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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편파 시비 커지자 “적폐청산 문구도 허용 않겠다”

중앙일보 2020.04.14 00:04 종합 3면 지면보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3일 ‘친일 청산’과 ‘적폐 청산’ 문구 등이 포함된 여권 지지자들의 투표 권유 활동을 앞으로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생파탄’ 피켓만 금지 후폭풍
통합당 “유권해석 책임자 고발”

선관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시민단체나 자원봉사자 등의 투표 참여 권유 활동은 선거운동 기간에 제한 없이 가능하지만 현수막·피켓 등 시설물을 이용한 투표 참여 권유 활동은 법 제90조(시설물 등의 설치 금지)에 따라 순수한 목적의 투표 참여 권유 활동에 한해 허용된다”며 “‘민생 파탄’ ‘적폐 청산’ ‘친일 청산’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을 포함한 투표 참여 권유 활동은 모두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선 선관위의 법규 운용 과정에서 일부 혼란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다”고도 했다.
 
앞서 선관위는 이수진 민주당 후보와 나경원 통합당 후보가 맞붙는 서울 동작을에서 여권 지지자들이 ‘투표로 100년 친일 청산’ ‘투표로 70년 적폐 청산’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걸고 투표 독려에 나선 것은 허용한 반면 야권 지지자들이 ‘민생 파탄 투표로 막아 주세요’ ‘거짓말 OUT 투표가 답이다’고 적힌 피켓을 드는 것은 불허해 편파 논란이 일었다. 선관위는 “민생 파탄은 현 정권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또 ‘거짓말 OUT’은 이수진 후보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금지했다. 이에 비해 ‘투표로 100년 친일 청산’ ‘투표로 70년 적폐 청산’을 두곤 “100년, 70년이란 기간은 특정 정부나 시기 등을 특정한 것이 아니다”며 허용했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통합당은 크게 반발했고, 네티즌은 “선관위가 ‘민생 파탄=현 정부’를 인정한 것”이라고 조소했다. 통합당 미디어특별위원회는 이날 “선관위마저 여당 선수로 참전하니 가뜩이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우리 통합당 선수들은 서 있기조차 힘들다”며 “선관위의 해당 유권해석에 대한 책임자를 직권남용으로 형사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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