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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단기비자 효력정지, 정부 이제야 빗장

중앙일보 2020.04.09 00:04 종합 1면 지면보기
정부가 해외로부터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역유입을 막기 위해 외국인들에게 이미 내준 단기 체류용 사증(비자)의 효력을 모두 정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세균 “사실상 입국금지 효과”

정세균 국무총리는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우리 국민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는 나라에 대해 사증 면제와 무사증 입국을 잠정 정지하고 불요불급한 목적의 외국인 입국 제한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뒤이어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는 “비자 발급을 최소화하고, 기존에 발급한 비자의 효력을 정지시키고, 비자 면제 협정도 잠정 중단하면 거의 입국 금지 수준에 맞먹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전 세계에서 이미 발급해 준 관광 등 목적의 단기 체류 비자(90일 이내) 효력을 정지할 것이라고 복수의 정부 소식통이 말했다. 며칠 안에 시행된다. 단 유학이나 주재 등을 목적으로 받은 장기 체류 비자는 유효하다.
 
한 소식통은 “국내 상황이 잡혀가고 있는 만큼 역유입으로 인한 폭증 등을 사전에 막기 위해 일괄적으로 단기 비자는 모두 효력을 말소하고, 다시 신청을 받아 강화한 우리 기준에 맞게 심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9일 조치를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해당 조치가 시행되면 중국인에 대해서도 입국 제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법무부 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2월 한국에 입국한 중국인 8만6141명 중 약 56.6%(4만8751명)가 단기 비자로 들어왔다. 비자 신청을 새로 받으며 각국 주재 재외 공관에서는 코로나19 음성 판정이 확인된 건강증명서 등을 요구할 것이라고 한다. 또 다른 소식통은 “서류로 충분히 방문 목적이 설명될 경우 인터뷰 등 별도의 절차 없이 비자를 새로 내줄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도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는 제3국에 ‘건강 상태가 확인된 우리 기업인들은 입국시켜 달라’고 예외를 요구해 온 만큼 우리 역시 비슷한 예외를 둘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중국인 입국제한 효과, 일부선 “총선용”…한국인 막은 나라엔 무비자 입국 정지 

 
이에 더해 정부는 일부 국가에 대해선 협정이나 양해각서 체결 등을 통해 비자 없이 한국에 올 수 있도록 했던 비자 면제 및 무비자 입국 제도도 잠정 중단한다. 다만 여기엔 상호주의가 적용된다. 여전히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나라들이 있기 때문에 정부도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 국민에 대해서만 무비자 방한을 막기로 했다. 한국발 여행객에 대해 입국을 제한하는 나라는 148개다.
 
미국인은 계속 비자 없이 한국에 들어올 수 있다. 미국이 한국인 입국을 막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한국도 미국과의 비자 면제 협정을 중단하지 않는다. 정부의 단기 비자 효력 정지는 미국에도 적용되지만, 단기 체류를 위해 한국에 오는 미국 국적자 대부분은 어차피 무비자 혜택을 받기 때문에 별도의 비자를 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이미 외국인 입국자 수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7일 입국자 5073명 중 1262명) 국경 개방성 원칙을 고수하던 정부가 갑자기 입국 금지 수준의 조치를 하겠다는 것을 두고 뒷말도 나온다. 4·15 총선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자가격리 대상자가 4만 명을 넘어서면서 방역당국도 힘에 부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자랑해 온 특별 입국 관리가 한계에 부닥치자 이제야 해외 입국자 숫자 자체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한편 정 총리는 이날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해 “현재 정부 입장은 70%”라면서도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고소득자는 다시 (지원금을) 환수할 수 있다는 장치가 마련되면 보편적으로 (전 국민에게 지급하지) 못할 것도 없지 않으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위치추적 장치가 부착된 손목 밴드에 대해선 “균형감각을 가지고 국민 의견을 존중하면서 조만간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다.
 
백민정·윤성민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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