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탈원전 지속하면 10년뒤 전기요금 23% 인상…“신한울 원전 건설 재개해야”

중앙일보 2020.04.09 16:28
정부의 탈원전 정책 기조가 이어질 경우 전기요금이 10년 후에 현재보다 23%, 20년후 38%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탈원전 정책이 소비자 부담 증가로 귀결된다는 얘기다. 에너지 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 협의회(에교협)가 9일 주최한 '총선 후의 에너지 정책' 토론회에서다. 원자력 산업 생태계 붕괴에 따른 실업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원전 대체 비용으로 매년 원전 1기 건설 가능"

에너지 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 협의회(에교협)은 9일 온라인으로 '총선후의 에너지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에교협]

에너지 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 협의회(에교협)은 9일 온라인으로 '총선후의 에너지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에교협]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의 분석을 근거로 “탈원전 정책이 지속할 경우 전기요금은 2030년 현재보다 23%, 2040년에는 38%까지 인상될 것”이라며 “이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분은 2030년 총 83조원, 2040년 283조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원자력 발전량을 액화천연가스(LNG)와 재생에너지 발전 등으로 대체하면서 순수하게 탈원전에 투입되는 비용만 102조원”이라며 “향후 20년간 매년 5조원이 투입된다. 이는 매년 원전 1기를 건설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두산중공업, 협력사 흔들려...실업 사태 발생 우려”

탈원전 정책으로 관련 산업 생태계가 무너진 탓에 대량 실업 사태가 일어날 거라는 우려도 나왔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2600개의 협력사가 흔들리며 원전 생태계가 붕괴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현실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원전 산업은 발전소 설계·제작·건설뿐만 아니라 부품·연료 공급과 안전관리까지 많은 기업이 연관된 복합 산업”이라며 “원전 산업이 허약해지며 실업 사태가 발생하고 에너지 공급이 부실해지는 등 피해가 증폭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사업의 주기기 공급업체이던 두산중공업은 약 5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지만, 정부가 재작년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 방침을 공식화하며 사업이 좌초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말 임원 65명 가운데 13명에게 퇴사 통보를 했고, 올해 들어 100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지난 2월에는 45세 이상 직원 2600여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70조원 한전 장부가액, 10조원으로 급락" 

한전이 최근 적자늪에 허덕이고 있는 것도 탈원전 정책의 결과라는 진단이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 때 연간 10조원이 넘던 한전의 영업이익이 추락하며 주가가 급락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현재 한전 주식의 장부가액은 70조원에 달했지만 시가총액은 13조원 수준”이라며 “요금 인상은 논의조차 못하면서 국민과 합의없이 전력생산 단가만 덜컥 올려놓으면 결국 전력기업은 무너지고 미래세대에 부담이 전가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2016년 12조16억원었던 한전의 영업이익(연결재무제표 기준)은 2018년 2080억원으로 감소했고, 2019년에는 1조276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탈원전 정책의 부작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만큼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는 게 원전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손양훈 교수는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에너지 분야가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닌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즉각 재개해 실업 발생을 줄이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