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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 구하다 잘린 함장에 "멍청하다"…그 장관대행 결국 사임

중앙일보 2020.04.08 10:37
토머스 모들리 미국 해군장관 대행이 결국 설화(舌禍)로 사임했다. 
 

핵항모 니미츠에도 코로나19 확진자
태평양 일대 미국 해군 전력에 구멍

7일(현지시간) 사임한 토머스 모들리 미 해군장관 대행. [로이터=연합]

7일(현지시간) 사임한 토머스 모들리 미 해군장관 대행. [로이터=연합]

 
모들리 장관 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승조원의 하선을 요청하는 서신을 지휘부에 보냈다가 잘린 미국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함장에 대해 “지나치게 멍청하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미 의회를 비롯해 각계에서 되려 그를 비난하는 여론이 거세졌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이하 현지시간) 모들리 장관대행이 사임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전날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지만,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미국의 군사전문 온라인 매체인 밀리터리닷컴은 모들리 장관 대행의 사과는 상관인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의 명령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모들리 장관 대행은 6일 핵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 71)의 전 함장인 브렛 크로지어 해군 대령에 대해 “지나치게 순진하거나, 지나치게 멍청했다”며 편지 유출에 대해 “배반”이라고 비난했다. 
 
크로지어 전 함장은 지난달 30일 “전시가 아니다”는 편지를 보내 지휘부에 승조원이 즉각 배에서 내릴 수 있도록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이 편지는 지난달 31일 미국 언론에 유출돼 큰 파장을 불렀다. 모들리 장관 대행이 2일 해임한 크로지어 전 함장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현재 괌 해군 기지에서 격리 중이다.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함(CVN 68). 수병 1명이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진 미 해군]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함(CVN 68). 수병 1명이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진 미 해군]

 
한편 미국의 폴리티코는 핵항모 니미츠함(CVN 68)에서 수병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항모는 출항을 위해 미 워싱턴주 브레머튼 해군 기지에 준비 중이다. 니미츠함은 시어도어 루스벨트함, 로널드 레이건함(CVN 76), 칼빈슨(CVN 70)함에 이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네번째 핵항모에 이름을 올렸다.
 
공교롭게도 시어도어 루스벨트함과 로널드 레이건함은 한반도 주변의 서태평양, 니미츠함과 칼빈슨함은 미 본토와 가까운 동태평양을 담당한다. 니미츠함과 칼빈슨함은 유사시 서태평양을 지원한다. 잇따른 코로나19 확산으로 태평양 일대의 미 해군 전력에 구멍이 생긴 것이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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