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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이다영 쌍둥이, 흥국생명에서 뭉쳤다

중앙일보 2020.04.14 09:07
흥국생명의 핑크 유니폼을 함께 입게 된 이재영-이다영. [사진 흥국생명]

흥국생명의 핑크 유니폼을 함께 입게 된 이재영-이다영. [사진 흥국생명]

네트 건너로 마주봤던 쌍둥이가 드디어 뭉쳤다. 여자배구 FA 최대어 이재영·이다영(24)이 흥국생명과 나란히 계약했다.
 
흥국생명은 14일 자유계약선수(FA) 이재영, 이다영 자매와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레프트 이재영은 총액 6억원(연봉 4억원, 옵션 2억원), 세터 이다영은 총액 4억원(연봉 3억원, 옵션 1억원) 각각 3년 계약했다. 흥국생명은 "승부처에서의 해결사와 무게중심을 잡아 줄 선수가 동시에 필요했다. 이번 영입은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인 구단의 진심이 통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배경을 전했다.
 
국가대표 세터 김경희 씨의 딸인 이재영과 이다영은 선명여고 시절까지 같은 팀에서 뛰었다. 2013년엔 나란히 국가대표로 발탁되기도 했다. 그러나 프로에 입단하면서 두 선수는 갈라졌다. 이재영은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 이다영은 2순위로 현대건설의 지명을 받았다.
네트를 너머 마주했던 이다영과 이재영. 이제는 같은 팀에서 뛴다. [연합뉴스]

네트를 너머 마주했던 이다영과 이재영. 이제는 같은 팀에서 뛴다. [연합뉴스]

프로 무대에선 다소 희비가 엇갈렸다. 이재영은 신인왕에 오른데 이어 2015-16시즌엔 베스트 7(레프트)에 선정됐다. 그리고 이듬해엔 데뷔 3년 만에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했다.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며 2016 리우 올림픽,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반면 이다영은 팀내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큰 두각을 드러내진 못했다.
 
그러나 이다영은 빠르게 성장했다. 세타로서 큰 키(180cm)와 뛰어난 순발력을 활용해 리그 정상급 세터로 도약했다. 17-18 시즌부터 3 연속 베스트 7 세터상을 수상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부임한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전 세터를 맡아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기여했다. 나란히 FA 자격을 얻은 자매는 공공연하게 '한 팀에서 뛰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리고 이다영이 흥국생명으로 이적하면서 마침내 한솥밥을 먹게 됐다.
 
이다영은 “언니와 함께 뛰는 것도 나에게는 큰 의미이지만 박미희 감독님의 리더십과 흥국생명만의 팀 분위기가 이적을 결심하게 만든 가장 큰 이유였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재영은 “나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은 구단에 감사한다. 좋은 성적으로 응원해준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쌍둥이가 같은 팀에서 뛰는 건 어려워보였다. 연봉 최고액은 샐러리캡(구단 연봉 합계) 총액의 25%이기 때문이다. 2019-20시즌 샐러리캡 한도는 14억원이었고, 연봉 총액 제한도 3억5000만원이었다. 이재영과 이다영의 몸값을 감안하면 동시 계약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20-21시즌을 앞두고 샐러리캡 총액이 23억원으로 향상됐고, 개인 최고연봉도 7억원(승리수당 별도)으로 향상됐다. 그러면서 쌍둥이가 같은 팀에서 뛸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졌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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