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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잘 몰랐다"···美함장 멍청하다던 장관대행 때늦은 후회

중앙일보 2020.04.09 11:06
토머스 모들리 전 미국 해군장관 대행. [로이터=연합]

토머스 모들리 전 미국 해군장관 대행. [로이터=연합]

 
부하를 구하다 잘린 함장에 “멍청하다”고 비판해 결국 사임한 장관 대행이 뒤늦게 후회했다. 7일(이하 현지시간) 사임한 토머스 모들리 전 미국 해군장관 얘기다.

마지막 지휘서신에서 소회 밝혀
자신의 발언에 대해 "평생 후회"


 
9일 미국의 군사전문 온라인 매체인 태스크&퍼포스에 따르면 모들리 전 장관대행은 사임에 앞서 해군ㆍ해병대 장병에게 마지막 지휘서신을 보냈다. 
 
마지막 서신에서 모들리 전 장관대행은 지난 6일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 71) 함상에서 한 일부 발언(some of the comments)에 대해 “평생 후회할 것”이라고 썼다. 이 자리서 그는 브렛 크로지어 전 함장에 대해 “지나치게 순진하거나, 지나치게 멍청했다”며 편지 유출에 대해 “배반”이라고 비난했다.  
 
크로지어 전 함장은 지난달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함내에서 급속히 확산하기 때문에 승조원이 즉각 배에서 내릴 수 있도록 허용하라는 편지를 해군 지휘부 보냈다. 이 편지는 언론에 보도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크로지어 전 함장은 언론 유출의 책임을 지고 보직 해임됐다.

 
모들리 전 장관대행은 “(시어도어 루스벨트함) 승조원은 훈계가 아닌 공감을 받았어야 했다. 그러나 나는 당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 언론에 들불처럼 퍼져나간 일부 발언에 대해 아주 후회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나는 역경 앞에서 사랑ㆍ의무ㆍ임무ㆍ용기에 대한 메시지를 주길 바랐다”면서 “그런 메시지는 나 때문에 모두 사라졌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내 잘못”이라면서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모들리 전 장관대행은 미 해군사관학교를 나온 뒤 7년간 해군 헬리콥터 조종사로 복무한 경력이 있는 해군 예비역 장교다.

 
한편, 야후가 데이터 전문회사인 유고브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국민의 69%가 크로지어 전 함장의 보직 해임에 반대한다고 돼 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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