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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철 '핑크가발' 때아닌 퀴어 논란···황교안 "꼭 써야하나"

중앙일보 2020.04.09 12:07
4·15 총선을 코앞에 두고 미래통합당이 때아닌 핑크 가발 논란에 휩싸였다. 자매정당인 미래한국당이 당색인 ‘해피 핑크’ 가발을 쓰고 다소 우스꽝스러운 홍보 영상을 찍자 지지자들 사이에서 “언뜻 보면 트랜스젠더 같다” 등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면서다.
 
지난 6일 미래한국당은 원유철 대표와 염동열 사무총장 등이 핑크색 점퍼를 입고 핑크색 가발을 쓴 채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원 대표는 머리에 핑크색 머리띠를 했다. 염 사무총장은 오른손에 핑크색 장난감 요술봉을 들고 왼쪽 뺨에 핑크색 하트 무늬를 그려 넣었다. 미래한국당은 이 같은 행사에 '핑크 챌린지'라고 이름 붙였다. 핑크 챌린지를 시도하기를 원하는 당 소속 의원들이나 후보자들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당사 7층에서 촬영할 수 있다. 촬영한 사진은 당 공식 유튜브나 SNS에 게재된다.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가 6일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핑크 챌린지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미래한국당]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가 6일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핑크 챌린지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미래한국당]

이를 두고 여러 반응이 나오는데 보수층 지지자 중에는 거북스럽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익명을 원한 미래한국당 관계자는 “핑크색 옷까지는 좋은데 핑크 가발을 쓰니 보기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다”며 “황교안 대표도 목사님 등 주변으로부터 걱정스럽다는 말을 듣고 원유철 대표 등에게 '가발까지 꼭 써야 하느냐'는 취지의 말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고영일 기독자유통일당 대표는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언급하며 “퀴어를 용인하는 퍼포먼스는 동성애 반대 운동을 하는 교회의 목소리를 듣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이런 것을 볼 때 미래한국당과 통합당은 보수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핑크 가발 논란이 거세지자 양 당은 수위 조절에 나서려는 분위기다. 이진복 통합당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부에서 핑크 가발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은 알고 있다.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염동열 미래한국당 사무총장도 “퀴어 논란을 의도한 건 전혀 아니다. 우려를 잘 알겠다”고 했다. 
 
염동열 미래한국당 사무총장이 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핑크 챌린지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염동열 미래한국당 사무총장이 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핑크 챌린지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에는 핑크 계열인 당 색을 두고 여당과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출신으로 자매정당인 더불어시민당으로 옮긴 이종걸 의원이 지난달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포르노처럼 공공연하게 색정을 자극하는 영상물을 핑크 무비 혹은 도색 영화라고 한다”고 하자, 임윤선 통합당 선대위 대변인은 “핑크는 생명과 치유, 따뜻함을 상징한다”고 반박 논평을 냈다.
현일훈·박현주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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