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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유니폼 모델' 이동준-최유리, "도쿄서 백호처럼 뛰고 싶어요"

중앙일보 2020.04.08 13:41
축구대표팀 새 유니폼 모델로 나선 이동준(왼쪽)과 최유리(오른쪽). 이동준은 원정 유니폼, 최유리는 홈 유니폼을 입었다. [사진 나이키]

축구대표팀 새 유니폼 모델로 나선 이동준(왼쪽)과 최유리(오른쪽). 이동준은 원정 유니폼, 최유리는 홈 유니폼을 입었다. [사진 나이키]

 
한국축구대표팀의 새 유니폼이 이달 초 국내 매장에 출시됐다. 지난 2월 미국 뉴욕에서 첫 공개됐을 때, 흰색 바탕에 백호 무늬를 새긴 원정유니폼을 두고 “얼룩말 같다”는 혹평이 나왔다. 새 유니폼 모델로 발탁된 남녀 올림픽 축구대표팀 이동준(23·부산 아이파크)과 최유리(26·세종 스포츠토토)는 지난 2일 각자 인스타그램에 유니폼 입은 사진을 올렸다. 8일 둘에게 실착 소감을 물었다.  

얼룩말 논란 유니폼, 최근 실착
"처음엔 갸우뚱, 입어보니 볼매"
둘 다 장애물 넘어 올림픽 도전

 
축구대표팀 새 원정 유니폼을 입고 셀카를 찍은 이동준. [사진 이동준 인스타그램]

축구대표팀 새 원정 유니폼을 입고 셀카를 찍은 이동준. [사진 이동준 인스타그램]

 
이동준은 “처음 사진으로 봤을 때와 달리, 직접 입어보니 나름 예뻤다. 원정 유니폼이 워낙 파격적으로 바뀌었다. 얼룩말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용맹한 백호처럼 뛰겠다”고 했다.
 
최유리도 “처음에는 선수들도 ‘어 뭐지?’라며 갸우뚱했다. 어웨이는 스타킹에도 검정 줄무늬가 들어가는데, 막상 (이)동준이가 입으니 멋있었다. 난 얼굴이 까만 편인데, 핫핑크색 홈유니폼도 ‘볼매(볼수록 매력)’다. 얼른 입고 뛰어보고 싶다”고 했다. 한류에서 영감을 받은 홈유니폼은 분홍색으로 시작해 내려올수록 붉게 변하고, 물결무늬 패턴이 들어갔다.  
 
제작사 나이키는 남녀 올림픽팀에서 핫한 이동준과 최유리를 새 유니폼 모델로 발탁했다. 둘 다 훈남훈녀 비주얼에, 윙포워드고, 장애물을 넘고 도쿄올림픽에 도전한다. 
 
지난 1월12일 아시아 23세 이하 챔피언십 이란전에서 골을 터트린 뒤 환호하는 이동준. [연합뉴스]

지난 1월12일 아시아 23세 이하 챔피언십 이란전에서 골을 터트린 뒤 환호하는 이동준. [연합뉴스]

 
이동준은 지난 1월 도쿄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2골을 터트려 본선행을 이끌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에 못나갈 뻔했다. 1997년생 이동준은 내년이면 24세라서 올림픽 출전 나이제한(23세 이하)에 걸린다. 다행히 국제축구연맹이 출전자격을 올해와 동일하게 유지하기로 하면서 올림픽 출전 길이 열렸다. 이동준은 “내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다보니 푸념하기보다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기다렸다”고 했다.  
 
이동준은 키(1m73㎝)는 작지만 강한 선수다. 육상선수를 방불케하는 스피드, 과감한 1대1 돌파가 강점이다. 이동준은 “전방압박을 펼치는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와 사디오 마네를 좋아해 유튜브를 찾아본다”고 했다. 부산 사하구에서 태어나 부산 아이파크에서 뛰는 이동준은 “부산남자답게 화끈하고 지는걸 싫어한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17일 부산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회심의 슛을 쏘는 최유리. 19세 대표팀 시절 일본전에서 골을 터트렸던 최유리는 최근에도 이 장면을 돌려보며 아쉬워하고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17일 부산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회심의 슛을 쏘는 최유리. 19세 대표팀 시절 일본전에서 골을 터트렸던 최유리는 최근에도 이 장면을 돌려보며 아쉬워하고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

 
최유리는 선수생명을 걸고 불합리한 규정에 맞서 싸운 적이 있다. 2014년 여자축구 WK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군팀 부산 상무 지명을 거부했다. 상무에 입대하려면 부사관 후보생으로 군사훈련을 받아야했다. 직업선택 자유를 침해당했다. 1년간 무적선수 신세가 됐지만, 모교(울산과학대)에서 훈련하며 축구선수를 포기하지 않았고, 1년 뒤 특별 드래프트를 통해 스포츠토토에 입단했다. 최유리의 용기 덕분에 상무입단은 강제가 아닌 지원으로 제도가 바뀌었다. 
 
최유리는 “소속팀이 있다는거, 축구할 수 있다는 자체에 감사하다. 윙포워드인데 이 악물고 중앙을 오가며 뛰다보니 중앙 공격수로 오해하는 분들도 있다. ‘파이터 같다’는 소리도 들어봤다. 콜린 벨 감독님이 소속팀 경기 후 불러 칭찬해주시더니 대표팀에 발탁해주셨다”고 했다. 최유리는 지난해 12월 동아시안컵에서 활약하며 준우승을 이끌었다.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 에이스 이동준. 올 시즌 유니폼 판매량에서도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사진 부산 아이파크]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 에이스 이동준. 올 시즌 유니폼 판매량에서도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사진 부산 아이파크]

 
코로나19 여파로 K리그 개막이 연기된 가운데 이동준은 부산에서 훈련 중이다. 지난해 K리그2에서 13골-7도움을 올려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이동준은 “가장 강력한 팀 전북을 상대로 내가 어떨지 부딪쳐보고 싶다”고 했다. WK리그도 개막이 연기돼 세종시 중앙체육공원에서 훈련 중인 최유리는 “공사 중이라서 버스도 들어가기 힘든 곳에서 열심히 훈련 중”이라며 웃었다. 
 
그라운드 밖에서 사복을 입은 여자축구대표팀 최유리 모습. [사진 최유리 인스타그램]

그라운드 밖에서 사복을 입은 여자축구대표팀 최유리 모습. [사진 최유리 인스타그램]

 
코로나19 여파로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플레이오프 한국-중국전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에 치러질 예정이다. 최유리는 “유니폼 촬영을 하며 동준이에게 ‘남자대표팀 경기를 봤는데 너무 멋지더라. 남자팀은 이미 도쿄행 티켓을 따서 부럽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동준은 “나도 유리 누나도 도쿄올림픽에 갔으면 좋겠다. 여자대표팀의 힘을 믿는다”고 응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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