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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 접어야했다" 48.1㎝ 비례 투표용지에 유권자 '3초 멘붕'

중앙일보 2020.04.08 16:27
48.1cm로 역대 최장의 투표용지에 투표를 미리 한 일부 국민들에게 '48.1cm 투표용지를 직접 마주하니 어땠는지' 물어봤다. 연합뉴스

48.1cm로 역대 최장의 투표용지에 투표를 미리 한 일부 국민들에게 '48.1cm 투표용지를 직접 마주하니 어땠는지' 물어봤다. 연합뉴스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전 세계 62개국, 91개 투표소에서 진행된 재외국민투표에 참여한 해외 유권자들이 가장 먼저 투표용지를 받아들었다. 6일부터는 ‘거소투표’를 신청한 국내 유권자들도 투표를 시작했다. 이번 선거에는 35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냈다. 비례대표 투표용지 길이는 48.1㎝다.
 
 

"‘지-이이이이이잉’ 프린트에만 3초 걸렸다"

21대 총선 비례대표 투표용지는 3번부터 37번까지 총 35개의 정당 이름이 실렸다. 연합뉴스

21대 총선 비례대표 투표용지는 3번부터 37번까지 총 35개의 정당 이름이 실렸다. 연합뉴스

 
투표용지를 받아든 유권자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내놨다. 지난 6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투표한 교민 이건상(46)씨는 “신분 확인을 한 뒤 투표용지가 프린트되는데, ‘지이이이이이잉’ 하면서 3초 가까이 걸려서 나왔다. 소리만 들어도 엄청 길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투표소 안 책상에 한 번에 다 얹히지 않을 정도의 길이였다고 한다. 태국 방콕에서 재외투표를 한 맹수호(45)씨는 “손바닥만 한 사이즈의 투표용지를 예상했다가 실제로 보니 깜짝 놀랄 만큼 길었다”며 “정당이 엄청 많고 37번까지 번호가 매겨진 걸 보고 또 놀랐다”고 전했다.
 
재외투표는 회송용 봉투에 넣어 봉한 뒤 투표함에 넣는다. 중국 광저우 영사관에서 투표한 최철호(57)씨는 “이전 재외선거 때는 두 번 접어 봉투에 넣었는데 올해는 세 번 접어야 봉투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태국의 맹수호씨도 “작은(지역구) 투표용지는 1번, 긴(비례대표) 투표용지는 3번 접어 봉투에 넣었다”고 했다.
 
 

"'검색해서 기억한 정당 이름이 이게 맞나?' 고민… 제대로 못 찍었다"

지난 1일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에서 재외투표가 진행중인 모습. 올해는 우리나라 교민이 거주하는 총 117개국 중 55개국에서 투표가 취소돼, 62개국에서 재외투표가 실시됐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에서 재외투표가 진행중인 모습. 올해는 우리나라 교민이 거주하는 총 117개국 중 55개국에서 투표가 취소돼, 62개국에서 재외투표가 실시됐다. 연합뉴스

 
이번 선거에는 1,2번 칸 없이 3번부터 투표용지에 기재됐다. 의석수 기준 1·2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직접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고 위성정당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이건상씨는 “앞서 투표를 마친 사람들이 ‘1,2번이 없다’고 하는 말을 듣고 찾아보고 알았다. 사전에 몰랐다면 당황스러웠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중랑구에서 거소투표를 한 서유석(53)씨는 “투표용지가 길고, 1‧2번이 없다는 등의 특이사항은 미리 알고 있었다. 그런데 워낙 당이 많아서 기표 전에 3초 정도 유심히 확인하고 기표했다”고 전했다.
 
정당 수가 많기도 하거니와, 비슷한 이름도 많아 혼란을 더했다. 일본 도쿄 영사관에서 투표한 김휘을(24)씨는 “너무 긴 투표용지에 일단 놀랐고, 정당 이름 중 익숙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안 보여서 잠깐 당황했다”며 “찬찬히 보니 시민의민주당(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이 섞인 표현)과 미래한국당이 있어서 구별한 뒤 투표했다”고 전했다. 태국의 맹수호씨는 자신의 경험담을 이렇게 전했다.
 
“정당 이름이 바뀐 데다, 투표용지 두 장의 정당이 다르다는 사실을 모른 채 투표장에 갔다. 급하게 인터넷으로 원래 찍으려던 정당 이름 하나만 찾아서 투표소에 들어갔다. 그런데 막상 찍으려고 보니 정당 이름들이 엇비슷해서 ‘내가 찾아본 그게 맞는 건가’ 헷갈리더라. 고민하다가 찍었는데, 두 번째 용지(비례대표)는 정당 이름들이 또 달라서 결국 투표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
 
정당 수가 많긴 하지만 투표할 정당을 미리 정해둔 경우는 혼란이 적었다. 중국 교민 최철호씨는 “어차피 찍을 당은 정해져 있어서 정당 수가 많은 건 큰 상관이 없었다”며 “위쪽 10여개의 정당 빼고 아래쪽은 투표 전에 한 번 본 정도”라고 말했다.
 
김정연·홍지유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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