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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국회’ 도전한 20대 후보자 ‘찐20대’와 다른 한가지

중앙일보 2020.04.11 05:00

"저도 평범한 20대예요. 먹고 살 일 걱정하면서 토익 치기는 싫어하고…이 나이에 왜 정치를 하느냐고 많이 물으시던데, 동네에서 목소리 큰 친구가 기득권을 비집고 가서 우리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이해해줬으면 해요." (전용기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

 
1416명 중 35명, 4·15총선에 최종 후보등록을 마친 이들 중 30세 이하 후보자의 수에요. 지역구 후보자는 19명, 비례대표 후보자 16명입니다. 20대 후보자 중 여성 비율이 65.7%이나 되는데, 전체 후보자 중 여성 비율(26.7%)보다 두배 이상 높아요.

<제29회> 총선 출마한 청년 후보들

 
당선자의 평균 연령 55.5세, 남성 중심인 '아재 국회'에 도전장을 내민 20대들인데요. 지난 20대 총선 출마했던 30세 이하 후보 수(29명)를 고려하면 크게 늘어난 건 아니에요.
 

평균 55세, '아재 국회'에 도전하는 20대

20대들이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이유는 뭘까요. 체육계 '미투' 1호인 테니스 코치 김은희(28)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는 "내가 당한 피해가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사회 제도를 바꾸고 싶어 정치를 결심했다"고 했어요.
 
'서울대학교 촛불행동' 대표로 활동한 김근태(29) 국민의당 비례대표는 "지난해 조국 사태를 보면서 우리나라가 불공정하다는 걸 느꼈다. 내 삶뿐 아니라 또래 친구의 삶도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김혜미(25)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는 "코로나19로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내 삶을 적확하게 대변할 수 있는 다양한 처지에 있는 사람이 국회에 들어가야 하지 않겠냐"고 했어요.
 
이들 20대 총선 후보들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을까요? 밀실팀은 4·15 총선에 나선 30세 이하 후보자 9명을 설문했습니다.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대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사용한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 조사의 설문을 재구성했습니다. 그리고 후보들의 답변과 1000명의 답변을 비교해봤습니다. 
 

후보들 행복도는 또래 평균보다 높아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대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 설문조사 결과와 30세 이하 청년 후보자들의 답변을 비교했다.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대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 설문조사 결과와 30세 이하 청년 후보자들의 답변을 비교했다.

청년 1000명은 자신들이 느끼는 행복도를 5.93점(10점 만점)이라고 답했습니다. 후보자들은 대부분 이보다 높은 행복감을 느끼고 있어요. 행복도를 9점이라고 답한 김근태 국민의당 후보는 "원래 성격이 낙천적이고 스스로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고 하더군요.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대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 설문조사 결과와 30세 이하 청년 후보자들의 답변을 비교했다.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대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 설문조사 결과와 30세 이하 청년 후보자들의 답변을 비교했다.

후보들과 청년 1000명 모두 자신보다 또래가 느끼는 행복도가 더 낮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래 행복도를 2점이라고 답한 김혜미 녹색당 후보는 "20대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인 상황에서 행복을 논하는 건 사치"라고 했죠.
 
미래의 행복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청년도 절반을 넘지 못했어요. 청년 1000명 중 미래의 행복전망이 '비슷할 것'이라 응답한 비율은 43.3%, '불행해질 것' 7.6%가 그 뒤를 이었는데요. 한근형(28) 우리공화당 부산 해운대구갑 후보는 "국내 경제나 정치를 보면 베네수엘라처럼 될 것 같다. 하지만 불평, 불만만 할 게 아니라 나라의 주인인 내가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에 출마했다"고 했습니다.
 

찐20대, 후보들 모두 "한국 사회는 불공정"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대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 설문조사 결과와 30세 이하 청년 후보자들의 답변을 비교했다.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대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 설문조사 결과와 30세 이하 청년 후보자들의 답변을 비교했다.

