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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최유리 “도쿄서 백호처럼 뛰겠다”

중앙일보 2020.04.09 00:02 경제 7면 지면보기
한국 축구대표팀 새 유니폼의 선수 모델 이동준. 원정 유니폼을 입었다. [사진 나이키]

한국 축구대표팀 새 유니폼의 선수 모델 이동준. 원정 유니폼을 입었다. [사진 나이키]

 
한국 축구대표팀 새 유니폼이 이달 초 국내에 출시됐다. 올 초 미국 뉴욕에서 처음 공개됐을 때, 흰색 바탕에 검은 줄무늬(백호 무늬)를 새긴 원정 유니폼에 대해 “얼룩말 같다”는 혹평이 나왔다. 새 유니폼 피팅모델인 남녀 올림픽대표팀 이동준(23·부산 아이파크), 최유리(26·세종 스포츠토토)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유니폼 입은 사진을 올렸다. ‘선수 핏’은 달랐다. 두 선수에게 8일 입어본 소감을 들었다.

국내 출시 새 유니폼 선수 모델
얼룩말 논란에 “입어보니 예뻐”
이, 2부리그 MVP로 작지만 빨라
최, 불합리에 맞서 싸운 파이터

 
이동준은 “직접 입어보니 나름 예뻤다. 어웨이 유니폼이 파격적으로 바뀌었다. 얼룩말처럼 보인다는데, 용맹한 백호처럼 뛰겠다”고 말했다. 최유리도 “처음에는 갸우뚱했다. 어웨이 유니폼은 스타킹에도 검정 줄무늬가 들어간다. 동준이가 입으니 멋있더라. 난 얼굴이 까만 편인데, 핫핑크 홈 유니폼도 ‘볼매’(볼수록 매력)다”고 말했다. 한류에서 영감을 얻은 홈 유니폼은, 색상이 분홍에서 빨강으로 바림질(그라데이션) 되고 물결무늬가 들어있다.
 
한국 축구대표팀 새 유니폼의 선수 모델 최유리. 홈 유니폼을 입었다. [사진 나이키]

한국 축구대표팀 새 유니폼의 선수 모델 최유리. 홈 유니폼을 입었다. [사진 나이키]

 
두 사람을 모델로 발탁한 건 유니폼 제작사인 나이키다. 둘 다 외모가 ‘훈훈’한 데다, 윙 포워드로 뛰고, 도쿄올림픽에 도전한다는 공통점이 있어서다.
 
이동준은 1월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2골을 터트리며 본선행을 이끌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올림픽이 1년 연기돼 출전하지 못 할 뻔했다. 1997년생으로 내년에 24세이다. 나이 제한(23세 이하)에 걸린다. 다행히 국제축구연맹(FIFA)이 자격 1년 완화했다. 그는 “내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라서 푸념하지 않고 기다렸다”고 말했다.
 
부산 아이파크 에이스 이동준. 새 시즌 유니폼 판매량도 1위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부산 아이파크 에이스 이동준. 새 시즌 유니폼 판매량도 1위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이동준은 작지만(키 1m73㎝) 강하다. 육상선수 못지않은 스피드와 과감한 일대일 돌파가 강점이다. 그는 “전방압박을 펼치는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와 사디오 마네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부산 태생으로 부산에서 뛰는 그는 “부산 남자답게 화끈하다. 또 지는 걸 싫어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K리그 개막이 연기된 가운데, 현재 소속팀에서 훈련 중이다. 부산은 올해 K리그1(1부리그)로 승격했다. 그는 지난해 13골·7도움으로, K리그2 최우수선수(MVP)였다. 그는 “최강팀 전북을 상대로 내가 어떨지 부딪혀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17일 동아시안컵 일본전에서 슈팅을 시도하는 최유리. [연합뉴스]

지난해 12월17일 동아시안컵 일본전에서 슈팅을 시도하는 최유리. [연합뉴스]

최유리는 선수 생명을 걸고 불합리한 세상에 맞서 싸웠다. 2014년 여자축구 WK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군인 팀인 부산 상무 지명을 거부했다. 상무 지명을 받으면 부사관 후보생으로 군사훈련을 받아야 했다. 직업 선택 자유에 대한 침해라고 생각했다. 무적선수가 됐다. 1년 뒤 특별 드래프트로 스포츠토토에 입단했다. 그의 용기 덕분에 상무 강제 입단은 지원으로 바뀌었다.
 
최유리는 “팀이 있다는 것,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고마운 일이다. 이를 악물고 뛰다 보니 ‘파이터’ 소리를 듣게 됐다”고 말했다. 콜린 벨(영국) 여자 대표팀 감독은 최유리를 눈여겨봤고, 대표로 뽑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동아시안컵에서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WK리그도 개막이 연기됐다. 그는 “(경기장이 위치한 세종시 공원이) 공사 중이라 버스 진입도 힘든 곳에서 열심히 훈련 중”이라며 웃었다.
 
피치 밖에서 사복 입은 최유리. [사진 최유리 인스타그램]

피치 밖에서 사복 입은 최유리. [사진 최유리 인스타그램]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플레이오프 한국-중국전은 무기한 연기됐다. 올해 하반기나 내년에 열릴 것 같다. 최유리가 이동준에게 “이미 도쿄행 티켓을 딴 네가 부럽다”고 하자, 이동준이 “나도, 누나도 도쿄에 가면 좋겠다. 한국 여자축구의 힘을 믿는다”고 응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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