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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기본소득 논란, 입법조사처 “재원확보 관건, 복지제도 추가일 수 있어”

중앙일보 2020.04.08 11:59
정부가 소득 하위 70% 가구에 지급하기로 한 재난기본소득이 또 하나의 복지제도 정도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명확한 재원확보방안이 마련돼야 하고 유사한 재난 발생 시 지속가능성이 있는지 검토해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재원 마련 충분 논의 뒷받침돼야, 지속가능성 여부 따져야”

국회 입법조사처가 8일 ‘코로나19 대응 종합보고서’에서 밝힌 내용이다. 보고서는 “재난기본소득과 관련한 가장 큰 관건은 재원확보방안”이라며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관련 제4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4.8./청와대사진기자단/세계일보 이재문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관련 제4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4.8./청와대사진기자단/세계일보 이재문기자

정부에 따르면 소득 하위 70% 4인 가구 기준 100만원을 지급했을 때 약 9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전 국민으로 지급 대상을 확대한다면 4조원가량의 추가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고서는 스위스에서 전 국민에게 주는 기본소득이 국민투표로 부결된 사례를 인용해 “기본소득에 반대한 이유는 지금보다 세금을 최소 두세 배 더 내야 하는 데다 현재의 사회복지제도 중 상당 부분이 사라져 버리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고 적었다. 
7일 부산적십자사 봉사원들이 부산 부산진구 부산적십자회관에서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취약계층 전달할 마스크,손세정제,즉석밥,라면,김치,참치,햄,카레,짜장 등 생필품을 포장하고 있다.이 구호품은 부산시내 2800세대에 전달했다.송봉근 기자

7일 부산적십자사 봉사원들이 부산 부산진구 부산적십자회관에서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취약계층 전달할 마스크,손세정제,즉석밥,라면,김치,참치,햄,카레,짜장 등 생필품을 포장하고 있다.이 구호품은 부산시내 2800세대에 전달했다.송봉근 기자

 
향후 유사 감염병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속 가능여부도 따져봐야 한다고 짚었다. “재난 발생 상황뿐 아니라 경제 위기상황 등에서도 또다시 요구될 수 있는 정책”이라는 게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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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긴급재난지원금의 경기 회복 효과는 검증이 안 됐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일부계층, 특정집단에 지급하는 재난기본소득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기본소득이라기보다는 낮은 수준의 부분 기본소득 도입 방안”이라며 “이러한 낮은 수준의 기본소득제도는 지자체별 청년수당 등 우리나라에 도입돼 있다. 따라서 재난기본소득제도는 또 하나의 복지제도가 추가되는 결과에 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일본이 2009년 세계금융위기에 대응해 국민 1인당 1만2000엔(약 14만원)을 지급했던 정액급부금을 사례로 들며 “당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에 그쳤다”고 언급했다. 
 
지급기준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행정비용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지급기준이나 방법을 결정할 때 반드시 함께 고려해야 할 부분은 행정비용”이라며 “가장 최근의 예로 2018년 시행한 아동수당 사례에서 잘 알 수 있듯 재난기본소득 대상 선정에서도 소득과 재산 수준, 직업군 등 대상을 구분하고, 또 다른 복지혜택과의 중복성 여부를 걸러내는 등에 따른 행정비용 문제도 충분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썼다. 
 
또 “모든 국민에게 지급한다 하더라도 전 국민에 대한 지급방법 및 수단을 마련하는 데에는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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