후보자들이나 여느 청년들 모두 ‘한국사회가 불공정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불공정함이 발생한 이유로는 ‘윗세대의 부조리함', '경제력', '성별’ 순으로 꼽았죠.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대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 설문조사 결과와 30세 이하 청년 후보자들의 답변을 비교했다.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대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 설문조사 결과와 30세 이하 청년 후보자들의 답변을 비교했다.

조혜민(30)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는 "특정한 노력은 결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집에 안전하게 들어가고 싶은 욕구는 노력해도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설문에 응한 9명의 청년 후보자 중 8명이 '직접 불공정함을 겪어봤다'고 답했죠. 박혜미 후보와 서울시장선거에도 출마했던 신지예(29) 무소속 서울 서대문구갑 후보는 경제·직장·학업·일상생활·인간관계 등 모든 분야에서 불공정을 경험했다고 했어요.
 

결혼의향, 여성후보는 부정적, 남성은 긍정적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대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 설문조사 결과와 30세 이하 청년 후보자들의 답변을 비교했다.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대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 설문조사 결과와 30세 이하 청년 후보자들의 답변을 비교했다.

청년 결혼의향에 대해 여성 후보자 4명은 '하고 싶지 않은 편'이라고 했습니다. 반면, 남성 후보 3명은 '하고 싶은 편', '꼭 할 것'이라고 답했지요.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대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 설문조사 결과와 30세 이하 청년 후보자들의 답변을 비교했다.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대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 설문조사 결과와 30세 이하 청년 후보자들의 답변을 비교했다.

일부는 "설문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했습니다. 김혜미 녹색당 후보는 "결혼의향과 같은 개인적인 부분은 답변하기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했고요. 조혜민 정의당 후보는 '비혼'에 대한 인식을 묻는 말에 "타인의 삶의 방식은 내가 평가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청년에게 필요한 건 경제 지원? 직업 지원?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대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 설문조사 결과와 30세 이하 청년 후보자들의 답변을 비교했다.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대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 설문조사 결과와 30세 이하 청년 후보자들의 답변을 비교했다.

‘청년이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을 묻는 문항엔 20대 청년 1000명과 청년 후보들의 답변이 비슷했습니다. 다만 우선순위에선 차이가 있었죠.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대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 설문조사 결과와 30세 이하 청년 후보자들의 답변을 비교했다.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대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 설문조사 결과와 30세 이하 청년 후보자들의 답변을 비교했다.

한근형 후보자는 "어린애가 정치하는걸 보니 집이 부자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대체로 청년 후보자들은 또래들과 비슷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어요.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대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 설문조사 결과와 30세 이하 청년 후보자들의 답변을 비교했다.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대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세대의 결혼과 자녀, 행복에 대한 생각' 설문조사 결과와 30세 이하 청년 후보자들의 답변을 비교했다.

‘취업을 위한 사교육을 받은 적 없다’는 응답 비율은 청년 후보들이 1000명보다 높았어요. 김근태 후보는 대학원 박사과정까지 했기 때문에 취업 사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었고요. 18살 이후 줄곧 일했다고 밝힌 신지예 후보는 "중학교 졸업 후 대안학교에서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교육을 받아 사교육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고 했습니다.
 

"20대, 정치하기에 어리지 않아"

설문과 별도로 청년 후보들에게 물었습니다. "사회·정치적 경험이 적은데 국회의원이 되기엔 너무 어린 거 아니냐"고요.
 
후보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신지예 후보는 "한국의 국회의원 연령이 유독 높은 것이 문제이지, 내가 정치하기 젊은 나이라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다"고 했습니다. 유럽에선 학교에서 정치교육을 받고 10대에 정치인이 되어 30대에 총리를 하는 사람도 나온다는 거죠.
 
전용기 더불어시민당 후보는 이런 질문을 들을 때면 '혹시 국민학교 다니실 때 휴대폰이 있었냐'고 되물어본다고 합니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면 생각하는 것 자체가 다른데, 다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이 어떻게 다른 세대를 대변하겠냐"는 생각에서죠.
 
평균 연령 50대인 '아저씨 국회'에 도전하는 이들은 국회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 국회의원이 되면 20대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요.
 
김지아·최연수 기자 kim.jia@joongang.co.kr
그래픽=백경민·이지수·정유진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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