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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만드는 현대차가 마스크 만든다…그 이유는?

중앙일보 2020.04.12 05:00
기아차 중국 합작법인이 만든 마스크. 사진 기아차

기아차 중국 합작법인이 만든 마스크. 사진 기아차

현대자동차가 마스크 생산 설비를 갖추고 이르면 이달 안에 생산에 들어간다. 현대차는 12일 "국내와 해외 직원에게 마스크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상반기 중 되도록 이른 시일 내에 생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에는 전 세계에서 28만여 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미국·유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코로나19 장기화를 대비한 '마스크 자급자족' 포석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코로나19가 잦아들며, 재택·순환 근무 종료를 고려한 마스크 물량 확보 차원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등은 지금까지 외부에서 마스크를 사 생산 현장에 공급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이달 들어 생산 계획을 세우고, 설비 구매 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 내에 생산이 이뤄질 것같다"고 말했다.  
 
마스크 생산이 어디에서 이뤄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 자동차 생산에 영향을 덜 미치는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모닝·레이를 위탁 생산하는 동희오토 서산공장과 유휴 공간을 갖춘 연구소 등이 유력 생산지로 거론되고 있다. 투싼을 생산하는 울산 5공장 2라인도 오는 13일부터 17일까지 휴업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기존 현대·기아차 생산라인은 고려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 업체가 마스크를 생산하는 일은 이례적이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는데도 불구하고 현대차가 마스크 생산 계획을 세운 건 그만큼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를 고려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차원으로 보면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어 직원 안전 확보 차원에서 자체 생산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 세계 현대차그룹 임직원 숫자를 고려하면 비용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마스크 생산 설비 등은 비싸지 않다. 사서 쓰는 것보단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부직포 등 원자재 구매도 대기업 차원에서 하는 게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등에선 지난달부터 완성차 업체가 앞다퉈 마스크와 장갑 등 의료용 기기를 생산하고 있다. BMW와 FCA 등에 이어 럭셔리카 브랜드인 람보르기니까지 마스크 생산에 뛰어들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11일 "독일 뮌헨 공장에서 마스크 10만장, 장갑 100만장을 생산해 정부에 지원했다. 이달 약 100만장의 마스크를 추가로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미쉐린그룹은 프랑스·독일·이탈리아·폴란드 등 공장 10곳에서 매주 40만개 규모의 의료용 마스크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한편 지난달부터 셧다운(일시 정지)한 미국 GM의 공장 일부는 인공호흡기 생산라인으로 전환한다. 미국 정부와 납품 계약을 맺은 GM은 다음 달부터 8월까지 3만개의 인공호흡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계약 규모는 4억8000만 달러(약 5840억원)에 이른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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