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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입국자가 오피스텔에서 자가격리 하면?…“독립된 오피스텔 단기임대는 처벌 어려워”

중앙일보 2020.04.08 13:43
제주도는 자가격리 대상인 A씨 등 2명을 28일 제주국제공항 JDC면세점 인근 대합실에서 발견해 격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뉴스1

제주도는 자가격리 대상인 A씨 등 2명을 28일 제주국제공항 JDC면세점 인근 대합실에서 발견해 격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뉴스1

2주간 자가격리 대상인 해외입국자가 가족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주소지 자택이나 임시 격리시설이 아닌 오피스텔에서 격리 생활을 한다면 자가격리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을까. 부산에 주소를 둔 한 해외입국자가 실제 오피스텔에서 묵다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처벌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120번 확진자 터키에서 입국한 뒤
부산역 인근 오피스텔에서 머물다 확진
자가격리 위반에 따른 처벌 여부 관심

8일 부산시에 따르면 교환학생으로 터키에 다녀온 120번 확진자(25·남·동구)는 지난 4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KTX를 타고 다음 날 새벽 부산역에 도착했다. 그는 부산역에 도착한 뒤 자택이 아닌 한 오피스텔에 묵은 뒤 5일 오후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진단 검사를 받고 숙소로 돌아왔고, 6일 오전 확진 판정을 받고 부산의료원에 이송됐다. 입국 당시 이 오피스텔을 예약하고 거주지로 등록한 것이다. 
 
지난 2월 1일부터 4월 3일까지 터키 이스탄불에 머물렀던 이 확진자는 지난 1일 두통 등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났고, 터키 이스탄불과 카타르 도하를 거쳐 입국했다.  
 
하지만 부산시는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120번 확진자가 오피스텔에서 지낸 사실을 알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120번 확진자가 입국 때 오피스텔을 본인의 주소지로 등록했으나 이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역학조사 과정에서 오피스텔에 투숙했다는 사실을 알게 돼 해당 숙소는 방역 소독을 마쳤으며, 오피스텔이 공중위생법을 위반해 불법 숙박 영업을 했는지 등은 구청에서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유학 중 입국한 뒤 자가격리 중인 A씨가 경북 포항시로부터 받은 자가격리 지원물품. A씨

프랑스 유학 중 입국한 뒤 자가격리 중인 A씨가 경북 포항시로부터 받은 자가격리 지원물품. A씨

이 확진자는 역학조사 과정에서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오피스텔을 예약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 확진자가 오피스텔을 얼마 동안 빌렸고, 실제 오피스텔에서 격리 생활을 할 수 있었는지 등에 따라 처벌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확진자가 숙박업소가 아닌 오피스텔을 한 달 정도 단기 임대해 자가격리할 경우 독립된 집을 빌린 것으로 보기 때문에 자가격리 위반으로 처벌하기 어렵다. 안병선 부산시 건강정책과장은 “자가격리 생활이 가능한 오피스텔을 단기임대했다면 독립된 집을 빌린 것이나 다름없어 처벌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오피스텔이 호텔처럼 숙박업을 하고, 확진자도 하루 이틀 머물며 자가격리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면 자가격리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게 부산시 해석이다. 자가격리는 자택 또는 격리시설에서 하는 게 원칙이며, 코로나19 전파 우려가 있는 숙박시설 이용은 자가격리 위반으로 처벌 대상이 된다.
 

부산 동구가 120번 확진자의 오피스텔 계약 기간과 자가격리 생활이 가능한 오피스텔이었는지 등을 확인하는 이유다. 부산 동구 관계자는 “자택이 안되면 임시생활시설에서라도 자가격리를 하는 게 원칙”이라며 “자가격리 생활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접촉자가 생길 수 있는 숙박업소에서 지내면 자가격리 위반이 된다”고 말했다. 120번 확진자와의 접촉자는 현재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시민이 7일 오후 대전의 한 거리를 마스크를 쓰고 걸어가고 있다.프리랜서 김성태

한 시민이 7일 오후 대전의 한 거리를 마스크를 쓰고 걸어가고 있다.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1일 이후 해외 입국자는 자택이나 자치단체가 지정한 임시생활시설에서 2주간 자가격리 생활을 해야 한다. 자가격리를 위반하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다. 
 
부산시는 자가격리 중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을 산책한 53세 여성을 6일 자가격리 위반으로 고발한 데 이어 캐나다에서 입국한 뒤 집 앞 부동산사무소를 방문한 66세 남성 등 3명을 추가로 7일 경찰에 고발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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