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용불량자 급증할라… ‘제2의 국민행복기금’ 만드는 금융당국

중앙일보 2020.04.08 17:37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 급증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 개인연체채권 매입펀드를 조성한다. 일종의 코로나19 피해자를 위한 ‘제2의 국민행복기금’ 형태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관련 제4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관련 제4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금융위원회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코로나19 관련 취약 개인채무자 재기지원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열린 대통령 주재 제4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이다.
 
눈에 띄는 건 코로나19로 인해 90일 이상 연체에 빠진 개인 채무자를 지원하기 위해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연체채권 매입펀드를 조성한다는 부분이다.  
 
보통 금융회사는 연체한 지 6개월 이상 지나면 해당 채권을 대부업체 등에 팔아버린다. 이 경우 연체자는 대부업체의 빚독촉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캠코가 나서서 이러한 연체채권을 6월 말부터 사들인다는 계획이다. 캠코가 채권을 매입하면 연체자는 추심에 시달리지 않고 상환유예(최장 2년)나 채무 감면 같은 채무조정을 받을 수 있다.  
 
이는 2013년 출범한 국민행복기금과 유사한 지원 방식이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소득이 감소한 개인채무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다르다. 또 연체기간이 90일 이상이고, 신용회복위원회 개인워크아웃 지원에 실패(금융회사 부동의)한 경우라면 채무자 본인이 직접 캠코에 자신의 채권을 매입해달라고 신청할 수도 있다. 새로 조성될 펀드가 매입할 채권 규모는 최대 2조원이다.  
 
사실 아직 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한 지 석 달도 안 됐기 때문에 이로 인해 90일 이상 장기연체에 빠진 사례가 나오긴 이르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이 미리 이러한 계획을 밝힌 건 금융채무불이행자가 급증하기 전에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월소득이 줄어 연체 위기에 빠졌거나 연체가 시작된 채무자를 대상으로 하는 개별 금융회사의 프리워크아웃,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도 4월 말부터 시행된다. 
 
프리워크아웃은 기존에도 있던 제도이지만 그동안은 대상이 실직을 했거나 질병·사고로 소득이 감소한 경우 등이었다. 이번엔 코로나19로 소득이 일정 수준으로 줄어 빚을 갚아나가기 어려운 경우까지 대상에 포함시켰다. 코로나19 피해 가계를 위한 특례를 추가한 셈이다. 다만 주택담보대출이 아닌 신용대출에 한해 최장 1년 상환을 유예해주고, 그 기간 동안 이자는 내야 한다.
 
변제호 금융위 서민금융과장은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채무자가 연체를 피하려다 급전으로 고리 대출을 받아 다중채무 늪에 빠지거나, 연체로 인해 대부업자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되는 것은 막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