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부 추천 프로그램인데···"중국이 엿본다" 세계는 '줌' 금지령

중앙일보 2020.04.09 16:2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재택근무과 온라인 강의 등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줌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재택근무과 온라인 강의 등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줌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세계 각국이 잇따라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에 ‘금지령’을 내리고 있다. 해킹 우려에다가 데이터가 중국 정부 손에 넘어갈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차이나 리스크’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 교육부는 9일부터 순차적으로 시작하는 온라인 개학과 맞물려 줌을 권장 프로그램으로 지정했다. 
 

각국 정부·NATO·FBI, 줌 보안우려 지적
"간판만 실리콘밸리, 사실상 중국 기업"
하루 사용자 1000만에서 2억명으로 증가
한국 교육부, 9일부터 줌으로 개학 권장

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대만 정부는 공공기관의 줌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중앙정부가 줌을 직접 제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신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플랫폼 사용을 권고했다. 독일 외교부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공지에서 “언론 보도, 자체 판단을 통해 줌이 소프트웨어적으로 정보보호에 심각한 약점을 가진 것으로 결론 내렸다”며 줌을 개인용 장비로만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앞서 미국도 뉴욕시를 비롯해 네바다주와 로스앤젤레스(LA) 일부 학교에서는 보안 문제를 이유로 줌 사용을 금지했다. 영국 국방부는 줌 보안 문제를 발표, 정부 기관 등의 사용을 금지했다. 국제 기구에서도 줌 경계령이 떨어졌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민감 정보를 다룰 땐 줌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에릭 위안 줌 CEO는 2일 직접 사과를 표명하고 보안 조치 강화를 약속했다. [AP=연합뉴스]

에릭 위안 줌 CEO는 2일 직접 사과를 표명하고 보안 조치 강화를 약속했다. [AP=연합뉴스]

줌은 재택근무에서 온라인 회의와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를 누리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연방재난관리청(FEMA)·국립보건원(NIH) 등 주요 코로나19 대응 기관은 지난달 줌에 총 130만 달러(약 16억원)를 썼다. 기존 1000만명 정도였던 줌 이용자 수는 3월 한 달간 평균 하루 2억명을 넘겼다. 이 덕분에 미국 나스닥지수가 연초 대비 10% 넘게 하락하는 약세장에서도 줌의 주식 가치는 두 배 가까이 올랐다.  
 
그러나 화상회의 도중 제3자가 들어와 나치 상징 문양이나 인종차별 메시지를 보내고, 음란물 사진이나 영상을 투척하는 등 보안 문제가 불거졌다. 각 회의의 고유 접속 번호만 알아내면 누구나 회의에 참여할 수 있을 만큼 보안 조치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수사국(FBI)까지 줌의 보안 문제에 대해 경고한 가운데 ‘줌 폭탄(Zoom bombing)’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올해 두 배 상승한 줌(zoom) 주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올해 두 배 상승한 줌(zoom) 주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설상가상으로 캐나다 보안업체 시티즌랩이 줌의 데이터가 중국 서버를 경유한다는 사실을 밝혀내면서 ‘차이나 리스크’까지 겹쳤다. 줌의 창업자는 중국 이민자 출신 IT 엔지니어 에릭 위안으로, 2011년 줌을 미국 캘리포니아에 설립하면서 중국 내 소프트웨어 자회사 3곳에 별도 700여명의 연구진을 뒀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사이버국방학과 교수는 “줌은 간판만 실리콘밸리일 뿐, 서버·개발자가 모두 중국에 있는 사실상 중국 기업”이라며 “아무리 해커로부터 보안 시스템을 갖췄다고 한들 중국 정부가 정보 공개를 요구할 경우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배정원ㆍ김정민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