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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매장 폐쇄, 화웨이폰 판매 부진…삼성전자 5대 거래처 동반 위기

중앙일보 2020.04.09 00:02 경제 2면 지면보기
코로나19로 미국이나 유럽의 경기가 악화하면서 해외 매출 비중이 86%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실적도 타격을 피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이 지난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S 20 시리즈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 삼성전자]

코로나19로 미국이나 유럽의 경기가 악화하면서 해외 매출 비중이 86%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실적도 타격을 피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이 지난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S 20 시리즈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5대 고객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휘청거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전체 매출(230조4000억원) 중 약 13%(34조원)가 ‘5대 큰 손’으로 불리는 애플과 화웨이·베스트바이·버라이즌·도이치텔레콤 등과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최근 5대 고객사는 물론 매출의 86%를 의존하고 있는 해외 시장 상황이 점점 악화하고 있어 2분기부터 삼성전자의 피해도 본격화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베스트바이 통한 가전 매출 급감
통신사 도이치텔레콤·버라이즌
코로나로 5G망 구축도 늦어져

먼저 애플은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구매하는 고객이자 스마트폰 시장의 최대 경쟁자다. 애플 상황은 좋지 않다. 애플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애플은 이들 지역 매장 대부분을 폐쇄한 상태다. 애플 측은 “5월 초까지 정상적인 매장 운영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고, 투자은행인 UBS는 “아이폰 수요 감소가 올 6월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9월로 예정된 신형 아이폰(아이폰12) 출시 연기설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투자은행(IB)인 웨드부시는 “전 세계 아이폰 사용자 9억2500만명 중 3억5000만명이 교체 시기에 있다”며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교체 수요가 1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만큼 삼성전자가 애플에 공급하던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의 매출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베스트바이는 삼성전자 CE(TV·가전) 부문의 가장 큰 고객이다. 베스트바이는 삼성전자의 미국 판매법인(SEA)과 직접 계약을 맺고 북미 1033개 매장에서 삼성전자 제품을 판매한다. 특히 북미지역이 삼성전자 해외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28%에 달한다. 코로나19가 빨리 진정되지 않는다면 삼성전자 TV나 가전의 오프라인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다만, 베스트바이는 1~3분기보다 4분기에 매출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코로나19가 가을 전에 종식된다면 블랙프라이데이나 크리스마스가 몰려있는 4분기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
 
화웨이는 2018년 이후 삼성전자의 상위 5대 고객에 이름이 올라있다. 화웨이가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업체에서 구매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만 약 13조원 어치에 달한다. 하지만 화웨이의 2월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69% 급감했다. 중국 내 판매 부진이 결정적이다. SA는 올해 화웨이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75% 수준인 1억8000만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화웨이 앞에 놓여있는 미국의 추가 제재도 변수다. 최근 미 상무부는 미국에서 설계된 반도체 장비로 생산되는 반도체를 화웨이에 판매하기 위해서는 수출 허가를 의무화했다. 이 경우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에릭 쉬 화웨이 회장은 “미국의 제재가 현실화된다면 삼성전자나 미디어텍 칩을 사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통신사업자인 독일 도이치텔레콤과 미국 버라이즌도 삼성전자의 유럽·북미시장 최대 고객으로 꼽힌다. 스마트폰과 통신장비를 사간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스마트폰 수요는 감소하고 5G 구축도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에는 달갑지 않은 얘기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시장 매출이 절대적인 삼성전자로서는 코로나19가 2분기 안에 거의 종료돼야 하반기에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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