찰은 이러한 형태의 범행을 저지른 조씨 일당을 ‘유기적 결합체’로 본다. 수사팀은 “공범에 대해 역할 분담을 확인했다”며 “범죄단체조직죄 적용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범죄단체조직죄가 인정되면 조직 내 지위와 상관없이 조직원 모두 같은 형량으로 처벌받는다. 조씨와 운영진 뿐만 아니라 회원까지 최대 무기징역으로 처벌받게 되는 것이다. 
 
한 현직 검사는 “범죄단체조직죄가 적용되면 일당 내부에서 주고받은 돈을 모두 범죄수익으로 보고 환수할 수 있기 때문에 조씨 일당의 범죄수익 몰수도 보다 수월해진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계좌를 들여다볼 수 있는 비밀번호인 ‘암호키’키와 관련해서는 검찰 조사에서 함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주빈 측, ‘범죄단체’ 아니다

조씨 측은 ‘범죄단체조직죄’를 부인한다. 조씨측의 논리는 범죄수익을 배분했다고 보기 어렵고 지휘·통솔 체계도 없었다는 것이다. 박사방 전체를 ‘범죄단체’로 보기 위해서는 ‘공동의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사실 각자의 입장이 다양했다는 게 조씨 측의 주된 주장이다. 유료 회원과 조씨가 범죄수익을 공유한 게 아니라 유료 회원들은 성착취물을 볼 목적으로 조씨에게 일방적으로 돈을 지불하는 구조였다는 것이다. 따라서 범죄수익의 배분이 애초부터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지휘·통솔은커녕 서로 배신하고 복수하는 경우도 많았다는 주장도 펼친다. 일례가 무고죄다. 지난 13일 조씨가 기소된 14개 혐의 중 하나인 무고죄의 내용은 자신이 운영하는 박사방과 적대 관계에 있는 닉네임 ‘미희’의 신상을 알아내 성착취 피해 여성으로 하여금 ‘미희’를 강제추행죄로 허위 고소하게 한 것이다. 이 역시 출발은 배신이었다는 게 조씨측의 주장이다.  
텔레그램 '박사방'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부따' 강모군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뉴스1]

텔레그램 '박사방'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부따' 강모군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조씨는 원래 텔레그램 성착취방 중 하나인 ‘완장방’ 운영진 중 한 사람이었던 닉네임 ‘미희’가 박사방 회원들을 상대로 ‘몸캠피싱’을 하자 앙심을 품고 복수를 계획했다고 한다. 이에 조씨는 미리 섭외해둔 성착취 여성을 통해 ‘미희’에게 지하철에서 관심 있는 척 다가가 전화번호를 받는 수법으로 ‘미희’의 인적사항을 알아냈다고 한다. 이후 조씨는 이 여성으로 하여금 ‘미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강제추행죄로 ‘미희’를 허위고소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운영진 중 한명이었던 출금책 ‘부따’ 강군이 이 범행을 도왔다고 한다.  
 
그러나 강군 역시 이후에는 조씨를 배신했다는 게 조씨 측의 주장이다. 성착취물 채팅방은 생겼다 사라졌다가 여러차례 반복될 뿐만 아니라 배신과 복수도 난무할 정도로 느슨한 관계였기 때문에 ‘범죄단체’로 보기 어렵다는 논리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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