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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안 걸리는 자가 결국 웃는다? 총선 D-7 최악 변수는

중앙일보 2020.04.09 05:00
2012년 민주통합당 후보로 서울 노원갑에 출마했던 김용민 당시 후보. [중앙포토]

2012년 민주통합당 후보로 서울 노원갑에 출마했던 김용민 당시 후보. [중앙포토]

4·15총선을 일주일도 안 남았다. 하지만 선거판에서 일주일은 어떤 변수가 돌출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긴 시간이다. 막말에 표심이 크게 출렁이고, 거만한 모습에 지지층이 등을 돌리기도 한다. 19대 총선 때 입에 못 담는 수준의 '김용민 막말'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이명박 심판론에 기대 과반을 자신하던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은 되려 새누리당(미래통합당의 전신)에 과반을 내줬다. 20대 총선에선 '180석 목표' 운운하며 이른바 '진박감별사'까지 등장한 새누리당에 민심이 등을 돌렸고, 민주당을 1당으로 만들어줬다. 
 
남은 일주일 여야가 긴장의 끈을 놓지 못 하는 이유다. 여권 관계자는 "선거 막판은 누가 잘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실수를 안 하느냐가 중요한 '한끝' 싸움"이라고 전했다.
 

'막말 경계령' 내린 여야

예나 지금이나 막말은 판을 뒤흔드는 변수다. 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는 8일 부천병에 출마한 차명진 후보를 즉각 제명 조처했다. 차 후보가 한 방송사 토론회에서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 ○○○(문란한 성행위를 뜻하는 은어)사건"이라고 말한 것이 이날 알려지면서다. 통합당은 3040 비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킨 김대호 서울 관악갑 후보도 같은 날 제명하기로 의결했다. 논란이 더 번지기 전에 조기 진화에 나선 모양새다.
 
지난 6일 부산을 찾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지난 6일 부산을 찾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여당도 막말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6일엔 부산을 찾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부산에 올 때마다 느끼는 건데 '도시가 왜 이렇게 초라할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민주당 부산지역 관계자는 "이 대표의 과거 말실수까지 엮어 야권이 집중포화 중이다.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학과 교수는 "특정 지역과 계층을 대상으로 한 막말은 집단적인 반발로 이어지는 선거 악재다. 부지불식간에 나오는 막말성 발언은 앞으로도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n번방' 사건 선거 변수되나

미성년자가 포함된 다수의 여성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 유포한 'n번방 사건'의 불똥이 정치권으로 튈 가능성도 있다. 수십만에 이른다는 n번방 이용자, 이른바 'n번방 리스트'에 정치인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 6일 '친문'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 씨가 "(정치공작의) 냄새가 난다"며 의혹을 제기하자, 같은 날 이해찬 대표가 “(누군가가) 대응 시간을 주지 않고 선거까지 몰고 가려고 정치공작을 준비하는 것 같다"고 동조한 일도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정의당원들이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N번방 처벌을 위한 정의당 전국동시다발 선거운동에서 당원들과 함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정의당원들이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N번방 처벌을 위한 정의당 전국동시다발 선거운동에서 당원들과 함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n번방 사건에 기인한 논란은 야권에서 먼저 나왔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지난 1일 "호기심으로 (n번방에) 들어왔다가 활동을 그만둔 사람에 관해서는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고, 여론이 들끓자 뒤늦게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 "n번방 사건처럼 첨예한 이슈에 대해 정치권이 한치라도 잘못 대응하면 특정 성별로부터 집단 공격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 여전하다

1월 말부터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수도 여전하다. 신규확진자가 50명 안팎으로 줄어 소강상태라지만, 당국은 "인구밀도 높고 젊은 층 많은 수도권의 '폭발적 상황' 우려된다"며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투표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변수다. 재외국민 투표율은 23.8%로 역대 최저다.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정당에, 투표율이 낮으면 보수정당에 유리하다고들 하지만, 이번엔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김욱 배재대 정치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투표율이 낮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선거에 대한 무관심으로 정권심판론이 불붙지 않으면서 여야 간 유불리를 예상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막판 단일화' 시간 남았다 

후보 간 막판 단일화 여부도 관건이다. 253개 지역 중 3자 구도로 혼전 중인 지역은 15개 안팎이다. 공천 탈락에 불복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인천 동-미추홀을(윤상현), 서울 동대문을(민병두) 등과 정의당 현역 의원이 출마한 창원성산(여영국), 인천 연수을(이정미), 고양갑(심상정) 등이 관심 지역이다.
 
서울 동대문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장경태(사진 왼쪽부터), 미래통합당 이혜훈, 무소속 민병두 후보. [연합뉴스]

서울 동대문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장경태(사진 왼쪽부터), 미래통합당 이혜훈, 무소속 민병두 후보. [연합뉴스]

투표용지 인쇄가 6일부터 시작되면서 "단일화 효과가 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투표용지에 불출마 후보 이름이 있더라도 지역유권자에게 단일화 결정을 지속해서 알리면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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