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XX 인서울? 졸업해도 기업서 안뽑아" 숭실대 교수 막말 제보

중앙일보 2020.04.08 06:00
숭실대학교 기계공학부 A교수가 ‘학교 비하 발언’ 논란에 이어 2015년부터 학생들에게 폭행과 폭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강이 걷어차였다" 제보도
교수 "사실아냐, 왜곡해석" 반박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건 지난달 31일. 한 입시학원에서 ‘숭실대 vs OO대 비교하기’라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자 A교수가 댓글을 단 것에서 시작됐다. “지나가던 숭실대 공대 교수”라고 자신을 소개한 A교수는 “아무리 비교할 게 없다고 OO대랑 숭실대를 비교하냐. 내 수업에 OO대 1년 다니다 수능 다시 보고 숭실대 온 학생이 있었는데 내가 ‘미친 X’이라고 다시 돌아가라고 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유를 들어보니 인(in)서울이라고...in서울이고 나발이고 기업에서 아예 안 뽑는다”고 했다. 이에 숭실대 내에선 학교 비하 발언이라며 “교수가 학교 얼굴에 먹칠했다” “대학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해당 댓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지난달 31일 한 입시학원에서 올린 ‘숭실대 vs OO대 비교하기’라는 유튜브 영상에 숭실대 A교수가 남긴 댓글이 논란이 됐다. [유튜브 캡쳐]

지난달 31일 한 입시학원에서 올린 ‘숭실대 vs OO대 비교하기’라는 유튜브 영상에 숭실대 A교수가 남긴 댓글이 논란이 됐다. [유튜브 캡쳐]

 

" '버릇없다'며 정강이 차" 

이 사건 이후 대학 내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A교수의 평소 행실을 지적하는 내용이 올라왔다. 2015년부터 폭언과 폭행을 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글쓴이는 “기계공학부 고학번”이라며 “15, 16년도만 해도 수업 때 애들 쪼인트 까는 게 몇 번 있었고 음료수병을 집어 던진다는 등의 얘기가 많았다”고 했다. 또 “(공대) 교수님들이 A교수를 학부 때도 가르쳤던 분들이라 쉬쉬하고 편들어 주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짚고 넘어갈 문제가 충분히 많았다. 악폐습을 뿌리 뽑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숭실대학교 기계공학부 A교수가 학생들과의 단체 대화방에서 나눈 대화 내용이다. [학생 제보]

숭실대학교 기계공학부 A교수가 학생들과의 단체 대화방에서 나눈 대화 내용이다. [학생 제보]

실제 숭실대 공대 한 학생은 “16년도에 들었던 수업에서 맨 앞자리 학생이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왔다면서 버릇없다고 정강이를 발로 찼다. 수업을 들은 학생은 다 봤을 것”이라고 했다. 한 기계공학부 졸업생도 “15년 수업에서 교수가 핸드폰을 보지 말라고 했는데 한 학생이 시계를 확인하려고 살짝 핸드폰을 보자 830페이지짜리 전공 책으로 학생 머리를 쳤다”고 했다. A교수는 학생들과의 단체 대화방에서 ‘X신들’ ‘정신 나간 X들’이라는 표현도 썼다고 한다. 
 

수업서 “페널티킥 이기면 가산점 주겠다”

일부 학생은 A교수가 기계공학과 수업 때 자신감을 키워준다며 전공과 연관 없는 자율 발표를 시킨 후 가산점을 줬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4일 A교수의 유튜브 계정에 올라온 ‘전산기계제도 7주차 1교시’ 영상에선 학생과 A교수가 축구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지난달 24일 숭실대 기계공학과 A교수의 SNS 계정에 ‘전산기계제도 7주차 1교시’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게시물이다. A교수가 학생에게 페널티킥에서 이기면 가산점을 주겠다고 말했다. [유튜브 캡쳐]

지난달 24일 숭실대 기계공학과 A교수의 SNS 계정에 ‘전산기계제도 7주차 1교시’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게시물이다. A교수가 학생에게 페널티킥에서 이기면 가산점을 주겠다고 말했다. [유튜브 캡쳐]

A교수는 영상에서 골키퍼로 나서며 “경기규칙은 (학생에게) 5번 기회를 줘서 3번 먼저 골을 넣으면 가산점을 가져가는 것”이라고 소개했고, 학생으로 보이는 이가 찬 골을 2번 막았다. 한 공대 학생은 “물론 페널티킥이란 발표 방식은 학생이 자율적으로 선택한 것이지만 교수가 아무노래 챌린지 등을 예시로 언급했다. 취지는 이해해도 수업 시간을 잡아먹으면서까지 이런 걸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학생들은 “해당 교수가 계속 과목을 맡을 것 같아 보복당할 것이 두려워 제보를 꺼리고 있다. 공대라 남학생이 많은데 다들 악폐습이 이어져도 그러려니 하고 넘기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  
 

A교수 “왜곡된 것”…학교는 진상 조사키로

A교수는 자신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반박했다. 학교 비하 논란에 대해 “(오히려) 대학을 비교하고 설명하는 형태에 비판을 가한 것”이라며 “단순히 'in 서울'이기 때문에 우리 학교에 왔다는 말이 모교 출신 교육자로서 지적해야 하는 사항이었다”고 했다. 폭행 논란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고, 가산점 논란은 “자신감을 얻게 해주는 활동 중 하나로 학생들이 선택한 발표 방법”이라고 반박했다.
 
숭실대학교 기계공학부 A교수가 6일 오후 9시 학생들과의 단체 대화방에 '학교 비하 논란'과 관련해 해명했다. [학생 제보]

숭실대학교 기계공학부 A교수가 6일 오후 9시 학생들과의 단체 대화방에 '학교 비하 논란'과 관련해 해명했다. [학생 제보]

논란이 이어지자 숭실대 측은 “진상조사위를 꾸리기로 했다.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했다. 해당 교수는 6일 학교·학생 측과의 면담 뒤 학생들과의 전체 대화방에 “오해가 있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