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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잊혀졌던 블록체인 기술, 코로나 해결사로 부활하나

중앙일보 2020.04.09 07:01
세계보건기구(WHO)와 글로벌IT기업이 블록체인기술을 적용한 데이터플랫폼 '미파사' 구축에 나섰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글로벌IT기업이 블록체인기술을 적용한 데이터플랫폼 '미파사' 구축에 나섰다.

 
'미파사(Mipasa)' 컨소시엄.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코로나19 데이터 허브 구축 팀이다. 미파사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코로나19 관련 진단·치료·확산 데이터를 검증하고 관리하겠다는 프로젝트다. 가상화폐 투기와 지하경제 플랫폼으로 전락하는 듯했던 블록체인 기술이 미파사로 가치를 재평가 받을 수 있을까.
 

무슨 일이야?   

· 미파사 프로젝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블록체인 스타트업 하세라(Hacera)가 개발을 주도했다. 
· 미파사엔 WHO 같은 국제기구 외에도, 코로나19 해법을 찾으려는 당사자들이 뛰어들었다. 미국·중국·유럽연합(EU)의 보건당국(질병예방통제센터), 홍콩·이스라엘·캐나다 정부, 그리고 미국의 기술 두뇌들이다. IBM,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IT 기업과 존스홉킨스대학이 컨소시엄에 들어갔다.
 

왜 중요해?

· 미파사로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통합 데이터 허브' 구축이 시작됐다.
· 조나단 레비 하세라 대표(CEO)는 "코로나19 확산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다는 점"이라며 "미파사 데이터 허브는 코로나19 연구의 출발점이자 정보의 관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핵심 기술은 '블록체인'이다. 그동안 코로나19 관련 정보는 각국 정부 및 의료기관이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형태로 공유됐다. 정부가 입력한 데이터의 오류를 발견하기도, 신뢰성을 검증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하지만 데이터가 블록체인 기반으로 기록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블록체인은 모든 데이터가 네트워크 내에 분산된 각 노드(개인)에 보관되고 실시간 동기화되기 때문에 누군가 위변조하는 게 불가능하다.
· 블록체인의 '투명성'과 암호화된 '보안성'도 장점이다. 각국 정부가 고민하는 전염병 추적과 개인정보보호 간 딜레마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 미파사 프로젝트는 홈페이지에서 "잘못된 정보와 두려움 때문에 프라이버시(사생활)가 침해되거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극단적인 조치가 나오고 있다"며 "금융에서 쓰이던 블록체인의 암호화 기술로 개인정보를 완벽하게 보호하면서도 전염병을 민주적으로 추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파사, 그래서 어떻게 가능해?

· WHO와 각국 보건 당국, 의료기관, 그리고 개개인이 미파사에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개별 데이터는 교차 검증을 거치고 오류를 바로잡아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블록체인 기술에 IBM·오라클·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의 기술(다중 클라우드 기술)이 결합해 데이터 출처 확인과 검증이 신속하게 이뤄진다. 
·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사람의 데이터, 환자 치료 기록, 건강 상태, 모니터링 상황 등도 암호화 되어 기록된다. 일부 정부의 환자 축소·은폐 의혹을 막을 수도 있다. 
· 허브에 모인 데이터는 글로벌 공동연구 자산이 될 수도 있다. 검증된 데이터와 분석 툴이 공개되면 전 세계 정부, 기업, 의료기관 등이 코로나19 사례를 연구할 수 있다. 레비 대표는 "세계적 난제를 풀고자 모두가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는 큰 시사점을 줄 것"이라고 했다.

 
미파사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과 국제기구, 정부기관 목록. 미파사 홈페이지

미파사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과 국제기구, 정부기관 목록. 미파사 홈페이지

실제로 잘 될까?

· 미사파가 WHO의 희망대로 잘 풀릴까. 그러려면 넘어야할 장벽이 있다. 각국 정부의 공동대응 결의와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 김진환 영산대 블록체인연구소 소장은 "환자 정보 공유에 민감한 의료기관들이 한번 입력하고 나면 절대 수정할 수 없는 '불가역적인' 블록체인에 얼마나 참여할지는 의문이다. 각국 정부도 득실에 따라 솔직한 정보 공개를 꺼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더 알면 좋은 것 

· 미파사 이전에도 블록체인 기술은 다방면에서 코로나19와의 전쟁에 활용되고 있었다. 
·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디지털금융업무팀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 알리바바의 블록체인(앤트-듀오 체인)이 자금난을 겪는 소규모 기업의 신속한 금융 대출을 가능하게 했다"고 전했다. 소규모 기업과 대기업의 거래기록을 신용평가의 근거로 삼아 대출 심사를 몇 초만에 끝낸 것.
· 코로나19 관련 기부금 사용처 추적에도 블록체인이 활용 중이다. 중국 블록체인 스타트업(하이퍼체인)은 의료장비·마스크 등 코로나19 관련 기부품의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추적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 코로나19 가짜 뉴스 추적에도 활용된다. 이탈리아 최대 뉴스통신사 안사(ANSA)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 퍼지는 뉴스들의 출처와 수정 이력 등을 블록체인에 기록해 가짜 뉴스 추적을 시작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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