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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정 안정”이냐 “정권 독주 견제”냐…유권자의 손에 달렸다

중앙일보 2020.04.14 00:05 종합 30면 지면보기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내일이다. 코로나 사태로 선거 쟁점과 이슈가 조명받지 못해 ‘깜깜이 선거’가 돼 버렸지만 이번 총선의 의미는 각별하다. 전 세계적 이변을 목격하고 있듯이 이미 세상은 ‘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비단 개인 삶의 변화뿐 아니다. 소비와 생산 활동, 경제·사회·환경·문화, 나아가 국제 질서까지 송두리째 바뀌는, 말 그대로 문명사적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총선 결과는 조국 사건, 윤석열 거취에도 영향 줄 듯
코로나 후유증 치유, 경제·법치 되살릴 전기 삼아야

전 지구적 차원의 대변동에 주도적으로 대응하려면 미래 비전과 실천력을 갖춘 새로운 정치 리더십이 충전돼야 한다. 15일의 총선은 그 마중물이 될 선량을 뽑는 선거다. 크게 봐선 문재인 정부의 지난 3년간 정책 기조와 철학을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실정은 바로잡고 무너져내린 견제와 균형을 되살릴 것인지를 결정하는 분수령이다. 국난 극복을 위한 안정론을 들고나온 여당을 택할 것이냐, 통합당 등 야당의 정권 독주 견제론에 힘을 보탤 것이냐의 대결이다. 국가 장래가 걸린 중대한 선택의 기로다.
 
민주당은 “150석 넘는 과반의석을 만들어야 개혁 과제를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다”(이해찬 대표)고 말한다. 소득주도성장·탈원전·부동산 정책에 이어 검찰·언론개혁을 완수하려면 안정 의석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투표 결과를 봐야 하겠으나 코로나의 극복이 정부의 성과로 받아들여지면서 선거 판세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분석이다.
 
통합당은 정권견제론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행정부와 사법부 장악에 이어 민주당이 국회에서도 과반을 차지하게 되면 정권의 독주와 전횡을 막을 길이 없게 된다는 논리다. 만약 “범진보를 합치면 180석도 가능하다”(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는 장담이 현실화되면 여당은 국회의장직을 차지하고 공수처장 임명권은 물론 국회에서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하면 앞으로 정말 겪어보지 못한 문재인 독재가 시작된다. 독재를 막도록 통합당에 기회를 달라”(유승민 의원)는 호소가 잇따르는 이유다.
 
총선 결과에 따라선 조국 일가 비리,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나아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거취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종인 위원장은 어제 유세에서 “검찰이 강도 높게 이를 수사하니까 수사팀을 해체해 버렸다”며 “이런 걸 놓고서 공정사회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나. 윤 총장을 어떻게 다시 살려볼까 한다”고 말했다. 전날엔 “조국 바이러스와 밀착된 사람들을 이번 기회를 통해 사회적으로 격리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번 총선은 허약해질 대로 허약해진 경제 체질을 바로잡아 경제 기조를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국 경제는 ‘코로나 쓰나미’가 아니더라도 이미 수출·내수·고용 모두 빨간불이 켜진 지 오래다. 3년여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실험과 친노조·탈원전 노선이 부른 부작용이 경제에 깊은 주름을 드리웠다. 지역·업종을 불문하고 각 부문이 깊은 기저질환을 앓고 있다는 게 각종 지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내일 총선은 글로벌 생존 경쟁에서 대한민국이 다시 도약하느냐, 아니면 이대로 무너져 내리느냐를 가늠 지을 중차대한 선거다. 코로나 쓰나미의 후유증을 조속히 치유하고 무너지는 경제, 혼란스러운 법치를 살릴 소중한 전기로 삼아야 한다. 유권자의 사려 깊고 현명한 판단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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