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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월성1호기 감사 또 결론 못내…시민단체 “표 의식 총선 뒤로 미루나”

중앙일보 2020.04.14 00:04 종합 6면 지면보기
월성1호기 원자력발전소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가 총선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감사원은 13일 월성1호기 문제를 놓고 세 번째로 감사위원회를 열었지만 또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앞서 9일과 10일 열렸던 감사위원회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한 데 이어 이날도 매듭을 짓지 않으면서 월성1호기 문제는 뒤로 밀리게 됐다.
 

‘조기 폐쇄 결정 타당성’ 감사 진행
일각 “정세균·감사원장 회동 영향”

월성1호기 감사의 출발은 지난해 9월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당시 감사원에 월성1호기 조기 폐쇄를 결정한 한국수력원자력의 판단이 타당한지, 그 과정에서 한수원 이사회 이사들의 배임 행위는 없었는지 확인해 달라며 감사를 요구했다.
 
월성1호기는 당초 2022년에 설계수명이 만료될 예정이었다. 5925억원을 들여 설비를 보강해 수명이 10년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수원은 2018년 6월 이사회를 열어 조기 폐쇄를 결정했다. 잦은 고장과 설비 결함으로 가동률이 떨어져 경제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한수원 이사회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발맞추기 위해 전기 판매 단가 등의 자료를 조작해 경제성을 과소평가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회가 감사요구안을 제출함에 따라 감사원 공공기관감사국은 현장감사, 자료수집 등을 진행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감사원은 감사 요구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감사 결과를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특별한 사유로 감사를 마치지 못한 경우 2개월 더 연장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늦어도 2월에는 감사 결과를 발표해야 했지만, 실무적인 감사 절차도 마무리하지 않았다.
 
감사 결과 발표가 미뤄지는 데 대해 최재형 감사원장은 지난 2월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해당 사항(월성1호기 감사)은 과거 국회가 요구한 감사 사항과 비교하면 내용이 복잡하고 간단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은 최근 “월성1호기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심판으로 이어지고, 여당이 총선에서 불리해질 것을 염려한 조치로 매우 정치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최 감사원장이 2월 18일 정세균 총리와 회동했던 게 월성1호기 감사 지연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감사원은 지난 9일 월성1호기 감사 내용을 감사위원회에 부의했지만 결국 세 차례 회의에도 이를 의결하지 못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월성1호기 감사는 다른 사안보다 특히 복잡해 논의가 길어지는 것으로 안다”며 “결론이 나더라도 문구 수정 등 실무적인 작업 때문에 당일에 바로 발표는 안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강창호 원자력정책연대 위원장은 “감사원이 탈원전의 거짓이 알려질까 봐 계속 감사 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는데, 총선까지 넘길 것이라곤 예상 못 했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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