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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외국인 입국자 줄만큼 줄었는데…'뒷북' 입국 제한, 효과는 글쎄

중앙일보 2020.04.09 18:11
3월 3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옥외공간에 설치된 개방형 선별진료소에서 런던발 여객기를 타고 입국한 한 외국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3월 3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옥외공간에 설치된 개방형 선별진료소에서 런던발 여객기를 타고 입국한 한 외국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정부가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해외 유입을 막기 위해 9일 ‘외국인 입국 규제 강화 조치’를 발표했지만, 실질적인 방역 효과를 거두긴 어려울 거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단기체류 외국인 입국, 8일 400명 수준 떨어져
코로나 확산 우려 미국은 정작 제한에서 빠져
두달동안 논란된 중국인 입국은 대폭 줄 듯

 
이번 조치의 핵심은 지난 5일까지 외국인에게 발급된 90일 이내 단기 사증(비자)의 효력을 13일부터 정지하는 것이다.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건 이미 관광·출장 목적의 단기 체류 외국인 입국자 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8일 기준 외국인 입국자는 총 1510명. 이 중 무사증 입국이 342명, 단기 비자가 100명으로, 단기 체류 외국인은 29.2%(442명)였고 나머지는 90일을 초과하는 장기 체류 외국인이었다. 
 
외국인 입국자 수가 준 것은 정부가 4월 1일부터 모든 해외 입국자에 대해 의무적으로 2주간의 자가 격리 조치를 한 여파다. 
 
신종 코로나 확산 사태 전엔 일평균 5만 명의 외국인이 들어왔는데 현재는 하루 1000여명 안팎이다. 그중에서 정부가 이번에 규제를 강화한 단기 체류 외국인은 하루 200~300명에 불과하다. 중국인의 경우 지난 2월만 해도 일평균 6000여 명이 들어왔지만, 이달 들어선 100명대로 확 줄었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외국인 입국이 줄긴 했지만, 공항 입국 순간부터 시설 자가 격리까지 행정력이 많이 든다”며 “방역 자원의 효율적 활용도 염두에 둔 조치”라고 말했다. 
 
외국인 유입을 막는다면서 정작 입국 숫자가 가장 많은 미국인에 대해선 입국 규제 조치가 적용되지 않는 점도 문제란 지적이다. 
 
8일 기준 무사증 입국 342명 중 미국인이 200여 명으로, 전체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하지만, 이들은 앞으로도 입국이 가능하다. 전날 외국인 입국자 1262명 중에서도 미국이 206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190명), 유럽연합과 영국(57명), 기타 809명 순이었다. 
 
하지만 미국은 8일 현재 누적 확진자 수가 42만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심각한 지역 중 하나다. 그런데 미국은 장·단기 체류 목적의 입국이 모두 가능해 코로나 역유입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현재 사증면제프로그램(VWP)에 따른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통해 우리 국민도 미국 입국이 가능하다”며 “미국에 대해선 상호주의 원칙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상호주의 원칙은 한국민의 입국을 막지 않는 나라는 우리도 막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영국, 멕시코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다만, 이번 조치로 지난 1월 후베이성 우한 봉쇄 이후 두 달 이상 논란이 됐던 중국인 입국은 어느 정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그동안 사증 면제나 무비자 입국이 불가능해 단기 또는 장기 비자를 발급받아 입국했다. 그런데 13일부턴 기존 단기 비자의 효력이 정지되는 데다 정부는 신규 비자 심사 시 신종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다는 건강진단서 첨부를 요구하는 등 심사를 까다롭게 할 계획이어서다. 
 
법무부 당국자는 “이번 조치로 중국인에게 이미 발급된 195만 건의 단기 비자 효력이 정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 입국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입국한 중국인은 총 8만6141명. 이 중 약 56.6%(4만8751명)가 단기 비자로 들어왔다. 
 
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입국자들이 버스 탑승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입국자들이 버스 탑승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백민정·위문희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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